[학기제 개선 연구안/찬성-반대]

  • 입력 1997년 3월 21일 20시 10분


▼찬 성▼ 새 학기제는 교육 부문을 포함, 국가행정에 일시적으로 차질을 빚을지 모르지만 학생과 학부모에게 여러가지로 도움이 된다. 우선 대학입시 때마다 겪는 추위를 피할 수 있다. 시험에 부담을 느끼는 수험생이 입시한파에 더욱 몸을 움츠려 제대로 실력을 발휘하기 어려웠다. 6,7월에 시험을 치르면 훨씬 편할 것이다. 여름방학이 길어지면 다양한 체험활동이 가능해진다. 학교에서 배우는 것만이 교육은 아니다. 방학을 이용해 집을 떠나 캠프생활을 하거나 학교시설을 이용해 특별활동을 한다면 교실에서 얻기 힘든 교육효과를 거둘 수 있다. 최근 유학 또는 교환학생 자격으로 외국에 가서 공부하는 대학생이나 고교 졸업생이 크게 늘고 있다. 외국에 파견 근무를 나가는 근로자도 증가하고 있다. 이제까지 유학을 위해 혼자서 또는 부모를 따라간 많은 학생이 국내와 외국학제가 맞지 않아 학업기간의 공백이 불가피했다. 외국처럼 9월 신학기제를 도입하면 이런 불편이 상당히 줄어들 것이다. 새 제도를 시행하는데 여러가지 혼란이 예상되지만 연구안에서 제시한 시행시기가 2005년이므로 차근차근 준비하면 무리가 없을 것 같다. 李恩玉(이은옥·인간교육실현 학부모연대 공동대표) ▼반 대▼ 3월에 1학기를 시작하는 현 제도가 많은 문제점을 안고 있으며 9월 신학기제에 좋은 점이 있는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연구안에서 제시한 새 제도는 모든 일을 연초에 계획하고 새 학년을 봄에 시작한다는 이제까지의 사회적 정서를 거스른다. 관공서와 기업은 1월1일부터 새해 업무에 들어가는데 학교만 9월에 새로운 학년을 시작하면 불편한 점이 많을 것이다. 정부의 회계연도와 맞지 않아 일어나는 혼란도 적지 않다. 9월 신학기제는 장점에도 불구하고 그 대가로 치러야 할 부작용이 너무 커서 우리나라에 적용하기에는 무리라고 생각한다. 현 제도에 문제가 있으면 큰 틀은 그대로 놓고 단점을 보완하는 게 바람직하다. 예를 들어 2월 신학기제를 도입하면 그동안 흐지부지해 온 2월 수업을 정상화하면서 큰 혼란을 겪지 않는다. 9월에 입학한다고 학습활동이 활발해질지도 의심스럽다. 오히려 점점 추워지는 계절이라 어린 학생일수록 봄에 새학기를 시작하는 것보다 학교생활이 더 힘들 수 있다. 교육은 개혁도 중요하지만 속도가 너무 빠르고 변화의 폭이 크다 보면 예상치 못한 문제가 생기게 마련이다. 金鍾健(김종건·한국교원대 제1대학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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