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에도 「감량바람」이 거세다. 불황에 시달리는 대기업체의 군살빼기가 한창인
가운데 대학에도 경영합리화 바람이 불고 있는 것이다.이에 따라 최근 기업체에서
열풍처럼 번지고 있는 명예퇴직제도를 도입하는 대학이 늘고 있으며 이미 이 제도를
실시하고 있는 대학도 이를 활성화하기 위한 방안 마련에 고심하고 있다.
현재 명예퇴직제를 실시하고 있는 대학은 연세대 한국외대 경희대 동국대 단국대
인하대 등 전국적으로 30여개. 또 한양대가 내년 3월부터 시행키로 하고 노사협의소
위를 구성, 구체적인 시행 세칙을 마련하고 있다.
대학측이 명예퇴직제를 실시하는 것은 고질적인 인사적체를 해소하고 인건비 부담
을 줄여 행정의 효율화를 꾀하기 위한 것.
봉급이 많은 교직원을 명예퇴직시킴으로써 같은 인건비로 그보다 많은 젊은 교수
나 직원을 채용할 수 있고 조직의 신진대사를 기할 수 있기 때문에 대학에서도 오래
전부터 명예퇴직의 필요성을 느껴오고 있다.
그러나 각 대학마다 명예퇴직 신청자가 거의 없는 형편. 무엇보다 기업체에 비해
재정 사정이 넉넉지 않아 명예퇴직자에 대한 경제적 보상을 충분히 해줄 수 없기 때
문이다.
대부분의 대학들은 근무기간 20년 이상, 정년 5년 미만의 직원을 대상으로 정년까
지 남은 연수(年數)에 받을 수 있는 본봉의 50%를 주고 있어 기업체에 비해 매우 낮
은 수준이다.
또 평소 이직자가 거의 없을 정도로 「보수적인」 대학직원들의 속성도 저조한 신
청률의 한 요인이다.
이에 따라 대학마다 이를 활성화하기 위한 갖가지 「유인책」을 짜내고 있다.
연세대는 지난 94년부터 교수와 직원들을 대상으로 매년 두차례씩 명예퇴직 신청
을 받아왔으나 신청자가 매년 2명 정도에 그치자 명예퇴직자에 대한 보상을 강화할
방침. 정년까지 남은 기간에 관계없이 5년간 봉급총액의 75%를 주던 규정을 80%로
상향 조정하는 한편 25년 이상 근속자에서 20년 이상으로 자격기준을 완화키로 하고
이달 내 공고할 예정이다.
경희대는 올 3월부터 이 제도를 실시했으나 신청자가 전혀 없자 지급금액을 올리
는 것을 논의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李明宰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