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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화의 기품[이준식의 한시 한 수]〈148〉](https://dimg.donga.com/a/296/167/95/2/wps/NEWS/IMAGE/2022/02/18/111878308.6.jpg)
온갖 꽃 다 시들어도 저 홀로 곱디고와, 작은 동산 풍광을 독차지하고 있다.성긴 그림자 맑은 개울에 비스듬히 드리웠고, 그윽한 향기는 저물녘 달빛 아래 일렁인다.백로는 앉으려다 슬쩍 눈길 먼저 보내고, 흰나비가 이 꽃 알았다면 넋을 잃었을 터.다행히 시 읊으며 서로 친해질 수 있으니,…
![시인의 운명[이준식의 한시 한 수]〈147〉](https://dimg.donga.com/a/296/167/95/2/wps/NEWS/IMAGE/2022/02/10/111706130.10.jpg)
하루라도 시를 짓지 않으면 마음속은 버려진 우물이나 다름없지.붓과 벼루가 도르래라면, 읊조림은 두레박줄.아침마다 반복해서 길어 올리면, 여전히 맑고 시원한 물 얻을 수 있지.시를 써서 뜻 맞는 친구에게 보내니, 글자 속에는 내 고뇌가 가득 넘치지. (一日不作詩, 心源如廢井. 筆硯爲(녹…
![목숨 건 직언[이준식의 한시 한 수]〈146〉](https://dimg.donga.com/a/296/167/95/2/wps/NEWS/IMAGE/2022/02/03/111559597.8.jpg)
아침에 문장 하나 대궐에 올렸다가, 저녁에 아득히 먼 조주로 좌천되었지.성군 위해 폐단을 없애려 했을 뿐, 노쇠한 이 몸이 여생을 아까워했으랴.구름 걸린 진령, 고향은 보이지 않고 눈 덮인 남관, 말도 나아가질 못하네.네가 멀리서 찾아온 뜻은 알겠는데, 부디 내 뼈는 독기 감도는 강변…
![설날 아침[이준식의 한시 한 수]〈145〉](https://dimg.donga.com/a/296/167/95/2/wps/NEWS/IMAGE/2022/01/27/111485888.4.jpg)
폭죽 소리 속에 한 해가 저물고,/봄바람에 실린 온기 술 속으로 스며든다.집집마다 둥근 해 밝게 떠오르자,/복숭아나무 새 부적을 낡은 것과 바꿔 단다. (爆竹聲中一歲除, 春風送暖入屠蘇. 千門萬戶동동日, 總把新桃換舊符.)―‘정월 초하루(원일·元日)’ 왕안석(王安石·1021∼1086)
![웃픈 아이러니[이준식의 한시 한 수]〈144〉](https://dimg.donga.com/a/296/167/95/2/wps/NEWS/IMAGE/2022/01/20/111341900.6.jpg)
소굴 하나씩 독차지한 여우와 쥐, 대로를 누비는 호랑이와 독사.하늘이야 내려다보든 말든, 그저 땅 위를 깡그리 휩쓸고 있다. 오리처럼 살찐 관리는 볼록한 조롱박 형상, 물고기처럼 문드러진 백성은 죽이 될 지경. 마구잡이로 거둬간들 누가 감히 따지랴. 부질없이 청백리 찬가(讚歌)만 떠올…
![흔들리지 않는 초심[이준식의 한시 한 수]〈143〉](https://dimg.donga.com/a/296/167/95/2/wps/NEWS/IMAGE/2022/01/14/111238362.4.jpg)
새벽같이 대문 두드리는 소리가 들려, 옷 뒤집어 입은 채 달려가 열어준다./ 그대 누구신가 묻는데, 선량해 뵈는 농부가 서 있다./ 술병 들고 멀리서 인사 왔다며, 세상과 등지고 사는 나를 나무란다./ 남루한 차림에 오두막에 사시니, 훌륭한 거처는 못되지요./ 세상은 다들 하나로 어울…
![인내[이준식의 한시 한 수]〈142〉](https://dimg.donga.com/a/296/167/95/2/wps/NEWS/IMAGE/2022/01/07/111130488.4.jpg)
내 뜻을 거스르면 이유 안 따지고 넘어가긴 어렵지.얼굴에 침 뱉는데 그 누가 저절로 마르게 두나.일 다 마무리되어 마음 가라앉고 나서야,누사덕(婁師德), 그분의 넓은 도량 인정하게 되었지.(오意由來勿校難, 誰能唾面自令乾. 直須事過心平後, 方服婁公度量寬.)―‘누사덕(婁師德)’ 왕시붕(王…
![세모 유감[이준식의 한시 한 수]〈141〉](https://dimg.donga.com/a/296/167/95/2/wps/NEWS/IMAGE/2021/12/31/111027919.1.jpg)
오랜 세월 뜻대로 잘 안 됐는데, 새해엔 또 어찌 될는지./그리워라, 함께 어울리던 친구들, 지금은 몇이나 남아 있을까./한가함은 차라리 자유라 치부하고, 장수는 허송세월에 대한 보상으로 치자./봄빛만은 세상물정 모르고, 깊은 은거지까지 찾아와 주네.(彌年不得意, 新歲又如何. 念昔同遊…
![시인의 소신[이준식의 한시 한 수]〈140〉](https://dimg.donga.com/a/296/167/95/2/wps/NEWS/IMAGE/2021/12/24/110933411.1.jpg)
종남산 북쪽 마루 곱기도 해라, 쌓인 눈이 구름 끝에 피어나는 듯.갠 날씨에 숲머리도 환하게 빛났건만, 저녁 되자 성안은 한기 더욱 짙어지네. (終南陰嶺秀, 積雪浮雲端. 林表明霽色, 城中增暮寒.) (종남음령수, 적설부운단. 임표명제색, 성중증모한.)-‘종남산의 잔설을 바라보며(종남망여…
![술 초대[이준식의 한시 한 수]〈139〉](https://dimg.donga.com/a/296/167/95/2/wps/NEWS/IMAGE/2021/12/17/110828252.2.jpg)
푸르스름한 거품 이는 갓 빚은 술, / 불꽃 벌겋게 핀 자그마한 질화로.저녁 되자 하늘은 눈이라도 내릴 듯, / 술이나 한잔 같이할 수 있을는지? (綠蟻新배酒, 紅泥小火爐. 晩來天欲雪, 能飮一杯無.)―‘류십구에게 묻는다(문류십구·問劉十九)’ 백거이(白居易·772∼846)
![연모의 노래[이준식의 한시 한 수]〈138〉](https://dimg.donga.com/a/296/167/95/2/wps/NEWS/IMAGE/2021/12/10/110717418.1.jpg)
하염없이 그리나니, 장안에 계신 님.가을 귀뚜라미 우물가에서 울고, 차디찬 무서리에 대자리마저 싸늘하다.등잔불은 저 홀로 가물거리고 그리움에 이 몸은 넋이 나갈 지경, 휘장 걷고 달 보며 괜스레 한숨짓는다.꽃 같은 미인은 아득히 구름 저 끝에 있건만. 위로는 높다라니 푸른 하늘, 아래…
![시인의 일탈[이준식의 한시 한 수]〈137〉](https://dimg.donga.com/a/296/167/95/2/wps/NEWS/IMAGE/2021/12/03/110578024.1.jpg)
술 취해 잠시 환락을 탐하노니, 어찌 시름에 잠길 여유가 있으랴.요즘에야 비로소 깨달았네, 옛사람의 책, 전적으로 믿을 순 없다는 걸.어젯밤 소나무 곁에 취해 넘어졌을 때, 내 취한 꼴이 어떠냐고 소나무에게 물었지. 소나무 움찔대며 나를 부축하려나 싶어, 손으로 밀치며 말했지, “비켜…
![시름겨운 밤배[이준식의 한시 한 수]〈136〉](https://dimg.donga.com/a/296/167/95/2/wps/NEWS/IMAGE/2021/11/26/110465289.1.jpg)
달 지자 까마귀 울고 찬 서리 천지에 가득,강변 단풍과 고깃배 불빛을 마주한 시름겨운 잠자리.고소성 너머 한산사,한밤중 종소리가 나그네의 뱃전에 들려오네.(月落烏啼霜滿天, 江楓漁火對愁眠. 姑蘇城外寒山寺, 夜半鐘聲到客船.)월락오제상만천, 강풍어화대수면. 고소성외한산사, 야반종성도객선. …
![갈대의 운명[이준식의 한시 한 수]〈135〉](https://dimg.donga.com/a/296/167/95/2/wps/NEWS/IMAGE/2021/11/19/110326081.2.jpg)
꺾이고 부러지며 제 몸도 못 가누는데, 가을바람 불어대니 어찌할거나.하얀 눈꽃 머리에 이는 것도 잠시뿐, 여기저기 잎사귀가 강물에 잠기네. 연약한 채 이른 봄부터 싹을 틔웠고, 무성한 줄기엔 밤이슬이 그득했지.강호에선 그나마 뒤늦게 시든다지만, 세월 헛되이 가버릴까 두렵기는 마찬가지지…
![국화 이야기[이준식의 한시 한 수]<134>](https://dimg.donga.com/a/296/167/95/2/wps/NEWS/IMAGE/2021/11/12/110207436.1.jpg)
쏴- 쏴- 갈바람 속에 정원 가득 피었건만, 차디찬 꽃술과 향, 나비조차 찾지 않네.언젠가 내가 만약 봄의 신이 된다면, 복사꽃과 한자리에 피어나게 하리라.(颯颯西風滿院栽, 蕊寒香冷蝶難來. 他年我若爲靑帝, 報與桃花一處開.)삽삽서풍만원재, 예한향냉접난래. 타년아약위청제, 보여도화일처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