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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윤종의 클래식感]브루크너의 마지막 교향곡과 그를 사랑한 남자](https://dimg.donga.com/a/296/167/95/2/wps/NEWS/IMAGE/2024/07/01/125718046.1.jpg)
오스트리아 작곡가 안톤 브루크너는 63번째 생일을 맞기 직전인 1887년 8월에 새 교향곡을 쓰기 시작했다. 완성되면 베토벤의 마지막 교향곡과 같은 아홉 번째 교향곡이 될 곡이었다. 작업 중 그는 건강이 나빠졌다. 브루크너는 의사에게 이렇게 말했다. “내 마지막 교향곡을 존엄하신 하나…
![[유윤종의 클래식感]여름, 저녁 바람에 실려오는 선율의 향연](https://dimg.donga.com/a/296/167/95/2/wps/NEWS/IMAGE/2024/06/10/125361160.11.jpg)
오래전 일이다. 슈베르트의 송어 5중주곡을 CD 플레이어에 걸어놓고 헤드폰을 썼다. 4악장에서 유명한 가곡 ‘송어’의 주제가 흐르고 나서 첫 변주로 옮겨가기 직전, 모든 악기가 연주를 멈추는 부분에서 작지만 귀를 붙드는 또록또록 소리가 들렸다. “…뭘까?” 헤드폰을 벗었다. 아무 소리…
![[유윤종의 클래식感]스메타나 탄생 200주년… 그는 카렐 다리를 지켰다](https://dimg.donga.com/a/296/167/95/2/wps/NEWS/IMAGE/2024/05/20/125021891.8.jpg)
체코 수도 프라하의 관광 명소인 카렐 다리를 동쪽으로 건너 오른쪽으로 돌면 블타바강 변에 1936년 세워진 스메타나 박물관이 눈에 들어온다. ‘체코 국민음악의 아버지’ 베드르지흐 스메타나(1824∼1884)를 기리는 장소다. 박물관 앞에는 스메타나의 동상이 있다. 동상과 15세기 지어…
![[유윤종의 클래식感]“카네기홀에 어떻게 가죠?” “연습, 연습, 연습”](https://dimg.donga.com/a/296/167/95/2/wps/NEWS/IMAGE/2024/04/29/124711604.8.jpg)
26일 올해 서울 예술의전당 교향악축제 스물한 번째 순서로 열린 홍석원 지휘 광주시립교향악단 콘서트에서는 옛 소련 작곡가 쇼스타코비치의 피아노협주곡 2번이 첫 곡으로 연주됐다. 3악장에서 피아니스트 신창용의 두 손이 음계를 따라 빠르게 낮은음과 높은음을 오르내리기 시작했다. 웃음이 피…
![[유윤종의 클래식感]싹터 오르는 생동… 봄에 듣고 싶은 음악들](https://dimg.donga.com/a/296/167/95/2/wps/NEWS/IMAGE/2024/04/08/124380601.8.jpg)
서양 언어에서 봄을 나타내는 단어들은 스프링(영어) 프랭탕(프랑스어) 프륄링(독일어) 등이다. 예외 없이 약동하는 듯한, 신선한 느낌을 준다. 반면 동양 언어의 ‘봄’ ‘춘(春)’은 조는 듯한, 꿈꾸는 듯한 정적인 이미지로 다가온다. 고(故) 이어령의 글에 나오는 얘기다. 거의 반세기…
![[유윤종의 클래식感]조상들의 영광을 관현악의 시로 쓴 레스피기](https://dimg.donga.com/a/296/167/95/2/wps/NEWS/IMAGE/2024/03/18/124032443.8.jpg)
13일 아네조피 무터 바이올린 리사이틀에 가지 않은 것은 그럴 만한 이유가 있었지만, 올해의 큰 개인적 손실 중 하나가 될 것 같다. 여러 지인이 레스피기의 바이올린 소나타를 이날 연주의 백미로 꼽았다. 레스피기라는 이름을 처음 만난 날은 지금도 선명하게 기억한다. 1977년 8월 ‘…
![[유윤종의 클래식感]소련의 ‘바보인 척한 예지자’ 쇼스타코비치](https://dimg.donga.com/a/296/167/95/2/wps/NEWS/IMAGE/2024/02/26/123703802.8.jpg)
다가오는 4월, 서울은 소련 작곡가 드미트리 쇼스타코비치(1906∼1975)가 설계한 음향으로 뜨거울 것이다. 4월 3일 서울 예술의전당 ‘교향악 축제’에서 여섯 개나 되는 오케스트라가 그의 교향곡 15곡 중 8, 10, 11, 13번 등 네 곡과 협주곡 여섯 곡 중 세 곡을 연주한다…
![[유윤종의 클래식感]현대인의 ‘공허’를 두드리는 말러 교향곡](https://dimg.donga.com/a/296/167/95/2/wps/NEWS/IMAGE/2024/02/05/123399067.8.jpg)
야프 판즈베던 서울시립교향악단 음악감독은 1월 25, 26일 공식 임기 첫 정기공연 메인 프로그램으로 말러 교향곡 1번을 택했다. 그는 5년 임기 동안 서울시향과 말러 교향곡 전곡을 연주하고 녹음해 음반으로 내놓을 예정이다. 서울시향은 정명훈 전 예술감독과 말러 교향곡 1, 2, 5,…
![[유윤종의 클래식感]푸치니 100주기, 그의 놓칠 수 없는 보석들](https://dimg.donga.com/a/296/167/95/2/wps/NEWS/IMAGE/2024/01/15/123060675.8.jpg)
올해는 이탈리아 오페라의 큰 별인 자코모 푸치니(1858∼1924)가 세상을 떠나고 100년이 되는 해다. 이탈리아의 토레 델 라고 푸치니 페스티벌을 비롯한 세계의 오페라 축제와 극장들이 기념 공연을 준비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서울시오페라단이 9월 세계적 소프라노 안젤라 게오르…
![시칠리아에서 뜻밖에 만난 테너 리치트라의 자취[유윤종의 클래식感]](https://dimg.donga.com/a/296/167/95/2/wps/NEWS/IMAGE/2023/12/25/122767670.1.jpg)
7년 전 오늘, 2016년 크리스마스 다음 날인 12월 26일이었다.이탈리아 남부, 제주도의 열네 배 크기 섬인 시칠리아 제2의 도시인 카타니아를 찾았다. 산간도로를 내려오면서 펼쳐지는 도시의 수려한 풍경과 환한 햇살은 겨울을 완전히 잊게 했다. 시칠리아가 무대인 마스카니의 오페라 ‘…
![[유윤종의 클래식感]주입형 지휘자와 협력형 지휘자, 함께 만드는 음악](https://dimg.donga.com/a/296/167/95/2/wps/NEWS/IMAGE/2023/12/04/122478397.8.jpg)
“좋은 지휘자? 먼저 상상력을 펼치고, 그 상상한 바를 오케스트라에 집어넣으면 된다. 그게 전부다.” 1997년, 지휘자 죄르지(게오르그) 솔티의 런던 자택을 찾아서 좋은 지휘자의 덕목을 물었다. 그가 말한 답은 놀랄 정도로 명료해 몰래 웃음이 새어나왔다. 그가 말한 것이 전부…
![[유윤종의 클래식感]이스라엘-팔레스타인 대화를 촉구해온 지휘자의 충고](https://dimg.donga.com/a/296/167/95/2/wps/NEWS/IMAGE/2023/11/13/122158748.8.jpg)
10월 7일 하마스의 이스라엘 침공으로 시작된 양측의 전쟁은 심각한 인도적 위기와 함께 전 세계의 우려를 사고 있다.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의 시민권을 모두 가진 사람의 의견을 들어보면 어떨까? 그런 사람이 실제 있다. 피아니스트 겸 지휘자 다니엘 바렌보임이다. 우리나라의 음악팬들은…
![[유윤종의 클래식感]베르디와 푸치니의 가교가 된 ‘머리 헝클어진 자들’](https://dimg.donga.com/a/296/167/95/2/wps/NEWS/IMAGE/2023/10/23/121804528.8.jpg)
이달 초 이탈리아 북부에서 이탈리아 오페라의 대명사인 주세페 베르디(1813∼1901)의 오페라 세 편을 관람했다. 5일 파르마 레조 극장의 베르디 오페라 축제에서 본 ‘일 트로바토레’는 무대 뒤편의 이글거리는 화면이 계속 배경을 바꾸면서 작품의 음울하고 불안한 분위기를 생생히 전달했…
![[유윤종의 클래식感]시월 하늘, 거대한 空으로 영혼을 빨아들이는](https://dimg.donga.com/a/296/167/95/2/wps/NEWS/IMAGE/2023/10/02/121467977.8.jpg)
시월의 푸른 하늘은 그 거대한 공(空)으로 사람의 영혼을 빨아들인다. 하늘이 푸르고 대기가 청명한 날, 높은 건물의 창가에 서 있으면 150년 전 태어나 80년 전 타계한 라흐마니노프의 피아노협주곡 3번 피날레가 들려오는 것 같다. 피아노 솔로가 깊은 저음으로부터 두둥실 떠오르고,…
![[유윤종의 클래식感]“클래식 음악을 신청해 듣는 카페가 한국에 있다고요?”](https://dimg.donga.com/a/296/167/95/2/wps/NEWS/IMAGE/2023/09/11/121128434.8.jpg)
“당신이 어릴 때부터 접한 음악이 서양의 클래식 음악이란 말이죠? 한국 사람들이 클래식에 친숙한가요?” “맞아요. 커피 한 잔을 시켜놓고 클래식 음악을 듣는 카페들도 있어요. 종이에 원하는 음악을 적어 내면 음악을 틀어주죠.” “아하, 말하자면 ‘클래식 디스코텍’ 같은 거로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