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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책의 향기/밑줄 긋기]월요일은 슬프다

    [책의 향기/밑줄 긋기]월요일은 슬프다

    (…) 사람이 사람을 만난다는 것/만나 사랑한다는 것/기쁨의 날과/설렘의 날과/손끝의 스침과/달콤한 눈빛과/그 모든 행복의 단어를 한 사람에게서 얻는다는 것/그 모두를 기억하는 네 눈동자에서 내 눈을 떼고/그 모두를 기억하는 네 손에서 내 손을 떼고/이별의 빛이 출발한 그 별로 나는 …

    • 2021-08-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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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책의 향기/밑줄 긋기]이토록 명랑한 교실

    [책의 향기/밑줄 긋기]이토록 명랑한 교실

    학습 활동지를 받아 든 아이들이 연필과 지우개를 꺼냈다. 말하지 않았는데도 연필과 지우개를 꺼낸 아이들을 보며 전임자 말처럼 훌륭하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거기까지였다. 여전히 별이 박힌 눈으로 나를 보는 아이들 (…) “활동지 맨 위에 각자 이름부터 쓸까요?” 내 말에 여섯 명 중 딱…

    • 2021-08-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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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책의 향기/밑줄 긋기]내 따스한 유령들

    [책의 향기/밑줄 긋기]내 따스한 유령들

    쓸모없는 것들을/목숨을 다해 사랑할 수 있는/영혼의 강인함을/내가 원하나이다/내게 원하나이다(무신론자의 기도)병든 세계를 사랑과 온기가 깃든 시로 정화하려는 김선우 시인의 여섯 번째 시집.

    • 2021-08-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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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책의 향기/밑줄 긋기]식물과 나

    [책의 향기/밑줄 긋기]식물과 나

    산수국 잎을 적시는 소나기와 이들이 뿌리를 내린 흙까지 모두가 각자의 역할을 해내고 있는 한여름 숲속에서, 제각기 다른 생물이 살아가는 모습을 보며 나는 오늘도 힘을 얻는다. 작은 풀 한 포기의 기록일지라도 세상에 무가치한 일은 없다는 것을, 긴 관찰의 여정에서 배운다. 식물세밀화가인…

    • 2021-07-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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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책의 향기/밑줄 긋기]나의 복숭아

    [책의 향기/밑줄 긋기]나의 복숭아

    예쁘고 편한 스포츠 브라, 마음에 드는 레깅스를 입고 애플 워치와 블루투스 이어폰을 챙긴다. 이렇게 운동하면 꼭 전문적이고 중요한 사람이 된 것 같은 기분이 든다. ‘유능한 모습으로 러닝에 집중하는 나’에 취해서 운동을 한 번이라도 더 한다면 그게 낫다. 어쩌면 좋은 기분이 드…

    • 2021-07-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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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책의 향기/밑줄 긋기]사랑의 은어

    [책의 향기/밑줄 긋기]사랑의 은어

    파출부를 구한다는 전단을 보자 나한테 일을 시킨다는 것도 아닌데 어깨가 움츠러들며 아까 본 죠스떡볶이로 숨어들고 싶었다. 더 가볼까, 더 들어가 볼까, 아가리 벌린 괴물처럼 서울은 계속해서 장면을 보여주었다. 골목이라는 말은 여기에 붙이기에 너무 정겨웠다. 한국의 이상함을 서울에 가면…

    • 2021-07-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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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책의 향기/밑줄 긋기]백지에게

    [책의 향기/밑줄 긋기]백지에게

    가을에 무의미한 시는 가을을 지시하지 않겠지. 손가락질도 않겠지. 손가락질은 감정. 지시도 손가락이 있어야 가능하니까 손가락 없이는 가을도 없겠지. 가을 없이는 겨울도 없다는 말. 무의미하지. 겨울 없이는 봄도 여름도 없다는 말. 무의미하지. 의미는 뒤통수니까. 뒤통수에 있으니까. 가…

    • 2021-0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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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책의 향기/밑줄 긋기]아직 나는 당신을 처리 중입니다

    [책의 향기/밑줄 긋기]아직 나는 당신을 처리 중입니다

    내게 머물다가 떠나버린 것들을 기억한다. / 한낮의 햇볕 속에서 나를 어루만지던 손과 내게 깊숙이 몸을 묻던 여름의 향기들. 꽃을 들고 다니던 소녀 소년들. 그 곁을 뛰어다니던 강아지들. // 성인이 된 몸이 무너져 내려도 다시 빚어주는 손이 좋았다. 바람을 타고 들려오는 웃음소리와 …

    • 2021-07-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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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책의 향기/밑줄 긋기]시키는 대로 제멋대로

    [책의 향기/밑줄 긋기]시키는 대로 제멋대로

    다 버리고 나니 남은 것이 아무것도 없다는 사실을 알았을 때 나는 어린 시절의 나를 똑바로 바라볼 수 있었다. 그리고 용서할 수 있었다. 나는 이 글을 쓰기 전까지 단 한 번도 그 고통으로부터 발버둥 치지조차 않은 나를 용서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글은 가끔 이렇게 ‘나’와 ‘나’를 화…

    • 2021-06-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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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책의 향기/밑줄 긋기]아무튼, 바이크

    [책의 향기/밑줄 긋기]아무튼, 바이크

    그러다 우연히 ‘커스텀’ 매물을 보게 됐다. 순정 상태로는 무척이나 못생겨 보였던 바이크에 도색만 해도 이렇게 달라지고 예뻐질 수 있다니. 그럼 나도 이런 못생긴 바이크를 사다가 도색하고 커스텀을 해서 타볼까? 그러니까… 이 스쿠터 모델명이 택트라고? 어디 보자…. 중고나라, 택트 검…

    • 2021-06-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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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책의 향기/밑줄 긋기]낮술

    [책의 향기/밑줄 긋기]낮술

    달그락하는 소리와 함께 카운터 위에 유리잔이 놓였다. 자그마한 술잔에 ‘너무 많이 따라’ 가득 담긴 고구마소주. 창으로 들어오는 햇살을 받아 투명하고 네모난 얼음이 반짝반짝 빛난다. 아아. 쇼코는 소주를 한 모금 마시고 저도 모르게 가벼운 탄식을 내뱉었다. 고구마의 향이 강하고 묵직한…

    • 2021-06-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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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책의 향기/밑줄 긋기]헤르만 헤세의 나무들

    [책의 향기/밑줄 긋기]헤르만 헤세의 나무들

    마을에서 호수까지 작은 길이 나 있다. 보행로이자 염소들의 길. 나는 그 길을 자주 걷는데 여름철에는 수백 번 이상, 겨울에도 이따금 간다. (중략) 6월이면 이곳은 온통 월귤나무로 가득하고, 이 나무들을 모두 베어낸 너른 빈터에서는 햇빛이 비치는 날이면 일 년 내내 월귤나무와 에리카…

    • 2021-0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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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책의 향기/밑줄 긋기]무한한 밤 홀로 미러볼 켜네

    [책의 향기/밑줄 긋기]무한한 밤 홀로 미러볼 켜네

    높은 곳에서 떨어졌거나 바닥을 구슬프게 홀리고도/멀쩡한 것들//내가 되지 않으려고 안간힘 쓰는/ 주워 담을 수도 없는 것들//사람을 용서하는 일이/사람을 고치는 일과 만드는 일 사이에서// 기도가 엇나가는/신의 겨드랑이 뒤에서 어린양 부리는 것들/두서없는 꿈의 멀미를 앓는 것들 …

    • 2021-05-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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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책의 향기/밑줄 긋기]사사로운 어느 날의 물건

    [책의 향기/밑줄 긋기]사사로운 어느 날의 물건

    빌리 홀리데이, 덱스터 고든, 듀크 조단, 듀크 엘링턴, 쳇 베이커, 줄리 런던, 카를라 브루니, 샤를로뜨 갱스부르, 좋아하는 영화의 OST들, 그리고 다소 유명하지 않은 재즈 트리오나 쿼텟의 앨범들. 조금 귀찮을지는 몰라도 이렇게 직접 앨범을 골라서 음악을 듣게 되면 그 순간이 쉽사…

    • 2021-05-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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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책의 향기/밑줄 긋기]미기후

    [책의 향기/밑줄 긋기]미기후

    몸통에서 목이 쑥 빠져나온 것 같다/얼굴은 육체의 덤인 것 같다 혹인 것 같다 부록인 것 같다/어떤 부록은 본문보다 길고//어깨에서 팔이 쑥 빠져나오고/손목에서 손가락들이 새털처럼 찢어지고/가늘게 떨면서//어둠을 털면서/온몸을 기울여 총채를 들고 있다/팔 하나가 인생보다 길고//긴 팔…

    • 2021-05-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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