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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토 에세이]파도야, 간다](https://dimg.donga.com/a/296/167/95/2/wps/NEWS/IMAGE/2019/02/07/94000579.1.jpg)
긴 고민의 말줄임표 끝에 마침내 찍은 느낌표처럼 서걱서걱 눈밭 헤치고 성큼성큼 진격하는 그대 한 자루 장검(長劍)처럼 겨드랑이 낀 서핑보드 하나면 집채만 한 겨울파도도, 우리네 근심 걱정도 손오공 근두운 타듯 유유자적 올라타리. ― 강원 양양 죽도해변 사진=양회성 기자 yoh…
![[포토 에세이]날개](https://dimg.donga.com/a/296/167/95/2/wps/NEWS/IMAGE/2019/01/31/93939677.1.jpg)
나비가 날아든다. 훨훨. 꽃이 만개한다. 활짝. 성곽 앞 황무지에도. 저 멀리 들려온다. 봄 오는 소리. 나비와 꽃이 담긴 그림 한 폭이 성곽의 메마름을 적셔줍니다. 시와 주인 없는 날개는 고(故) 김복동 할머니께 바치려 합니다. 할머니, 나비처럼 훨훨 날아가십시오. ―…
![[포토 에세이]雪國](https://dimg.donga.com/a/296/167/95/2/wps/NEWS/IMAGE/2019/01/24/93835806.1.jpg)
국경의 긴 터널 끝에 있다는 순백의 설국을 소설가 가와바타 야스나리, 그는 가보았을까. 2017년 겨울은 지독히도 추웠지. 긴 눈길을 아이젠에 의지해 터벅터벅 걸어갔을 때 숲이 있었어. 하늘, 땅, 나무 모두 눈부시도록 하얗게 뒤집어쓴 채 찬란한 빛인지 아니면 아득한 기억인지 모를 그…
![[포토 에세이]父子](https://dimg.donga.com/a/296/167/95/2/wps/NEWS/IMAGE/2019/01/17/93738706.1.jpg)
어릴 땐 슈퍼맨처럼 보였던 부모님이 늙어갑니다. 슈퍼맨이 있던 자리에는 이제 조그만 어깨의 백발노인이 있습니다. 그들의 청춘을 먹고 자란 나는 제법 어른입니다. 나무 세 그루가 아빠, 엄마, 그 사이의 아이 같아 오야코(父子) 나무라고 하지요. 언젠가 양옆의 부모는 시들고 흙으로…
![[포토 에세이]소원을 말해봐](https://dimg.donga.com/a/296/167/95/2/wps/NEWS/IMAGE/2019/01/10/93628601.1.jpg)
“너처럼 똑똑하고 단단해지고 싶어.” 아이는 마주 선 로봇의 손을 꼬옥 잡으며 새해 소망을 전했다. “왜 나처럼 되고 싶어?” 로봇이 물었다. “어려운 이웃을 돕고, 남을 괴롭히는 사람들을 혼내주는 훌륭한 사람이 될 수 있잖아. 네 소원은 뭐니?” 아이가 물었다. “너처럼 …
![[포토 에세이]역사가 되다](https://dimg.donga.com/a/296/167/95/2/wps/NEWS/IMAGE/2019/01/03/93535912.1.jpg)
빨갛게 떠오르는 새해를 기록하라. 얼어붙은 공기와 몰아치는 바람과 흩날리는 눈발까지 모두 기록하라. 그 삼백몇십 개 기록의 마지막 줄에 “나는 더 나아졌다”고 쓸 수 있도록 오늘, 지금 이 순간을 치열하게 기록하라. ―대관령 삼양목장에서 사진=장승윤 기자 toma…
![[포토 에세이]궤적](https://dimg.donga.com/a/296/167/95/2/wps/NEWS/IMAGE/2018/12/27/93457462.1.jpg)
누워서 밤하늘을 쳐다봅니다. 무수한 별이 미동도 않고 있습니다. 하지만 별은 빠르게 움직입니다. 우리 눈에 보이지 않을 뿐. 보이는 게 전부는 아닙니다. 숨은 흔적은 남게 마련입니다. 우리의 인생처럼. ―전남 해남군 송지면 땅끝마을에서 사진=박영철 기자 skybl…
![[포토 에세이]별을 보여 드립니다](https://dimg.donga.com/a/296/167/95/2/wps/NEWS/IMAGE/2018/12/20/93380336.1.jpg)
다가가면 오히려 멀어집니다. 걸음을 멈춰야 도망가지 않습니다. 하지만 크리스마스에는 별이 제법 가까이에 있습니다. 손을 내밀면 닿을 수 있을 것처럼. 사진=최혁중 sajinman@donga.com / 원대연 기자 글=이유종 기자 pen@donga.com 왼쪽부터 서울 청계…
![[포토 에세이]기다림](https://dimg.donga.com/a/296/167/95/2/wps/NEWS/IMAGE/2018/12/13/93267267.1.jpg)
“거의 도착하셨다는 연락을 받았습니다. 추운 날씨에 오시느라 고생 많으십니다. 특히 그동안 많이 힘들어했던 구성원들이 목 빠져라 기다리고 있습니다. 모든 구성원을 대표하여 저희가 두 손 모아 줄지어 기다리고 있겠습니다. 이제 정말로, 새해를 맞아야 할 시간이 가까워졌으니까요.” 사…
![[포토 에세이]지워질 글씨](https://dimg.donga.com/a/296/167/95/2/wps/NEWS/IMAGE/2018/12/06/93171380.1.jpg)
검은 바닷물이 모든 밝음을 빨아들이고 나면 물에 녹아버릴 하얀 글씨를 모래에 써 봅니다. 잊는다 못 잊는다 온전히 사랑한다. 햇빛 비추고 모래가 하얘지면 지워질 시를 새하얀 글씨로 허무하게 허무하게 흘려봅니다. ―부산 해운대에서 사진=변영욱 기자 cut@donga.com 글=…
![[포토 에세이]겨울, 하늘에서 잠들다](https://dimg.donga.com/a/296/167/95/2/wps/NEWS/IMAGE/2018/11/29/93076641.1.jpg)
하늘에 맞닿은 마을에는 계절도 빨리 찾아옵니다. 새파랗게 찬 공기를 가만히 그 다음 새하얀 눈을 조용히, 폭신한 솜구름 그 위에 덮고 아른거리는 별빛 뿌리고 나면 영하 몇 도 그 따뜻한 겨울밤이 하늘에 맞닿은 마을에서 잠이 듭니다.―해발 700m 강원 평창군 용평면 재산리에…
![[포토 에세이]연말 헤는 밤](https://dimg.donga.com/a/296/167/95/2/wps/NEWS/IMAGE/2018/11/22/92972740.1.jpg)
계절이 지나가는 공기 속에는 보석 같은 빛으로 가득 차 있습니다. 나는 무엇인지 그리워 이 많은 별빛 내린 작은 원을 끝없이 바라봅니다. 겨울이 지나고 나의 시간에도 봄이 오면 내 이 거친 시간 우에도 자랑처럼 내 이름자가 무성할거외다. 사진=장승윤 기자 tomato99@…
![[포토 에세이]가을이 말하다](https://dimg.donga.com/a/296/167/95/2/wps/NEWS/IMAGE/2018/11/15/92877895.1.jpg)
가장 좋은 시기를 놓쳤다면 홍시가 되어라. 더욱 달고 달아져서, 늦었음이 아니라 완숙하고 있었음을 알려라. 바람 못 이기고 땅에 떨어졌다면 나무가 되어라. 낙오된 것이 아니라 영원히 존재할 가치를 품었음을 보여라. 가장 높이 열렸다면 날짐승의 먹이가 되어라. 가장 풍족한 햇살을 받…
![[포토 에세이]또 다른 세상](https://dimg.donga.com/a/296/167/95/2/wps/NEWS/IMAGE/2018/11/08/92780432.1.jpg)
물속에서 밖을 쳐다보니 뿌옇게 흐립니다. 사물이 굴절돼 다르게 보이기도 합니다. 어쩌면 왜곡돼 보인 세상이 원하던 모습일 수 있습니다. 더 아름답게 보이니까요. ―전남 장성군 백양사 계곡에서 사진=박영철 기자 skyblue@donga.com 글=이유종 기자 pen@don…
![[포토 에세이]가을의 품격](https://dimg.donga.com/a/296/167/95/2/wps/NEWS/IMAGE/2018/11/01/92678880.1.jpg)
붉게 타오르되 지나치게 화려하지 않을 것. 경계를 가지지 말고 차별 없이 어울릴 것. 혼자 돋보이기보다 다 함께 더 아름다울 것. 다가올 혹한을 견뎌낼 수 있도록 위안을 줄 것. ―서울 노원구 제명호에서 사진=박영대 기자 sannae@donga.com 글=이원주 기자 t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