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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포토 에세이]유채의 노래

    [포토 에세이]유채의 노래

    칼바람 불던 지난 겨우내 잊은 적 없어요, 이 봄. 푸른 이파리 꼭 부여잡고 기다렸죠. 음, 조용히 맡아보아요. 짭짤한 제주 바닷바람 내음, 그 속에 스민 파릇한 청보리 향기. 여기서 한철 맘 놓고 노랗게 물들 작정이에요. 싱그러운 봄놀이 다 끝나고 지칠 때쯤 갈게요. 그렇게 …

    • 2019-03-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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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포토 에세이]날 지켜봐요

    [포토 에세이]날 지켜봐요

    콘크리트 틈새 조그만 흙더미면 충분하지요. 푸른 초원에 기름진 옥토면 더 좋겠지만, 세상만사 어디 마음대로 되던가요. 뿌리내린 곳이 여기인걸. 이 구석진 속에서도 빗물 머금고 햇살 받아내 꽃봉오리를 키울 겁니다. 그리고 불타는 정열의 샐비어를, 탐스러운 주홍빛 방울토마토를 기어코 당신…

    • 2019-03-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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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포토 에세이]색동옷 입은 동아

    [포토 에세이]색동옷 입은 동아

    서울 종로구 동아미디어센터가 예술작품으로 변신했습니다. 마치 색동옷을 입은 듯하지요. 프랑스 출신 세계적 현대미술가 다니엘 뷔렌의 설치미술입니다. 작품명은 ‘한국의 색’. 짙은 어둠이 내리면 한국의 색은 더욱 빛납니다. 광화문 일대를 지날 때 세계적 작품을 카메라에 담는 기회를 놓치지…

    • 2019-03-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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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포토 에세이]반딧불, 등불 되다

    [포토 에세이]반딧불, 등불 되다

    3·1운동 100주년을 앞둔 어느 날 밤. 100년 전 서울 중앙학교(현 중앙고) 숙직실로 쓰였던 한옥을 찾았습니다. 독립운동 인사들은 거의 매일 밤 이곳에서 거사를 논의했습니다. 항일 운동의 소중한 유적입니다. 한옥 주변에 플래시 섬광을 만들어 반딧불 느낌이 나도록 다중노출 방식으로…

    • 2019-03-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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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포토 에세이]바람의 방향

    [포토 에세이]바람의 방향

    등 뒤에서 발걸음 재촉하듯 불어오면 힘껏 버텨라. 인생의 속도는 스스로 결정하는 것. 떠밀려 가지 말라. 쓰러뜨릴 듯 정면에서 닥쳐오거든 그것 또한 버텨라. 시련에 맞서 돌파한 자만이, 따스한 봄날을 누릴 것이다. ― 미국 유타 자이언캐니언에서 사진=최혁중 기자 sajinman@d…

    • 2019-02-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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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포토 에세이]먼 풍경

    [포토 에세이]먼 풍경

    기억하는가. 수줍은 실개천 유채밭 에둘러 흐르고, 새벽마다 실안개 산허리 감싸던 곳. 아침이면 정겨운 동무들 까르르 구르는 소리, 해질녘 어머니 밥 먹어라 부르는 소리 길게 퍼지던. 이제는 가끔 꺼내는 지갑 속 주름진 사진으로, 눈 감으면 아득한 꿈속 화폭으로 남았지만. 차마…

    • 2019-02-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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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포토 에세이]두 사람

    [포토 에세이]두 사람

    파릇한 새싹 살포시 감아든 너의 손가락은 빛난다. 갓 움튼 생명 품은 초록빛처럼 참 부럽게도 빛난다. 새벽녘 먼 하늘 동터 오듯, 얼었던 삼 월 대지 봄볕 스미듯, 너의 시간도 그렇게 찬란하게 밝아오겠다. 짧은 세월 이리저리 헤매 온 나의 손은 주름졌다. 피었던 것들은 언젠간 모두…

    • 2019-02-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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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포토 에세이]파도야, 간다

    [포토 에세이]파도야, 간다

    긴 고민의 말줄임표 끝에 마침내 찍은 느낌표처럼 서걱서걱 눈밭 헤치고 성큼성큼 진격하는 그대 한 자루 장검(長劍)처럼 겨드랑이 낀 서핑보드 하나면 집채만 한 겨울파도도, 우리네 근심 걱정도 손오공 근두운 타듯 유유자적 올라타리. ― 강원 양양 죽도해변 사진=양회성 기자 yoh…

    • 2019-02-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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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포토 에세이]날개

    [포토 에세이]날개

    나비가 날아든다. 훨훨. 꽃이 만개한다. 활짝. 성곽 앞 황무지에도. 저 멀리 들려온다. 봄 오는 소리. 나비와 꽃이 담긴 그림 한 폭이 성곽의 메마름을 적셔줍니다. 시와 주인 없는 날개는 고(故) 김복동 할머니께 바치려 합니다. 할머니, 나비처럼 훨훨 날아가십시오. ―…

    • 2019-01-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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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포토 에세이]雪國

    [포토 에세이]雪國

    국경의 긴 터널 끝에 있다는 순백의 설국을 소설가 가와바타 야스나리, 그는 가보았을까. 2017년 겨울은 지독히도 추웠지. 긴 눈길을 아이젠에 의지해 터벅터벅 걸어갔을 때 숲이 있었어. 하늘, 땅, 나무 모두 눈부시도록 하얗게 뒤집어쓴 채 찬란한 빛인지 아니면 아득한 기억인지 모를 그…

    • 2019-0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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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포토 에세이]父子

    [포토 에세이]父子

    어릴 땐 슈퍼맨처럼 보였던 부모님이 늙어갑니다. 슈퍼맨이 있던 자리에는 이제 조그만 어깨의 백발노인이 있습니다. 그들의 청춘을 먹고 자란 나는 제법 어른입니다. 나무 세 그루가 아빠, 엄마, 그 사이의 아이 같아 오야코(父子) 나무라고 하지요. 언젠가 양옆의 부모는 시들고 흙으로…

    • 2019-0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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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포토 에세이]소원을 말해봐

    [포토 에세이]소원을 말해봐

    “너처럼 똑똑하고 단단해지고 싶어.” 아이는 마주 선 로봇의 손을 꼬옥 잡으며 새해 소망을 전했다. “왜 나처럼 되고 싶어?” 로봇이 물었다. “어려운 이웃을 돕고, 남을 괴롭히는 사람들을 혼내주는 훌륭한 사람이 될 수 있잖아. 네 소원은 뭐니?” 아이가 물었다. “너처럼 …

    • 2019-0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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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포토 에세이]역사가 되다

    [포토 에세이]역사가 되다

    빨갛게 떠오르는 새해를 기록하라. 얼어붙은 공기와 몰아치는 바람과 흩날리는 눈발까지 모두 기록하라. 그 삼백몇십 개 기록의 마지막 줄에 “나는 더 나아졌다”고 쓸 수 있도록 오늘, 지금 이 순간을 치열하게 기록하라. ―대관령 삼양목장에서 사진=장승윤 기자 toma…

    • 2019-0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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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포토 에세이]궤적

    [포토 에세이]궤적

    누워서 밤하늘을 쳐다봅니다. 무수한 별이 미동도 않고 있습니다. 하지만 별은 빠르게 움직입니다. 우리 눈에 보이지 않을 뿐. 보이는 게 전부는 아닙니다. 숨은 흔적은 남게 마련입니다. 우리의 인생처럼. ―전남 해남군 송지면 땅끝마을에서 사진=박영철 기자 skybl…

    • 2018-12-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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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포토 에세이]별을 보여 드립니다

    [포토 에세이]별을 보여 드립니다

    다가가면 오히려 멀어집니다. 걸음을 멈춰야 도망가지 않습니다. 하지만 크리스마스에는 별이 제법 가까이에 있습니다. 손을 내밀면 닿을 수 있을 것처럼. 사진=최혁중 sajinman@donga.com / 원대연 기자 글=이유종 기자 pen@donga.com 왼쪽부터 서울 청계…

    • 2018-1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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