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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 형제의 죽음[이은화의 미술시간]〈129〉](https://dimg.donga.com/a/296/167/95/2/wps/NEWS/IMAGE/2020/09/17/102972556.1.jpg)
깊은 밤 어린 두 형제가 침대 위에 곤히 잠들어 있다. 형도 어려 보이지만 엄마처럼 동생을 품에 안고 있다. 옆에는 읽다가 뒤집어 놓은 성경책과 붉은 묵주가 놓여 있다. 잠들기 전까지 성서를 읽고 기도를 했나 보다. 건장한 사내 둘이 이를 지켜보고 있고, 그중 한 명은 손에 커다란 베…
![책 권하는 사회[이은화의 미술시간]〈128〉](https://dimg.donga.com/a/296/167/95/2/wps/NEWS/IMAGE/2020/09/10/102867762.1.jpg)
노란 드레스를 입은 소녀가 소파에 앉아 책을 읽고 있다. 푹신푹신하고 큰 쿠션에 등을 기댄 채 왼쪽 팔은 나무 팔걸이에 얹었다. 뒤로 단정하게 틀어 올린 머리는 보라색 리본으로 묶었고, 시선은 오른손에 쥔 책에 완전히 고정돼 있다. 소녀는 대체 누굴까? 무슨 책이기에 저리 열중해서 읽…
![무모함과 용기[이은화의 미술시간]〈127〉](https://dimg.donga.com/a/296/167/95/2/wps/NEWS/IMAGE/2020/09/03/102768366.1.jpg)
17세기 벨기에 궁정화가였던 페테르 파울 루벤스는 종교화나 인물화도 잘 그렸지만 특히 신화의 세계를 표현하는 데 탁월했다. 고전 문학과 예술에 대한 해박한 지식을 바탕으로 어떤 복잡한 주제도 눈앞에 생생하게 펼쳐지도록 그려내 찬사를 받았다. 루벤스가 말년에 그린 이 그림도 비너스와…
![중세의 나이 든 여인[이은화의 미술시간]〈126〉](https://dimg.donga.com/a/296/167/95/2/wps/NEWS/IMAGE/2020/08/27/102667512.1.jpg)
100세 시대, 오래 사는 것보다 품위 있게 늙는 것이 더 중요해졌다. 르네상스 시대까지만 해도 노인의 위상은 보잘것없었다. 부를 축적한 남성은 나이가 들어도 권세를 누렸지만 가진 것이 없거나 늙은 여성은 홀대를 받았다. 젊은 여자는 언제나 아름다움의 상징으로 찬사를 받았지만 나이 든…
![젊은 지주의 초상[이은화의 미술시간]〈125〉](https://dimg.donga.com/a/296/167/95/2/wps/NEWS/IMAGE/2020/08/20/102561623.1.jpg)
토지는 부와 권력의 상징이다. 권력자들은 늘 땅을 소유했고 대물림했다. 지주들에게 땅은 계급 강화와 영속화의 수단이었다. 토머스 게인즈버러가 그린 이 초상화는 18세기 영국 대지주의 모습을 잘 보여주고 있다. 그림 속 모델은 화가의 고교 친구인 로버트 앤드루스와 그의 부인 프랜시…
![핀란드를 사로잡은 그림[이은화의 미술시간]〈124〉](https://dimg.donga.com/a/296/167/95/2/wps/NEWS/IMAGE/2020/08/13/102427375.1.jpg)
나라마다 사랑을 받는 ‘국민 그림’이 있다. 세계행복지수 1위의 나라 핀란드 사람들은 어떤 그림을 좋아할까? 알베르트 에델펠트가 그린 이 그림은 2013년 ‘핀란드에서 가장 중요한 그림’으로 뽑혔다. 역사적 장면을 담은 것도 아니고, 바닷가에서 노는 평범한 아이들을 그린 이 그림이 선…
![세상에서 가장 낮은 기념비[이은화의 미술시간]〈123〉](https://dimg.donga.com/a/296/167/95/2/wps/NEWS/IMAGE/2020/08/06/102319500.1.jpg)
기념비는 뜻깊은 일이나 비극적 사건, 훌륭한 인물 등을 오래 기억하기 위해 만든 조형물이나 건축물 등을 말한다. 20세기 가장 끔찍한 비극 중 하나였던 홀로코스트(유대인 대학살)의 기념비는 역설적이게도 전범국이자 학살의 주체였던 독일에 가장 많이 세워졌다. 2001년 베를린 중심…
![여자의 고통을 그린 화가[이은화의 미술시간]〈122〉](https://dimg.donga.com/a/296/167/95/2/wps/NEWS/IMAGE/2020/07/30/102219910.1.jpg)
머리 빗기는 매우 사적인 영역의 일상이다. 머리를 빗겨 주는 것도 친밀한 관계에서만 가능하다. 발레리나 그림으로 유명한 에드가르 드가는 머리 빗는 여자도 종종 그렸다. 그 주제를 가장 대담하게 다룬 게 바로 이 그림이다. 그런데 그림 속 여성의 모습이 왠지 불편하고 고통스러워 보인다.…
![2세기 만에 찾은 작가명[이은화의 미술시간]〈121〉](https://dimg.donga.com/a/296/167/95/2/wps/NEWS/IMAGE/2020/07/23/102116772.1.jpg)
심플한 흰색 드레스를 입은 젊은 여성이 그림을 그리고 있다. 오른손에는 연필을 쥐고, 왼손으로는 허벅지 위에 올린 검은 화판을 붙잡고 있다. 금발의 긴 머리는 위로 틀어 올렸고, 몸을 살짝 구부린 채 생기 넘치고 강렬한 시선으로 우리를 응시하고 있다. 1917년 이 그림이 뉴욕 …
![절망 속에 피어난 영원의 세계[이은화의 미술시간]〈120〉](https://dimg.donga.com/a/296/167/95/2/wps/NEWS/IMAGE/2020/07/16/101991004.1.jpg)
머리가 벗어진 백발노인이 불 옆에 앉아 흐느끼고 있다. 얼마나 힘들고 고통스러운지 푹 숙인 얼굴을 가린 두 주먹 사이로 눈물이 쏟아져 내릴 것만 같다. 푸른색 작업복과 낡은 구두는 그가 짊어진 고단한 삶의 무게를 대변하는 듯하다. 빈센트 반 고흐가 죽기 석 달 전에 완성한 유화다.…
![총을 든 화가[이은화의 미술시간]〈119〉](https://dimg.donga.com/a/296/167/95/2/wps/NEWS/IMAGE/2020/07/09/101884524.1.jpg)
“1961년 난 아버지를 향해 총을 쐈어요. 내가 총을 쏘는 이유는 총 쏘기가 재밌고 나를 최고의 기분으로 만들어주기 때문이죠.” 아버지를 살해한 패륜아의 자백 글 같아 보이지만 사실은 ‘사격 회화’로 명성을 얻은 니키 드생팔이 한 말이다. 그녀는 왜 붓이 아닌 총을 든 걸까? 그 총…
![마케팅의 귀재[이은화의 미술시간]〈118〉](https://dimg.donga.com/a/296/167/95/2/wps/NEWS/IMAGE/2020/07/02/101781864.1.jpg)
‘부자들의 마지막 취미는 미술품 수집’이란 말이 있다. 세 번째 저택과 전용기, 요트까지 사고 나면 미술품 구입에 관심을 갖는다는 의미다. 예술에 대한 열정이든 박애정신이든 과시욕이나 투자 목적이든 거부들 중에는 미술품 수집가가 많은 것이 사실이다. 영국 미술가 데이미언 허스트는…
![전쟁의 리얼리즘[이은화의 미술시간]〈117〉](https://dimg.donga.com/a/296/167/95/2/wps/NEWS/IMAGE/2020/06/25/101676332.1.jpg)
독일 나치 시대에는 조국애를 고양하거나 전쟁을 미화한 예술은 장려됐지만, 반대로 전쟁의 비참함을 표현하거나 사회비판적 예술은 ‘퇴폐미술’로 규정돼 심한 탄압을 받았다. 나치 정권은 퇴폐미술을 정화한다는 명분 아래 독일 전역의 미술관에서 압수한 1만7000점의 미술품을 공개적으로 소각하…
![고야의 검은 그림[이은화의 미술시간]〈116〉](https://dimg.donga.com/a/296/167/95/2/wps/NEWS/IMAGE/2020/06/18/101561758.1.jpg)
충격적이고 역겨운 장면이다. 끔찍한 외모의 남자가 어린아이를 들고 먹어치우는 장면을 묘사한 이 그림. 18세기 스페인 미술의 대가 프란시스코 고야가 말년에 그린 대표작이다. 황제의 총애를 받던 궁정화가는 왜 이런 끔찍한 그림을 그린 걸까? 고야는 스페인의 수석 궁정화가로 부와 명성…
![미래세대에 대한 경의[이은화의 미술시간]〈115〉](https://dimg.donga.com/a/296/167/95/2/wps/NEWS/IMAGE/2020/06/11/101458194.1.jpg)
유럽 주요 도시의 광장에 가면 청동 기마상을 흔히 볼 수 있다. 대부분 강력한 황제나 전쟁 영웅을 기념하기 위해 세워진 것이다. 흔들 목마를 탄 아이를 표현한 이 청동상도 광장을 위해 만들어졌지만 전통적인 기마상과 완전히 다르다. 그렇다면 이 조각상은 무엇을 기념하기 위한 걸까? 작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