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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고르디아스의 매듭[이은화의 미술시간]〈92〉

    고르디아스의 매듭[이은화의 미술시간]〈92〉

    사람보다 큰 검은 쥐들이 원을 그리며 빙 둘러 서있다. 바깥쪽을 향해 몸을 세운 채 앞발을 치켜들고 있다. 앞으로 나가고자 하나 꼬리가 한데 묶여 있어 꼼짝할 수가 없다. 독일 조각가 카타리나 프리치의 ‘쥐 왕’은 강렬한 이미지와 압도적인 스케일로 1999년 베니스 비엔날레에서 큰 주…

    • 2020-0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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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단 한 사람[이은화의 미술시간]〈91〉

    단 한 사람[이은화의 미술시간]〈91〉

    12월에 병원을 찾는 우울증 환자가 더 늘어난다고 한다. 크리스마스나 연말 분위기를 즐기는 이들을 보며 외로움이나 상대적 박탈감을 느끼는 사람들이 많기 때문이다. 에드워드 호퍼의 ‘밤을 지새우는 사람들’은 도시민의 외로움과 고독의 절정을 보여준다. 그림은 야심한 밤 뉴욕 맨해튼 …

    • 2019-12-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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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귀 뚫은 성모[이은화의 미술시간]〈90〉

    귀 뚫은 성모[이은화의 미술시간]〈90〉

    르네상스 3대 미술 거장에 속하는 라파엘로는 성모를 그리는 데 탁월했다. 그의 그림 속 성모는 우아하면서도 인간적인 어머니의 모습이라 수세기가 지난 지금까지도 사랑받고 있다. ‘핑크 마돈나’ 역시 아기 예수를 무릎에 앉혀 놓고 놀아주는 자상한 어머니의 모습을 담고 있다. 그런데 성모의…

    • 2019-12-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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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거장의 조언[이은화의 미술시간]〈89〉

    거장의 조언[이은화의 미술시간]〈89〉

    영향력 있는 사람의 말은 누군가의 인생을 바꾸기도 한다. 19세기 미국 화가 차일드 하삼은 프랑스 유명 화가의 말 한마디에 도시 풍경을 그리는 화가가 됐다. 이 그림은 그가 처음으로 그린 도시 풍경화다. 도대체 프랑스 화가가 뭐라고 했기에 그는 이런 겨울 풍경화를 그린 걸까? 그…

    • 2019-12-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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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앵그르의 마지막 여성 초상화[이은화의 미술시간]〈88〉

    앵그르의 마지막 여성 초상화[이은화의 미술시간]〈88〉

    푸른 드레스를 입은 여성의 초상화다. 어깨가 훤히 드러나는 화려한 이브닝드레스, 금과 다이아몬드, 진주 등으로 장식한 값비싼 장신구들, 기품 있게 단장한 검은 머리, 금색 의자 위에 걸쳐 놓은 금색 자수의 숄 등 한눈에 봐도 파티나 무도회장에 가려는 차림인 듯하다. 그런데 여성의 표정…

    • 2019-1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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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타인의 고통[이은화의 미술시간]〈87〉

    타인의 고통[이은화의 미술시간]〈87〉

    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이카로스는 하늘을 날다 추락해 죽은 비운의 주인공이다. 발명가인 아버지와 함께 미궁에 갇혔다가 새의 깃털과 밀랍으로 만든 날개 덕에 탈출한다. 하지만 더 높이 날고 싶은 욕망에 아버지의 경고를 무시하고 태양 가까이 날다 밀랍이 녹아 바다로 떨어지고 만다. 비극적이…

    • 2019-1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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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눈속임 그림[이은화의 미술시간]〈86〉

    눈속임 그림[이은화의 미술시간]〈86〉

    덴마크의 코펜하겐 국립미술관에 가면 눈을 의심케 하는 특이한 그림 한 점을 만날 수 있다. 이곳의 대표 소장품 중 하나지만 아무도 이 그림의 앞면을 본 적이 없다. 항상 뒷면만 보여주기 때문이다. ‘그림이 왜 뒤집어져 있지? 아직 설치가 끝나지 않은 건가?’ 벽이 아닌 바닥에 놓인 그…

    • 2019-1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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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거울 보는 여자[이은화의 미술시간]〈85〉

    거울 보는 여자[이은화의 미술시간]〈85〉

    긴 웨이브 머리의 여성이 거울을 들여다보고 있다. 오른손엔 손거울을 들고 왼손으론 머리카락을 매만지고 있다. 피부는 창백할 정도로 희고 볼은 빨갛게 상기되었다. 조금은 지쳐 보이기도 하고 긴 생각에 잠긴 것도 같은 그녀는 누굴까? 화가는 왜 거울 보는 장면을 그린 걸까? 이 그림은…

    • 2019-1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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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0년 동안 그린 엄마[이은화의 미술시간]〈84〉

    10년 동안 그린 엄마[이은화의 미술시간]〈84〉

    엄마의 죽음보다 큰 상실의 고통이 있을까. 화가 아실 고르키는 청소년기에 엄마를 잃었다. 부모의 보살핌 대신 가난과 고난 속에서 자란 그는 화가가 된 후에야 엄마를 애도할 수 있었다. 이 그림은 행복했던 어린 시절의 자신과 엄마의 모습을 담고 있지만 왠지 우울해 보인다. 도대체 그의 …

    • 2019-1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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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명작의 재발견[이은화의 미술시간]〈83〉

    명작의 재발견[이은화의 미술시간]〈83〉

    요하네스 페르메이르는 렘브란트와 함께 17세기 네덜란드 미술을 대표하는 국민화가다. 하지만 19세기 중반까지만 해도 그는 역사에서 완전히 잊힌 화가였다. 사후 거의 200년 동안 전혀 알려지지 않았던 그는 어떻게 세계적인 화가로 재발견될 수 있었을까? 이 그림은 페르메이르가 남긴 …

    • 2019-1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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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마네와 스캔들[이은화의 미술시간]〈82〉

    마네와 스캔들[이은화의 미술시간]〈82〉

    스캔들은 유명인에겐 치명적이지만 무명인에겐 명성의 사다리가 되기도 한다. 19세기 프랑스 화가 에두아르 마네는 스캔들을 통해 명성을 얻었다. 인상주의의 주창자였지만 그 자신은 인상주의 전시회에 참여하지 않고 국가의 공식 전람회인 살롱전을 통해 인정받기를 원했다. 1667년 루이 …

    • 2019-1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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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명예를 건 소송[이은화의 미술시간]〈81〉

    명예를 건 소송[이은화의 미술시간]〈81〉

    명예를 얻는 데는 오랜 시간과 노력이 필요하지만 잃어버리는 건 한순간이다. 19세기 화가 제임스 애벗 맥닐 휘슬러는 자신의 훼손된 명예를 되찾기 위해 유명 평론가를 고소했다. 도대체 그에겐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 이 그림은 화가와 평론가 사이에 벌어진 가장 유명한 재판의 주인공…

    • 2019-1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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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민머리 남자의 슬픈 미소[이은화의 미술시간]〈80〉

    민머리 남자의 슬픈 미소[이은화의 미술시간]〈80〉

    민머리의 남자들이 활짝 웃고 있다. 초현실적인 핑크색 몸은 발가벗었고, 머리에는 종이로 된 생일파티 모자를 쓰고 있다. 과할 정도로 크게 벌린 입안은 완전히 까매서 하얀 치아들이 유난히 두드러져 보인다. 도대체 이들은 누구고 뭐 때문에 이리 크게 웃고 있는 걸까? 중국 작가 웨민쥔…

    • 2019-1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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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뒤러의 셀프 브랜딩[이은화의 미술시간]〈79〉

    뒤러의 셀프 브랜딩[이은화의 미술시간]〈79〉

    ‘셀프 브랜딩’의 시대다. 각종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는 자신을 알리기 위한 개성 넘치는 프로필 사진들이 넘친다. 16세기의 독일 화가 알브레히트 뒤러는 놀랍게도 현대의 셀프 브랜딩 개념을 알고 있었다. 그는 일찌감치 화가로서의 기량뿐 아니라 자신의 지위와 명성을 과시하는 자화상…

    • 2019-1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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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절규의 아이콘[이은화의 미술시간]〈78〉

    절규의 아이콘[이은화의 미술시간]〈78〉

    붉은 노을을 배경으로 해골 같은 사람이 두 귀를 틀어막고 비명을 지르는 모습. 여기까지만 설명해도 ‘아하’ 하고 단박에 떠오르는 그림이 있다. 바로 에드바르 뭉크의 ‘절규’다. 이 그림은 광고, 영화, TV, 현대미술 등에서 수없이 패러디되거나 복제되어 ‘절규의 아이콘’이 되었다. 이…

    • 2019-09-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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