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표 낸 이재명 재판 판사 “내가 사또도 아니고…하여간 난 자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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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4년 1월 10일 09시 2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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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지난달 8일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재판을 받기 위해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 도착해 법정으로 향하고 있다. 동아일보DB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지난달 8일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재판을 받기 위해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 도착해 법정으로 향하고 있다. 동아일보DB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공직선거법 위반 재판을 심리를 진행하다 돌연 사표를 제출한 서울중앙지법 강규태 부장판사가 대학 동기 단체 대화방에 ‘재판 고의 지연’ 등 자신을 향해 쏟아지는 의혹들을 해명하는 메시지를 올렸다.

최진녕 변호사는 9일 유튜브 채널 ‘이봉규TV’에 출연해 강 부장판사가 서강대 법학과 동기 단체 대화방에 올린 메시지 일부를 공개했다. 최 변호사는 강 부장판사와 1971년생 동갑내기로 서강대 법학과 90학번 동기이기도 하다. 그는 해당 대화방에 40여 명이 지인들이 있다고 전했다.

강 부장판사는 이날 대화방에 “어제 주요 일간지에 난대로 2월 19일 자로 명예퇴직을 합니다. 일반적인 판사들의 퇴직 시점을 조금 넘겼지만, 변호사로 사무실을 차려 새로운 삶을 살아보려고 합니다”라고 적었다.

이어 “상경한 지 30년이 넘었고, 지난 정권에 납부한 종부세가 얼만데, 결론을 단정 짓고, 출생지라는 하나의 단서로 사건 진행을 억지로 느리게 한다고 비난을 하니 참 답답합니다”라고 했다.

그러면서 “내가 조선시대 사또도 아니고 증인이 50명 이상인 사건을 어떻게 하라는 것인지 참 원. 하여간 이제는 자유를 얻었으니 자주 연락할 기회가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다들, 새해 건강하고 복 많이 받으세요”라고 말했다.

강 부장판사가 해당 글을 올리자 동기들은 ‘강 부장 고생했다’ 등의 덕담을 건넸다고 한다.

최 변호사는 이와 관련해 “본인의 고향(전남 해남)으로 오해받은 데 대한 서운함, 또 증인이 50명이나 되는 상황에서 ‘원님 재판’을 할 수는 없지 않느냐며 답답함을 토로한 것 같다”고 전했다.

강 부장판사는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4부 재판장으로 재직하면서 이 대표의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 사건의 심리를 진행해 왔다. 이 대표는 민주당 대선 후보 시절이던 2021년 12월 언론 인터뷰에서 김문기 성남도시개발공사 개발1처장에 대해 “재직할 때는 잘 몰랐다”고 밝혔다. 검찰은 해당 발언이 허위사실이라고 보고 이 대표를 2022년 9월 기소했다.

강 부장판사의 사표 제출로 법조계에서는 이 대표의 선거법 사건 선고가 더 지연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최재호 동아닷컴 기자 cjh122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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