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년 집권론’ 이해찬 “과반이냐 180석 먹느냐가 관건” 또 총선 낙관론

  • 동아일보
  • 입력 2023년 12월 7일 18시 4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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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해찬 더불어민주당 상임고문이 30일 오후 서울 종로구 조계사 전통문화예술공연장에서 열린 ‘장하리‘ 출판기념회에서 축사를 하고 있다. 2023.11.30/뉴스1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상임고문이 30일 오후 서울 종로구 조계사 전통문화예술공연장에서 열린 ‘장하리‘ 출판기념회에서 축사를 하고 있다. 2023.11.30/뉴스1
“(더불어민주당이) 단독 과반을 넘기느냐 아니면 지난 총선처럼 180석을 먹느냐가 관건이다.”

민주당 이해찬 전 대표가 6일 열린 당 행사에서 내년 총선 전망에 대해 이같이 말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논란이 되고 있다. 민주당 지도부는 10월 서울 강서구청장 보궐선거 압승 이후 내년 총선 결과를 낙관하는 발언을 자제해달라고 당내에 요청한 상태다. 민주당 지도부의 한 의원은 “이제 막 ‘윤석열 대통령 탄핵용 200석 확보’ 발언 후폭풍을 잠재웠는데 이 전 대표가 또 다시 ‘거만한 민주당’ 프레임을 부추긴 꼴”이라며 “총선을 앞두고 결코 도움이 안 된다”고 했다. 이 전 대표는 문재인 정부 시절 당 대표를 지내며 ‘20년 집권론’, ‘50년 집권론’ 등을 주장했다.

● 이해찬 “수도권 70개 먹으면 단독 과반”
이 전 대표는 6일 세종시에서 열린 민주당 세종시당 토크콘서트에서 내년 총선 전망을 묻는 질문에 “민주당이 1당을 뺏길 것 같지 않다”며 지난 총선과 같은 180석 이상 또는 단독 과반을 전망했다. 이 전 대표는 근거로 “지난 총선에서 수도권에서 103개를 먹었다”며 “(내년 총선에서) 그중에 50~60개만 먹어도 140개, 70개를 먹으면 154석이 된다”고 주장했다. 이어 “지난 선거에서 (지역구에서) 163곳을 이겼고 호남과 제주를 합쳐 30개를 이겼다”며 “전북 남원 1곳에서 무소속에 졌지만 이번에는 큰 변화가 없을 것 같아 30개 가까이 이길 것 같다”고 계산했다.

이 전 대표의 발언은 21대 총선 당시 민주당 계열 정당이 차지한 의석을 근거해 나온 계산으로 보인다. 당시 민주당 계열은 민주당 163석과 위성정당인 더불어시민당과 열린민주당이 각각 17석, 3석 등을 더해 183석을 확보했었다. 내년 총선에서 수도권에서 30석 가량을 잃어도 153석을 확보할 수 있다는 것. 여기에 이 전 대표가 언급한대로 당시 무소속 이용호 의원이 당선된 전북 남원·임실·순창군이나 부산경남(PK) 등에서 의석을 추가 확보할 경우 최소 154석을 차지할 수 있다는 취지로 해석된다.

● 당내 “‘상황’ 이해찬 영향력 커질 것”
이 전 대표는 2020년 8월 당 대표를 끝으로 정치 일선에서 물러났지만 여전히 당내에 영향력을 행사는 인물로 꼽힌다. 지난 대선 당내 경선에서 당시 비주류였던 이재명 대표가 승리할 수 있었던 데에는 ‘친이해찬계’ 의원들의 지원이 컸다는 게 당내 공통된 평가다. 조정식 사무총장, 김성환 인재위원회 간사 등 총선 국면에서 현재 당내 핵심 요직에 있는 의원들도 대부분 친이해찬계다.

이 때문에 내년 총선이 다가오면서 이 전 대표의 존재감이 더욱 커지고 있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한 초선 의원은 “지도부에 줄을 대기 위해 이 전 대표를 찾아가는 현역 의원들이 많다”며 “오죽하면 ‘상왕’(上王)으로 불리겠느냐”고 했다. 또 다른 중진 의원은 “현역 의원들뿐만 아니라 각 지역위원회 당원 교육 섭외로도 이 전 대표가 1순위”라고 했다.

이 전 대표의 발언이 현재 당 지도부의 인식을 반영하는 것이란 해석도 나온다. 실제로 당 지도부 내에서는 “당장 내일이 총선이라면 민주당이 150석은 차지할 수 있을 것”이란 이야기가 나오는 것으로 알려졌다.

일각에서는 이 전 대표의 ‘180석’ 발언이 2018년 이 전 대표의 ‘20년 집권론’과 묶여 더 큰 악재가 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이 전 대표는 2018년 당 전당대회 당시 “20년 집권하는 계획을 세워야 한다”고 했다가 논란이 됐다. 또 같은해 9월에는 “앞으로 민주당이 대통령 열 분은 더 당선시켜야 한다”며 ‘50년 집권론’도 주장했다. 하지만 이 전 대표의 말과 달리 민주당은 결국 5년 만에 정권을 국민의힘에 넘겨줬다.

강성휘 기자 yol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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