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위성 발사 뒤 나흘간 3차례 관제소 들러… ‘정상 작동’ 선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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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3년 11월 26일 13시 2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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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북한 노동당 총비서가 지난 24일 국가항공우주기술총국 평양종합관제소를 찾았다. (평양 노동신문=뉴스1)
김정은 북한 노동당 총비서가 지난 24일 국가항공우주기술총국 평양종합관제소를 찾았다. (평양 노동신문=뉴스1)

김정은 북한 노동당 총비서가 지난 21일 정찰위성 발사 이후 22~25일 나흘간 3차례나 관제소를 찾아 이 위성이 촬영해 보내온 한반도 일대 사진을 점검했다고 북한 측이 밝혔다. 그러나 북한 측은 아직 이 위성으로 촬영한 사진은 공개하지 않고 있다.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에 따르면 김 총비서는 25일에도 국가항공우주기술총국 평양종합관제소를 또다시 찾았다.

김 총비서는 이 자리에서 정찰위성 ‘만리경-1호’가 이날 오전 보내온 경남 창원시 진해구 및 부산, 울산, 경북 포항, 대구, 강원도 강릉 등 남측 ‘중요 표적 지역’ 사진을 살펴봤다.

또 당시 부산에 정박 중이던 미국 해군의 핵추진 항공모함 ‘칼 빈슨’과 미 하와이 진주만의 해군기지 일대를 촬영한 위성사진도 김 총비서에게 보고됐다고 한다. 그러나 만리경-1호를 이용해 촬영했다는 각 지역의 위성사진은 이번에도 북한 매체에 공개되지 않았다.

아울러 김 총비서는 “정찰위성에 대한 세밀 조정 사업을 성과적으로 진행하고 있는 직원들의 수고를 치하하고 격려해줬다”고 노동신문이 전했다.

북한은 앞서 21일 오후 10시42분쯤 평안북도 철산군 동창리 소재 서해위성발사장에서 ‘만리경-1호’를 탑재한 ‘천리마-1형’ 로켓을 쏴 올렸다.

만리경-1호는 이후 고도 500여㎞ 상공의 지구 주위 궤도에 진입하는 데 성공했고, 현재 초속 7.61㎞의 속도로 궤도를 돌고 있다. 만리경-1호가 궤도를 1바퀴 도는 데는 약 95분 정도가 걸린다.

북한 매체 보도를 보면 김 총비서는 만리경-1호 발사 뒤 채 12시간도 지나지 않은 22일 오전 10시쯤 평양종합관제소를 방문했고, 이후 24·25일에도 이곳을 다녀갔다.

특히 김 총비서는 22일엔 만리경-1호가 태평양의 미국령 괌 소재 미군기지 일대를 촬영한 위성사진을, 그리고 24일엔 전남 목표와 전북 군산, 경기도 평택, 서울 등지의 주요 시설 및 군 기지 등을 촬영한 사진을 봤다고 한다.

북한은은 특히 이 위성이 24일 오전 10시15~27분엔 한반도 상공을, 그리고 25일 오전 5시14분22초엔 미 하와이 상공을 통과했다고 밝혔다.

북한이 만리경-1호로 촬영한 주요 지역 사진이 정상적으로 송수신되고 있다고 선전하면서도 실제 사진 공개를 자제하고 있는 건 이를 통해 자신들의 정찰 역량이나 장비 기술 등이 한미에 노출될 수 있단 우려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이 같은 사실은 ‘북한 위성의 정상 작동 여부를 장담할 수 없다’고 지적하는 근거 가운데 하나가 되기도 한다.

북한은 작년 12월 정찰위성 성능 시험을 위한 ‘최종단계 중요 시험’을 했다며 서울·인천 일대를 고공에서 촬영한 사진을 공개했을 땐 촬영장비의 성능이 ‘20m 분해능’ 수준이라고 밝혔다. 즉, 지상의 20m 크기 물체까지 식별해낼 수 있다는 뜻이다.

아울러 북한의 올 5월 첫 정찰위성 발사 시도 땐 가로·세로 크기 3m 정도의 물체까지 식별해낼 수 있는 카메라 등 장비가 탑재됐던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그러나 관계당국과 전문가들은 위성에 탑재된 카메라 등 장비가 지상의 가로·세로 1m 크기 이하 물체까지 식별할 수 있는 이른바 ‘서브미터급’은 돼야 “군사적 효용성이 있다”고 지적한다.

이런 가운데 우리 군과 정보당국은 미국 측과 공조해 북한이 쏴 올린 만리경-1호의 정상 작동 여부를 판단하기 위한 분석 작업을 진행 중이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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