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일 우주발사체 실험때 서해 낙하
1차 발사 실패 3개월만에 재발사
기술적 진전 파악 막기 위한 듯
軍, 어청도 서쪽 해역서 인양작업
북한이 24일 2차 발사에 나섰다가 실패한 ‘천리마-1형’을 구성하는 3단 로켓 중 가장 먼저 분리돼 낙하한 1단 로켓이 상공에서 40여 개의 파편으로 조각난 것이 우리 군 레이더에 포착됐다. 천리마-1형은 북한이 정찰위성 운반용이라고 주장하는 우주발사체다.
1단 로켓이 40여 개의 파편으로 조각난 것과 관련해 군 당국은 북한이 의도적으로 자폭시켰을 가능성도 염두에 두는 것으로 전해졌다. 1단 로켓 잔해물을 우리 군이 인양해 기술적 진전 수준 등을 파악하는 일을 막기 위해 자폭시켰을 수 있다는 것. 앞서 북한이 실패한 5월 31일 1차 발사 때도 1단 분리 직후 2, 3단과 위성 탑재부 등이 엔진 이상으로 추락하면서 180여 개로 분리됐는데 이때도 자폭 장치 사용 가능성이 제기된 바 있다.
● 발사체에 자폭 장치 설치 가능성
27일 복수의 정부 소식통에 따르면 24일 오전 3시 50분경 평안북도 동창리 서해 위성발사장에서 발사된 천리마-1형은 백령도 서쪽 33km 상공 등을 거쳐 남쪽으로 날아가다 1단 로켓이 분리됐다. 1단 로켓은 어청도(전북 군산시) 서쪽 약 200km 공해상에 낙하한 것으로 알려졌다. 우리 군 탐지 자산인 레이더에 한 덩어리로 낙하하던 물체가 순식간에 40여 개 파편으로 분산되는 모습이 포착됐다.
소식통은 “40여 개 중엔 기술적으로 의미가 거의 없는 조각이 많겠지만 북한이 5월 1차 발사 이후 약 3개월이란 단시간 내 어떤 기술적 진전을 이뤘는지 분석할 만한 엔진 등 유의미한 부품이 있을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해군 함정 등은 1단 로켓이 낙하한 어청도 서쪽 해역에서 인양을 위한 잔해물 식별 작전을 실시하고 있다. 다만 27일 현재까진 유의미한 잔해물은 발견하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1차 발사 당시 우리 군은 로켓 추락 해역인 어청도 서쪽 공해상에서 1시간여 만에 수면 위로 떠오른 2단 로켓을 식별한 뒤 약 보름 만에 온전한 형태로 인양했다. 위성체 주요 부분 등도 추가로 발견해 발사체 성능 등을 정밀 분석했다.
군 당국은 한 덩어리로 낙하하던 1단이 갑자기 40여 개로 조각난 것을 두고 북한이 자폭 장치를 설치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보는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2016년 또 다른 우주발사체 광명성호를 발사했을 당시에도 북한은 1단을 의도적으로 폭발시켰다.
김승조 전 한국항공우주연구원 원장은 “이번처럼 1단이 분리된 뒤 남은 2, 3단과 위성 탑재부가 결합된 로켓이 계속 비행하는 경우 1단은 100km 이상 대기권 밖으로 나갔다가 낙하하는 것이 아니어서 공중에서 파손될 만큼의 공기 저항 등 충격은 받지 않는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북한이 무선으로 신호를 보내는 방식으로 1단을 인위적으로 폭파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했다.
● 中, 서해 공해상 우리 군 작전 진행 상황 감시
군 당국은 1단 분리 이후 페어링(위성보호덮개)이 낙하한 제주 서쪽 공해상에서도 인양 작전을 진행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잔해물 식별 작전이 진행 중인 서해 공해상 등에는 중국 함정도 투입돼 우리 군의 작전 진행 상황 등을 감시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1차 발사 당시에도 중국은 함정을 보내 우리 군 활동을 주시했다. 다른 정부 소식통은 “중국이 인양 작전에 직접 나선 상황은 아니다”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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