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술핵 탑재 가능’ 北미사일 550km 비행… 南향하면 美핵잠 입항한 부산기지 타격

  • 동아일보
  • 입력 2023년 7월 2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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軍 “美핵전력 겨냥 강대강 도발”

북한이 19일 새벽에 벌인 단거리탄도미사일(SRBM) 도발은 전날(18일) 42년 만에 한반도에 전개된 미 해군의 전략핵잠수함 켄터키함(SSBN-737)을 겨냥한 ‘맞불 무력시위’로 한미 당국은 보고 있다. 북한이 오전 3시 30∼46분경 평양 순안 일대에서 10여 분 간격으로 쏜 탄도미사일 2발은 50km 안팎의 고도로 약 550km를 날아가 함경북도 무수단리 앞바다의 알섬(바위섬) 인근에 떨어졌다. 알섬은 북한 미사일의 주요 시험표적 장소다. 오전 6시 이전 새벽 시간대 북한의 탄도미사일 발사는 올해 들어 처음이다.

미국 오하이오급 전략핵잠수함 켄터키함
미국 오하이오급 전략핵잠수함 켄터키함
발사 방향을 남쪽으로 틀면 켄터키함이 입항한 부산 남구 용호동 해군 부산작전기지에 정확히 닿는다. 군 관계자는 “사거리를 최대한 정확하게 계산해 쏜 것”이라고 말했다. 한미 핵협의그룹(NCG) 회의 첫날에 맞춰 입항한 미국의 최강 핵전력을 정조준한 ‘강 대 강’ 도발이라는 얘기다.

북한판 이스칸데르 KN-23
북한판 이스칸데르 KN-23
특히 북한이 쏜 미사일은 하강 단계에서 급상승하는 변칙 기동 정황이 포착된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판 이스칸데르(KN-23)’의 전형적인 비행 특성이다. KN-23은 북한이 3월에 공개한 ‘화산-31형’ 전술핵탄두를 장착할 수 있다. 군 당국자는 “유사시 한미 요격망을 돌파해 미 확장억제 전력과 전개 통로를 전술핵무기로 초토화하겠다는 저의를 드러낸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북한은 올 3월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참관한 가운데 KN-23을 잇달아 쏴 모형 핵탄두를 800m, 500m 상공에서 공중 폭발시키는 시험을 한 뒤 ‘핵 방아쇠’(핵무기 지휘통제 체계)를 검증했다고 밝힌 바 있다. 당시 김 위원장은 딸 주애와 훈련을 참관한 뒤 “언제든 적이 두려워하게 신속하고 정확히 가동할 수 있는 핵 공격 태세를 완비하라”고 지시했다.

북한은 그간 미국의 핵추진 항공모함이나 전략폭격기의 한반도 전개에 맞춰 미사일 도발을 강행한 바 있다. 이날 전술핵무기 탑재가 가능한 KN-23을 발사한 것은 수백 발의 핵탄두를 실은 미국의 전략핵잠수함도 북한의 ‘핵공격 타깃’에서 예외일 수 없다는 위협으로 군 당국은 보고 있다. 이례적으로 새벽 시간대를 노린 것도 기습 타격 위협을 극대화한 의도로 풀이된다.

군 관계자는 “미 확장억제 수위가 높아질수록 북한도 더 대범하고 강도 높은 도발에 나서는 ‘강 대 강’ 국면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한미는 북한이 전승절이라고 주장하는 정전협정일(27일)을 전후해 추가 도발에 나설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관련 동향을 주시하고 있다.


윤상호 군사전문기자 ysh1005@donga.com
손효주 기자 hjson@donga.com
#전술핵 탑재 가능#北미사일#550km 비행#부산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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