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민식 “구국영웅에 친일 낙인… 미래세대에 물려줄 모습 아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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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3년 7월 7일 16시 2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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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민식 국가보훈부 장관. 2023.7.5. 뉴스1
박민식 국가보훈부 장관. 2023.7.5. 뉴스1
박민식 국가보훈부 장관이 “대한민국을 침략한 원흉에겐 훈장을 주려 하고, 반대로 구한 영웅에겐 친일파 낙인을 찍어 모욕하는 게 우리 미래세대에게 물려줄 대한민국의 모습은 아니다”고 7일 밝혔다.

박 장관은 고(故) 백선엽 장군 명예회복 작업에 관한 사회 일각의 비판과 관련, 이날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백선엽은 6·25(한국전쟁) 최대 격전지였던 다부동 등 여러 전투를 승리로 이끈 주역이다. 22살에 간도 특설대에 복무했다는 것뿐 독립군과 싸운 기록도 없다”며 이같이 주장했다. 박 장관은 “그런 그에게 누가 함부로 침을 뱉는단 말이냐”고 반문했다.

박 장관은 “그가 6·25전쟁에서 결정적 순간 전세를 역전시킨 구국의 영웅이었음은 함께 전장에서 싸운 미군들이 먼저 머리 숙여 증명하고 있다”며 “(그러나) 자유민주주의 대한민국을 지켜냈던 그에게 머리를 숙이기보다 ‘친일파’란 모욕을 주는데 앞장서는 게 그동안 대한민국의 현실이었다”고 지적했다.

그는 “보훈부 장관으로서 백 장군 명예회복에 앞장서는 이유는 다른 게 아니다”며 “자유민주주의 대한민국을 후세에게 제대로 물려주기 위해 우리가 어떤 기준을 세우느냐가 지금 중요한 순간”이라고 강조했다.

보훈부는 국립묘지에 안장된 백 장군 등 ‘호국영웅’ 12명의 안장 기록에 기재된 ‘친일반민족행위자’ 문구를 삭제하는 작업을 추진하고 있다. 해당 문구는 문재인 정부 시절인 2019년 3월 당시 국가보훈처(현 보훈부가)가 백 장군 등이 ‘친일반민족행위진상규명회’가 작성한 친일파 명단에 포함돼 있단 이유만으로 사회적 공론화나 법적 절차 없이 삽입한 것이란 판단에서다.

경북 칠곡군 다부동전적기념관의 고(故) 백선엽 장군 동상. 2023.7.5. 뉴스1
경북 칠곡군 다부동전적기념관의 고(故) 백선엽 장군 동상. 2023.7.5. 뉴스1
박 장관은 전임 문재인 정부 시기 친북 또는 사회주의계 인사들에 대한 독립유공자 포상을 추진했던 데 대해서도 강한 반감을 표시했다.

박 장관은 “문재인 전 대통령은 김원봉에게 ‘마음속으로나마 최고의 독립유공자 훈장을 달아주고 싶다’고 했다. 2018년 현충일엔 김원봉의 조선의용대를 직접 언급하며 ‘국군 창설의 뿌리’라고 밝혔다”며 “(그러나) 김원봉은 (북한) 김일성 정권에서 국가검열상과 노동상에 오른 최고위 장관이자, 6·25 때 김일성의 최측근으로서 우리 국민 수백만명의 가슴에 총부리를 겨눈 공으로 훈장까지 받은 자”라고 지적했다.

그는 “역사는 김원봉이 북한 정권의 수립과 6·25 남침에 크게 기여했음을 분명히 말해준다”며 “그런 점에서 오히려 그는 북한군 창설의 뿌리”라고 언급하기도 했다. 김원봉은 일제강점기 의열단을 이끈데다 광복군 부사령관으로서 독립운동에 참여한 이력이 있긴 하나, 1945년 광복 뒤 월북해 북한 최고인민회의 제1기 대의원을 지내는 등 김일성 정권 수립에 역할을 했다.

그러나 문재인 정부 시기 보훈처 내에 설치됐던 ‘보훈혁신위원회’는 “3·1운동 100주년(2019년)을 맞아 김원봉 등 마땅히 독립유공자가 될 사람들에게 적절한 포상을 해 국가적 자부심을 고양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한다”는 등의 권고안을 내놨던 것으로 파악됐다.

당시 보훈처도 “광복 후 사회주의 활동을 했더라도 북한 정권 수립에 참여하거나 적극 동조한 게 아니면 사안별로 판단해 검토한다”는 내용으로 독립유공자 포상 관련 규정을 수정했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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