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건강보험 본전 뽑자”…中 SNS에서 공유되는 ‘꿀팁’

  • 동아닷컴
  • 입력 2023년 6월 23일 18시 1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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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인 여성이 한국에 체류하는 중국인들을 대상으로 외국인 건강보험 본전 뽑는 방법을 올렸다. 비리비리’(bilibili) 영상 캡처
중국인 여성이 한국에 체류하는 중국인들을 대상으로 외국인 건강보험 본전 뽑는 방법을 올렸다. 비리비리’(bilibili) 영상 캡처

한국 외국인 건강보험 가입국 중 유일하게 중국이 적자를 기록한 가운데 중국의 SNS상에서 한국에 거주하는 중국인들을 대상으로 ‘한국 건강보험 본전 뽑는 방법’을 공유하는 영상과 콘텐츠들이 올라오는 경우가 포착됐다.

23일 중국의 SNS인 바이두 등 중국 온라인 사이트에서 ‘한국국민보험(民保)’이나 ‘하오양마오(羊毛)’ 등을 검색하면 한국이 시행 중인 외국인 국민건강보험 가입 방법부터 이용 팁, 병원 정보 등에 대한 영상, 콘텐츠들이 나오는 것이 확인됐다.

‘하오양마오’는 중국어로 ‘양털 뽑기’라는 의미로 중국인들이 실생활에서 판촉행사나 쿠폰 등 해택들을 잘 활용해 돈을 아끼는 행위를 뜻한다.

중국판 유튜브 ‘비리비리’(bilibili)에는 지난해 3월 ‘한국 국민 보험 양털 뽑기 알려드려요’라는 제목의 영상을 여성 A 씨가 올려 한국 외국인 건강보험 본전 뽑는 법을 공유했다.

A 씨는 △한국에서 검진 자격을 확인하고 2년에 한 번 무료 건강검진을 챙겨 받기 △스케일링, 사랑니 발치와 같은 치과 의료행위 이후 보험 청구 △한의원 이용하기 △3차 병원에 진료 의뢰서 챙겨가기 등의 건강보험 본전 뽑는 방법들을 영상을 통해 설명했다.

특히 A 씨는 해당 영상에서 경기도의 한 치과에서 스케일링과 발치 치료를 받은 사실을 언급했다. 그는 관련 영수증을 공개하며 “다 합해서 3만8500원밖에 들지 않았다. 너무 싸지 않냐”며 “한국 한의원에서 침을 맞거나, 부항을 뜨고 물리치료를 받아도 건보 혜택으로 싸게 누릴 수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이외에도 중국판 인스타그램인 ‘샤오홍슈’에는 중국으로 귀국한 후 한국의 외국인 건강보험을 환불하는 방법이나 매달 납부하는 보험료로 수익률을 200%까지 만들 수 있는 방법 등을 공유한 계정도 있었다.

중국인 여성이 한국에서 치료받고 올린 영수증. 비리비리’(bilibili) 영상 캡처
중국인 여성이 한국에서 치료받고 올린 영수증. 비리비리’(bilibili) 영상 캡처

중국 누리꾼들은 ‘한국 유학’이라는 해시태그를 달고 서울 시내에서 무료 진료가 가능한 병원 명단을 공유하기도 했다. 이들이 공유한 병원목록은 국내 취약 계층이나 건보에 가입하지 못한 외국인 이주민 노동자를 위한 봉사단체나 무료 진료소로 알려졌다.

서정숙 국민의힘 의원실에 따르면 2018~2021년까지 4년 동안 중국인 가입자의 건강보험 누적 적자 규모는 2844억 원으로 파악됐다. 한국 건강보험 외국인 가입자 상위 20국 중 건강보험 적자를 기록한 경우는 중국이 유일하다.

일각에서는 이같은 건강보험 적자의 원인을 중국 국적자에 대한 넓은 건보 혜택 범위로 보고 있다. 국내에 체류하고 있는 중국인은 직장 가입자의 경우 아내와 자녀는 물론 부모와 형제자매, 장인·장모까지 피부양자로 가입할 수 있다. 거주 기간이나 영주권과 상관없이 한국인과 동일한 건강보험 혜택을 받으며 지역 가입자와 그 가족은 6개월 이상 거주해야 건강보험 혜택을 받을 수 있다.

반면 중국에서 직장을 다니는 한국인은 중국 건강보험에 가입할 수 있지만, 부인과 자녀 같은 가족들은 영주권이 없으면 별도의 민간 보험을 가입해야 해서 불공정 논란이 제기된 바 있다.

이와 관련해 지난 20일 국민의힘 김기현 대표는 국회 교섭단체 대표 연설 도중 “중국에 있는 우리 국민이 등록할 수 있는 건강보험 피부양자 범위에 비해, 우리나라에 있는 중국인이 등록 가능한 건강보험 피부양자의 범위가 훨씬 넓다”며 “부당하고 불공평하다”고 말한 바 있다.

최재호 동아닷컴 기자 cjh122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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