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주최 엑스포 리셉션, 예상의 2배 참석… 尹, 회원국 일일이 설득

  • 동아일보
  • 입력 2023년 6월 21일 23시 0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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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과 부인 김건희 여사가 21일(현지시간) 파리 인근 이시레물리노 팔레 데 스포 로베로 샤팡티에 스포츠센터에서 열린 2030 부산세계박람회 공식 리셉션에 참석하고 있다. 2023.06.21. 뉴시스
윤석열 대통령과 부인 김건희 여사가 21일(현지시간) 파리 인근 이시레물리노 팔레 데 스포 로베로 샤팡티에 스포츠센터에서 열린 2030 부산세계박람회 공식 리셉션에 참석하고 있다. 2023.06.21. 뉴시스
윤석열 대통령이 21일(현지 시간) 프랑스 파리에서 ‘2030 부산 세계박람회(엑스포)’ 유치를 위해 주최한 공식 리셉션에서 “이 자리에 배터리와 반도체를 비롯한 한국의 첨단 산업을 이끄는 주요 기업들이 함께 자리하고 있다”며 “기술혁신을 주도하는 세계 각지의 민간 기업들이 부산에서 새 비즈니스를 창출하고 더욱 자유롭게 교류하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전날 국제박람회기구(BIE) 제172차 총회에서 경쟁 프레젠테이션(PT) 연사로 직접 나서 ‘부산 이니셔티브’를 강조했던 윤 대통령이 리셉션에 함께 한 한국 기업들의 글로벌 경쟁력을 강조하며 엑스포 유치의 당위성을 BIE 179개국 대표단에 강조한 것. 이날 윤 대통령과 부인 김건희 여사는 리셉션장을 돌아다니며 BIE 회원국 대표단들과 직접 만나 유치 의지를 전했다.

● 尹 “디지털 첨단 엑스포 만들 것”
윤석열 대통령이 21일(현지시간) 파리 인근 이시레물리노 팔레 데 스포 로베로 샤팡티에 스포츠센터에서 열린 2030 부산세계박람회 공식 리셉션에서 환영사를 하던 중 박수를 치고 있다. 2023.06.21. 뉴시스
윤석열 대통령이 21일(현지시간) 파리 인근 이시레물리노 팔레 데 스포 로베로 샤팡티에 스포츠센터에서 열린 2030 부산세계박람회 공식 리셉션에서 환영사를 하던 중 박수를 치고 있다. 2023.06.21. 뉴시스
윤 대통령은 이날 오후 파리 인근 이시레물리노 스포츠센터에서 개최된 공식 리셉션에서 “한국은 부산엑스포를 디지털 첨단 엑스포로 만들어 갈 것”이라며 “글로벌 시장을 확대하고, 더 높은 경제적․사회적 가치를 만드는 엑스포의 비전을 부산에서 이어가겠다”고 강조했다. 이어 “부산 엑스포에서 잉태되는 새로운 기술과 아이디어는 인류의 지속가능한 발전, 국제사회의 번영에 기여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공식 리셉션은 11월 엑스포 개최국 결정 투표까지 BIE 전체 회원국 대표단을 상대로 후보국이 단 한 번 진행할 수 있는 핵심 행사다. 전날 경쟁 PT 첫 번째 연사로 나서 세계적 히트곡인 ‘강남스타일’의 트레이드마크인 ‘말춤’ 제스처를 선보였던 가수 싸이가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과 포옹하는 장면도 보였다. 리셉션에는 불고기 샌드위치 등 퓨전 한식과 떡, 동그랑 땡, 막걸리와 매실주, 소주칵테일 등 한국 주류가 준비됐다.

리셉션은 올해 1월 스위스 다보스에서 엑스포 유치를 위해 열렸던 ‘2023 다보스 코리아 나이트’와 같이 스탠딩 형태로 진행됐다. 예상 인원(200여 명)을 훌쩍 넘는 400여 명이 몰렸다. 4대 그룹 총수들을 비롯한 주요 기업인들도 리셉션에 총출동했다. 이재용 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대한상공회의소 회장),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 구광모 ㈜LG 대표 등 4대 그룹 총수 외 김동관 한화그룹 부회장,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 조현상 효성그룹 부회장 등 19명의 기업인 모두 리셉션에 참석해 유치전에 힘을 보탰다.

● “한국 선전에 사우디 지지국들 고민”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과 최태원 SK그룹 회장 겸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이 21일(현지시간) 파리 인근 이시레물리노 팔레 데 스포 로베로 샤팡티에 스포츠센터에서 열린 2030 부산세계박람회 공식 리셉션에서 최 회장의 목발을 들고 대화하고 있다. 2023.06.21. 뉴시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과 최태원 SK그룹 회장 겸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이 21일(현지시간) 파리 인근 이시레물리노 팔레 데 스포 로베로 샤팡티에 스포츠센터에서 열린 2030 부산세계박람회 공식 리셉션에서 최 회장의 목발을 들고 대화하고 있다. 2023.06.21. 뉴시스
정부는 4월 BIE 실사단의 방한과 4차 PT를 기점으로 회원국들의 표심이 요동치고 있다고 보고 있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본격적인 유치전이 시작되기 전 이미 사우디에 지지 의사를 표명한 나라가 여럿”이라면서도 “한국과의 관계를 중시하는 나라들이 고민에 빠져 있고 11월 투표가 1차 투표 한 번에 끝난다는 보장이 없기 때문에 지지세를 확대하는 데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고 말했다.

민관이 힘을 합해 전력투구한 PT를 두고 호평이 나오면서 이 같은 기대를 더하고 있다. 엑스포 민간유치위원장인 최태원 회장은 20일 PT가 끝난 뒤 언론 인터뷰에서 “형식과 내용에서 우리가 상당히 우위에 섰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엑스포 유치 가능성에 대해 “해 올게요”라고 답하기도 했다. 정의선 회장도 “한국과 부산에 대해 아주 잘 표현이 됐다. 다른 나라도 잘했지만 한국이 잘한 것 같다”고 말했다. 야당인 더불어민주당 우원식 의원도 이날 “잘한 것은 잘했다고 해야 한다. 부산만이 가지고 있는 장점을 잘 설명한 것 같다”고 평가했다.

사우디는 한국의 총력전에 촉각을 곤두세우는 기류다. 무함마드 빈 살만 왕세자는 윤 대통령의 4차 PT 참석 일정이 알려진 뒤 예정에 없던 파리행을 결정하고, 19일 파리에서 열린 사우디 주최 공식 리셉션에 참석했다.

● 尹 “디지털 질서 규범 국제기구 필요”
리셉션에 앞서 윤 대통령은 이날 오전 파리 소르본대학에서 열린 ‘파리 디지털비전포럼’에 참석했다. 윤 대통령은 소설 ‘개미’로 유명한 소설가 베르나르 베르베르, 한국계인 플뢰르 펠르랭 전 프랑스 문화부 장관(현 코렐리아캐피털 대표), 세계적인 철학자 마르쿠스 가브리엘 파리1대학 교수를 비롯한 석학 및 기업인들과 국제 디지털 질서에 대해 논의했다.

윤 대통령은 디지털 기술이 인류의 진보에 기여하는 방향으로 발전하도록 디지털 질서 규범을 제정해야 한다는 이른바 ‘파리 이니셔티브’를 제안했다. 그는 “디지털 윤리 규범 제정을 위한 국제기구 설립은 우리가 함께 만들어 가야 할 미래를 위해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일”이라며 “국제적 합의 도출을 위해서는 유엔 산하에서 주도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신규진 기자 newjin@donga.com
곽도영 기자 now@donga.com
파리=전주영 기자 aimhigh@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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