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미사일 도발 직전 해안포문 열었다… 추가 도발 나서나

2020년 6월 17일 인천 옹진군 연평도 망향전망대에서 바라본 북한 장재도 인근 해안에 포진지가 개방돼 있다. 2020.6.17/뉴스1 ⓒ News1

북한이 최근 서해 북방한계선(NLL) 일대 해안포문을 일부 개방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에 다음주 예정된 한미 연합연습 ‘자유의 방패’(FS·프리덤실드)을 겨냥한 도발 가능성이 제기된다.

10일 군 소식통에 따르면 북한은 지난 8일부터 서북도서 이북 해안포문을 개방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이 실전 운용 중인 해안포는 200여개 가운데 수십여개 포문이 개방된 것으로 전해졌다.

우리 군 당국은 북한 해안포의 개방 여부와 목적 등을 분석하고 있다. 북한은 훈련 목적이 아니더라도 습기 제거를 위한 환기나 점검 차원에서도 해안포를 개방했을 가능성이 있다.

군 관계자는 “실시간으로 개방 등 (상황을) 보고 있다”고 전했다. 다만 군 관계자는 “100문이 개방됐단 보도는 사실이 아니다”고 밝혔다.

북한은 해안포 개방 직후인 9일엔 남포의 한 호수 인근에서 서해 방향으로 근거리탄도미사일(CRBM) 6발을 동시에 발사했다.

김정은 북한 노동당 총비서가 9일 서부지구 화성포병부대를 찾아 탄도미사일 발사 훈련을 현지지도 했다고 10일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이 보도했다. (평양 노동신문=뉴스1)

이에 대해 우리 군 합동참모본부 관계자는 “FS 관련 무력시위 효과를 의도적으로 보인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해안포문 개방과는 직접 관련이 없는 것으로 평가했다.

북한의 해안포 개방은 명백한 ‘9·19남북군사합의’ 위반이다. ‘9·19합의’ 제1조2항엔 “해안포와 함포의 포구·포신 덮개 설치 및 포문 폐쇄 조치를 취하기로 했다”고 명시돼 있다.

그러나 북한은 2020년 9월 ‘서해 공무원 피격사건’이나 같은 해 6월 개성 남북공동연락사무소 폭파 등 중대 도발 때마다 해안포 개방 규모를 늘리며 군사적 긴장감을 높여왔다.

군 당국은 북한이 이달 13일 중국 최대 연례 정치 행사 ‘양회’(兩會) 폐막 이후 FS에 대응한 본격적인 무력시위에 나설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다음주 한일정상회담이나 4월 한미정상회담, 5월 일본 히로시마(廣島)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 등도 주요 도발 계기로 꼽힌다.

군 관계자는 해안포 외에 북한의 무인기·잠수함 등의 이상 징후에 대해선 “(북한군은) 일상적인 동계훈련을 실시하고 있다”며 “여러 가지가 있으나 설명할 사안은 없다”고 말했다.

(서울=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