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살 공무원 유족 “대통령기록물 공개 안되면 文 고발”…민주 “TF통해 대응”

  • 동아일보
  • 입력 2022년 6월 27일 20시 2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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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서해상에서 북한군에 사살된 해양수산부 공무원 이대준씨의 형 이래진 씨(왼쪽)와 유족의 법률대리인 김기윤 변호사가 27일 오전 더불어민주당 우상호 비대위원장과의 면담을 위해 당대표실로 들어가고있다. 사진공동취재단
2020년 서해상에서 북한군에 사살된 해양수산부 공무원 이대준씨의 형 이래진 씨(왼쪽)와 유족의 법률대리인 김기윤 변호사가 27일 오전 더불어민주당 우상호 비대위원장과의 면담을 위해 당대표실로 들어가고있다. 사진공동취재단
‘서해 공무원 피살 사건’ 피해자 공무원 이대준 씨(사망 당시 46세)의 유족이 27일 더불어민주당 우상호 위원장을 찾아가 사건 관련 대통령기록물 공개를 당론으로 채택할 것을 요구했다. 유족 측은 민주당이 기록물 공개에 협조하지 않으면 문재인 전 대통령을 형사고발하겠다고 압박했다.

이 씨의 형 이래진 씨와 유족 대리인인 김기윤 변호사는 이날 오전 국회 민주당 대표실에서 우 위원장을 만나 대통령 기록물 공개를 다음달 4일까지 당론으로 채택한 뒤 다음달 13일까지 국회 의결할 것을 요구했다. 김 변호사는 면담 후 기자들과 만나 “그렇지(당론으로 채택하지) 않으면 문 전 대통령에 대한 형사고발을 확정할 것이라 밝혔다”고 말했다. 유족 측이 이날 요청한 자료는 2020년 9월 23일 국가안전보장회의(NSC) 회의록 및 회의실에 참석한 자들을 파악할 수 있는 자료와 2020년 9월22일 청와대 민정수석실에 근무한 행정관 명단 또는 이름이 포함된 자료, 당시 청와대가 국방부·해양경찰청 등으로부터 보고 받고 지시한 관련 서류 등 3가지다.

최근 육군 대장 출신 김병주 의원을 필두로 관련 태스크포스(TF)를 꾸린 민주당은 “TF를 통해 대응하겠다”는 원론적인 입장을 내놨다.

이날 유족 측은 민주당 지도부와 날 선 설전도 벌였다. 김 변호사는 “공개 회의를 하자고 제안했는데 우 비대위원장이 ‘언론 플레이를 하지 마라’고 했다”며 “제가 황당해서 ‘유족이 이렇게 브리핑하는 게 언론 플레이’냐고 따졌다”고 성토했다.

이에 대해 우 위원장은 면담 후 기자들과 만나 “(유족 측이) 왜 언론을 부르지 않느냐고 소리를 지르기에 ‘왜 소리 지르시냐. 언론 플레이 하려고 하시는 거냐’라고 한 마디 한 것”이라며 “언론플레이라는 말을 쓴다고 화를 내시기에 묵묵히 들었다. 유족이 원하는 바를 청취하는 게 목적이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조오섭 대변인은 “의도와 다르게 전달된 것 같아 비대위원장이 바로 사과하셨다”고 설명했다.

유족 측은 28일 오전 서울중앙지검에 해경 수사 개입 의혹이 있는 당시 청와대 행정관 A 씨, 해양경찰청 수사정보국장이었던 윤성현 남해지방해경청장, 해경청 형사과장이었던 김태균 울산해양경찰서장, 그리고 서주석 전 국가안전보장회의 사무처장을 고발할 예정이다. 검찰은 29일 이래진 씨와 김기윤 변호사 등을 고발인 신분으로 불러 조사할 방침이다. 이 씨의 배우자인 권영미 씨는 참고인 신분으로 검찰에 출석할 예정이다.


김은지 기자 eunji@donga.com
이승우 기자 suwoong2@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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