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ICBM 위협’…尹당선인 “한미관계 재건”

  • 동아일보
  • 입력 2022년 3월 11일 21시 1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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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11일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당사에 마련된 당선인 사무실에서 크리스토퍼 델 코소 주한미국대사대리를 접견하며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11일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당사에 마련된 당선인 사무실에서 크리스토퍼 델 코소 주한미국대사대리를 접견하며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북한이 최근 ‘정찰위성 개발’을 주장하며 발사한 탄도미사일 2발이 미국 본토 전역을 타격할 수 있는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성능 시험의 일환인 것으로 11일 드러났다. 한미 정보 당국은 북한이 조만간 미사일을 최대 사거리로 시험발사 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이날 서해위성발사장을 찾아 확장 개축을 지시했다. 김 위원장이 핵실험·ICBM 시험발사 모라토리엄(중단) 폐기 수순을 밟기 시작하면서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국정 운영의 첫 시험대에 올랐다는 평가다.

한미 군 당국은 이날 “북한이 2월 27일과 이달 5일 시험 발사한 탄도미사일이 2020년 10월 노동당 창건일 열병식에서 공개한 신형 ICBM 체계와 관련이 돼 있다”고 발표했다. 군 당국자는 “향후 북한이 우주발사체를 가장한 이 미사일의 최대 사거리 시험발사를 앞두고 관련 성능을 시험하고자 하는 의도가 있었던 것으로 판단한다”고 설명했다. 신형 ICBM인 ‘화성-17형’은 추정 사거리가 1만5000km 이상으로 미 본토 전역이 타격권이다. 미국은 ICBM 발사를 ‘레드라인(금지선)’으로 설정하고 민감하게 반응해왔다.

한국의 정권교체기에 북한이 ICBM 도발을 예고하면서 윤석열 당선인은 새 정부 출범을 앞두고 북한 리스크와 직면했다. 윤 당선인은 후보 시절 ‘선제타격론’까지 언급하며 강경 대북정책을 예고한 바 있다.

군 당국은 북한이 ICBM 발사를 강행한다면 김일성 주석의 생일인 태양절(4월15일) 전후가 될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이 경우 ‘윤석열 정부’는 정권 초부터 북한식 도발 전략에 휘말려들 우려가 있다. 북한은 박근혜, 문재인 정부 출범을 전후에서도 강력한 도발을 통해 긴장을 최고조로 끌어올림으로써 협상력을 높이는 전술을 써왔다.

조 바이든 미 행정부는 추가 제제를 예고했다. 미 행정부 고위 관계자는 이날 “재무부가 북한이 금지된 무기 프로그램을 진전시킬 수 있는 해외 품목과 기술에 대한 접근을 하는 것을 막기 위해 새로운 제재를 가할 것”이라며 “앞으로 다양한 추가 조치가 있을 것”이라고 했다.

윤 당선인은 이날 특별한 입장 표명을 하지 않다. 다만 김은혜 당선인 대변인은 이날 “윤 당선인은 ‘굳건한 한미동맹 기초로 한 당당한 외교와 안보관’을 말한 바 있다”고 전했다.

노동신문은 이날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ICBM 기술을 개발, 시험하는 서해위성발사장을 시찰하고 “대형운반로켓들을 발사할 수 있게 시설들을 개건, 확장하라”고 지시했다고 보도했다.


최지선 기자 aurinko@donga.com
워싱턴=문병기 특파원 weapp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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