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 日 기시다 내각 출범…文대통령의 서한, 한일관계 개선으로 이어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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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1년 10월 3일 16시 0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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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2021.9.27/뉴스1 © News1
문재인 대통령.2021.9.27/뉴스1 © News1
오는 4일 기시다 후미오 자민당 총재가 새 일본 총리로 선출되는 가운데, 문재인 대통령이 남은 임기 내 일본 새 내각과 한일관계 개선 계기를 마련할 수 있을지 주목을 받고 있다.

3일 청와대에 따르면, 문 대통령은 제100대 일본 총리로 취임하는 기시다 총재에 취임 축하 서한을 보낼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문 대통령은 지난해 스가 요시히데 총리 취임 당일(9월16일)에 축하 서한을 보냈고, 그로부터 8일 뒤(9월24일) 첫 정상통화를 가졌다.

서한 내용 역시 스가 총리 때와 마찬가지로 유화적인 메시지가 담길 것이란 예상이 지배적이다.

당시 문 대통령은 서한에서 “기본적 가치와 전략적 이익을 공유할 뿐 아니라 지리적·문화적으로 가장 가까운 친구인 일본 정부와 언제든지 마주 앉아 대화하고 소통할 준비가 돼 있다”며 한일관계 개선 의지를 전한 바 있다.

현재 청와대는 공식적으로 기시다 총리 취임과 관련해 일관된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지난달 30일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기자들과 만나 새 내각과의 관계를 묻는 말에 “우리 정부는 새로 출범하게 될 일본 내각과 한일 간 미래지향적 발전을 위해 계속 협력해 나가고자 한다”는 원론적 답변을 내놨다.

다만, 내부적으로는 한일관계가 당장 개선되기에는 쉽지 않을 것이라는 분위기가 감지된다. 특히, 기시다 총재가 외무상이던 2015년 12월 한일 위안부 합의를 주도한 것에 주목하는 모습이다. 기시다 총재 본인이 직접 주도한 합의를 부정하기는 어렵지 않겠냐는 분석이다.

실제 기시다 총재는 지난달 18일 후보 토론회에서 2015년 한국과 맺은 ‘위안부 합의’에 대해 “지금도 매우 중요한 의미가 있다고 생각한다”면서 한국이 국가 간 합의와 조약을 지켜야 한다고 밝힌 바 있다.

그러면서 “(한국이) 이런 것조차 지키지 않으면 미래를 향해 무엇을 약속하더라도 미래가 열리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으론 기시다 총재가 한일 위안부 합의에 대해 잘 알고 있는 만큼 오히려 한국의 입장을 잘 이해할 수 있을 것이란 분석도 여권 일각에서 나온다.

김부겸 국무총리는 지난 1일 니혼게이자신문과의 인터뷰에서 기시다 총재에 대해 “2015년 한일 위안부 합의 때 외무상으로서 협상에 관여했다. 문제의 본질을 잘 알고 해결의 한계도 알고 있는 정치가”라고 평가하며, “한일관계 발전에 큰 역할을 해주길 바란다”고 기대감을 보였다.

문 대통령도 본인 임기 내 한일관계에 조금이나마 ‘훈풍’을 불어넣음으로써 차기 정권에 부담을 주지 않으려는 의지가 강한 것으로 알려졌다.

일례로 지난 7월 도쿄올림픽 계기 방일이 무산된 데 대해 문 대통령은 참모진을 향해 ‘한일관계 개선의 좋은 기회가 사라졌다’며 아쉬움을 표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소마 공사 막말 파문’ 등으로 방일에 대한 여론이 좋지 않았던 상황이었던 만큼 문 대통령의 한일관계 개선 의지가 강했다는 방증으로 읽힌다.

청와대 역시 방일 무산 이후 올해 하반기 다자 국제회의 등을 계기로 한일정상 간 만남 가능성을 열어뒀었다.

이 때문에 이달 말 이탈리아 로마에서 열리는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무대를 계기로 문 대통령과 기시다 총재 간 첫 대면이 이뤄질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니혼게이자신문 등에 따르면 기시다 총재는 G20 정상회의에 참석해 외교 데뷔전을 갖는다. 이 기간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의 정상회담 개최를 모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 밖에 기시다 총재는 G20 정상회의 직후 영국에서 열리는 제26차 유엔 기후변화협약당사국총회(COP26)에도 참석할 것으로 전망된다.

청와대 역시 두 개의 굵직한 외교일정에 문 대통령 참석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있는 만큼 이 기간 정식회담은 아니더라도 최소 ‘풀 어사이드’(pull-aside·대화를 위해 옆으로 불러낸다) 형식의 약식 회담에 대해선 가능성을 열어둔 모습이다.

앞서 문 대통령은 지난 6월에도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 참석차 방문한 영국에서 스가 당시 일본 총리와 최소 3차례 마주쳤지만, 정상회담으로 이어지지는 못했다.

당시 문 대통령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스가 총리와의 첫 대면은 한일관계에서의 새로운 시작이 될 수 있는 소중한 시간이었다”면서도 회담으로 이어지지 못한 것에 대한 아쉬움을 나타냈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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