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 대회 때 공언하더니…‘핵 무력 강화’ 이어가는 북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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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1년 9월 13일 13시 3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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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국방과학원이 11일과 12일 새로 개발한 신형 장거리순항미사일 시험발사를 성공적으로 진행했다고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이 13일 보도했다. (평양 노동신문=뉴스1)
북한 국방과학원이 11일과 12일 새로 개발한 신형 장거리순항미사일 시험발사를 성공적으로 진행했다고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이 13일 보도했다. (평양 노동신문=뉴스1)
북한이 장거리 순항미사일을 시험발사한 것은 앞서 김정은 노동당 총비서가 공언한 대로 핵 무력을 계속 강화해 왔으며, 앞으로도 지속하겠다는 의지를 부각한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11일과 12일 새로 개발한 신형 장거리 순항미사일 시험발사를 성공적으로 진행했다고 13일 밝혔다.

북한의 올해 순항미사일 시험발사는 지난 1월22일과 3월21일에 이어 이번이 세 번째다. 앞선 두 차례가 단거리 순항미사일이었다면 장거리는 이번에 처음 등장했다.

김정은 총비서가 지난 1월 8차 당 대회에서 ‘중장거리 순항미사일을 비롯한 첨단 핵전술 무기들’을 개발했다고 밝힌 대로 북한은 그간 장거리 순항미사일 개발을 계속해오고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주목되는 것은 북한의 순항미사일이 ICBM(대륙간탄도미사일)이나 SLBM(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과는 또 다른 새로운 핵전술 관련 무기체계의 일환으로 개발되고 있다는 것이 이번 시험발사로 더욱 뚜렷해진 점이다.

원거리에 있는 목표물을 정밀 타격하는 무기인 순항미사일은 탄도미사일에 비해 파괴력이 떨어져 유엔의 대북제재에도 해당하지 않는다. 같은 이유로 한미 당국은 북한의 순항미사일 발사 사실을 공개하지 않아 왔다.

하지만 ‘타원 및 8자형 비행궤도’를 그리며 1500㎞를 비행해 목표물을 명중했다는 북한 이날 보도대로라면 비행 중 궤도와 경로를 바꾸면서 장시간 비행이 가능하다는 것이 ‘검증’된 것으로 볼 수 있다. 만약 핵탄두를 탑재하면 한국은 물론 일본도 사정권이다.

순항미사일의 경우 속도는 느리지만 저공 비행이 가능해 탄도미사일과는 또 다른 차원으로 추격 및 요격이 쉽지 않다는 특성이 있다. 다만 북한이 상대적으로 크기가 작은 순항미사일 용 핵탄두를 개발했을지는 미지수다.

다만 북한은 꾸준히 핵탄두의 소형화 및 경량화를 추진해 왔으며, 지난해 유엔과 주한미군사령관이 북한이 핵탄두의 소형화에 일부 성공했음을 시사하는 발언을 내놓은 바 있어 이번 장거리 순항미사일의 시험발사 성공으로 북한의 ‘핵전술’의 위협 강도는 한층 높아졌다고 보는 것이 타당해 보인다.

북한이 이번 미사일 시험발사를 두고 ‘무기체계개발 5개년 계획 중점목표달성에서 커다란 의의를 가지는 전략무기인 장거리 순항미사일 개발사업’, ‘전쟁억제력 목표 달성에서의 성과’라고 의미를 부여한 것도 그런 의도로 해석된다.

박원곤 이화여대 북한학과 교수는 북한이 “핵탄두 순항 미사일을 목표로 하는 것”이라며 “북한이 핵탄두를 충분히 소형화하였다면 순항미사일에도 탑재 가능하다. 그렇게 되면 한미의 미사일 방어체계 효용성은 더욱 낮아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는 북한이 지난 2019년 2월 하노이 북핵 협상 결렬 이후 천명한 국방력 강화 기조에 따라 그간 꾸준하게 핵 전술 능력을 키워왔다는 방증이기도 하다. 지난 7월 3년 만에 재가동한 영변 핵시설도 같은 맥락이다.

전문가들은 북한이 앞으로도 더 강력한 무기를 지속적으로 개발할 것으로 내다 보고 있다. 특히 이번 장거리 순항미사일 시험발사가 ‘국방과학발전 및 무기체계개발 5개년계획’에 의한 것이라고 명시한 것은 경제발전 5개년 계획처럼 국방계획 차원의 무기 개발이 계속될 것을 시사한 것으로 풀이된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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