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제재위반 北 SOC 사업에 “5조원 지원” 해수부 연구용역 논란

윤다빈기자 입력 2021-09-11 04:35수정 2021-09-11 08: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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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5조 2000억 원 규모의 북한 사회간접자본(SOC) 건설 사업 연구용역을 진행하면서 약 11억 원의 예산을 집행한 것으로 드러났다. 현재 유엔의 대북제재에 따르면 북한 SOC 건설 지원은 제재 위반이다.

국민의힘 서일준 의원실이 10일 입수한 ‘한반도 교류 거점 항만 인프라 정비 방안’ 용역 보고서에 따르면 해양수산부는 지난해 4월 현대경제연구원에 의뢰해 북한의 9대 무역항인 남포, 송림, 해주, 원산, 흥남, 단천, 청진, 라진, 선봉항에 대한 항만 인프라 정비 방안을 연구했다. 해수부는 이 보고서 제작을 위해 연구원 측에 총 10억9500만 원을 지급했다.

보고서가 작성됐던 지난해 4월부터 12월까지 기간 동안 북한의 개성 남북연락사무소 폭파(6월16일), 북한군의 해양수산부 공무원 살해(9월22일) 등 남북관계가 극도로 경색된 국면이었던 만큼 시기적으로 부적절한 연구였다는 지적도 나온다. 보고서에는 “2019년 북미 하노이 회담 결렬 이후 남북관계는 답보상태를 거듭하고 있지만 남북관계 개선 가능성은 항상 존재한다”며 “남북관계 개선 시 한반도 교류거점 항만 개발을 즉시 추진하기 위해 사전에 개발계획을 모색할 필요가 있다”고 적시됐다.

이 보고서에는 북한 9대 무역항과 배후지역의 물동량, 산업, 자원 등을 비롯한 항만 개발 소요가 상세히 정리돼 있다. 보고서는 북한 주요 항만 인프라를 분석한 결과, 나진, 선봉, 청진항 지역은 ‘국제 무역 수출 거점’으로, 원산항은 ‘국제관광 거점’으로 개발하는 등의 구체적 개발 목표를 제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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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고서는 “국제사회의 대북제재가 상당히 완화 혹은 해제된 시점”을 전제로 “북방경제협력 활성화 차원, 남북 경제공동체 형성을 대비해 남북 간 해운 항만 분야에서의 협력을 준비할 필요성이 대두되고 있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남포(2조6428억 원), 송림(4359억 원), 원산(4568억 원), 청진(1조3269억 원), 라진(3733억 원) 5개항의 현대화를 위한 인프라 개발비로 2040년까지 총 5조2357억 원을 추산했다.

소요 예산은 수출입은행이 출자 또는 무상지원하거나 남북협력기금으로 충당할 수 있다고 했다. 보고서는 2020년 현재 정부 공적기금인 남북협력기금 중 남북경협기반 조성에 활용할 수 있는 비용은 약 4890억 원 수준“이라며 ”막대한 비용이 소요되기 때문에 국내외 민간 자본의 대북 투자 참여를 유도할 수 있는 방안도 검토해야 한다“고 했다.

서일준 의원은 ”국민들은 아직도 북한이 대한민국 공무원을 살해하고, 남북연락사무소를 폭파한 만행을 저지른 것을 생생히 기억하고 있다“며 ”정부가 공론화 과정 없이 혈세로 비밀리에 대북 퍼주기를 추진한다면 국민들이 결코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윤다빈 기자 empty@donga.com기자페이지 바로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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