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대통령 신년사 / 경제회복 낙관론]
성장률 급락한 伊와 역전 염두 둔듯
“주가 3000, 경제 전망 밝아” 언급도
野 “국민에겐 끝 안 보인다” 비판
문재인 대통령이 11일 신년사에서 “드디어 어두운 터널의 끝이 보인다”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위기 극복과 경제 회복의 낙관론을 제시했다. 문 대통령은 “지난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최고의 성장률로 국내총생산(GDP) 규모 세계 10위권에 진입할 전망”이라며 “1인당 국민소득 또한 사상 처음으로 주요 7개국(G7) 국가를 넘어설 것으로 예측된다”고 덧붙였다. 코로나19의 충격으로 대부분의 국가가 큰 폭의 마이너스(―) 성장을 한 가운데 한국의 GDP 하락 폭이 상대적으로 양호했다는 점을 강조한 발언으로 해석된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지난해 말 ‘세계 경제 전망’ 보고서에서 한국의 지난해 GDP 규모를 1조5868억 달러로 추산했다. 이는 이탈리아(1조8482억 달러), 캐나다(1조6003억 달러)에 이은 세계 10위 수준이다. IMF는 한국의 지난해 성장률을 ―1.9%로 추산했는데 미국(―4.3%) 프랑스(―9.8%) 독일(―6.0%) 일본(―5.3%) 등 주요국에 비해 하락 폭이 작다.
1인당 국민소득이 G7 국가를 넘어선다는 예측도 이 같은 맥락에서 나온 발언이다. G7 중 1인당 국민소득이 가장 적은 이탈리아의 GDP는 지난해 10% 넘게 하락한 것으로 추산된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2019년 한국의 1인당 국민소득은 3만2115달러, 이탈리아는 3만3334달러인데 2020년 한국은 3만1000달러 선을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반면 이탈리아는 2만 달러 후반∼3만 달러 초반으로 하락해 순위가 역전될 수 있다. 문 대통령은 “우리 경제는 올해 상반기에 코로나 이전 수준을 회복하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또 “14년 만에 주가 3,000시대를 열며 주요 20개국(G20) 중 가장 높은 주가 상승률을 기록했고 위기 속에서도 한국 경제의 미래 전망이 밝음을 보여주고 있다”고 평가했다. 하지만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과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 등이 실물 경제와 괴리가 커지는 자산시장의 ‘거품’에 대해 공개적으로 경고한 상황에서 대통령이 주가의 긍정적 측면만 언급한 것은 적절치 않다는 지적도 나온다.
국민의당 안혜진 대변인은 “세계 경제 침체에 우리도 하는 수 없었다는 투의 자기 위로만 묻어났다”며 “대통령에게만 보이는 어두운 터널의 끝, 국민들에겐 아직도 보이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한국경영자총협회는 이날 “시급한 과제는 기업들의 ‘기’를 살리는 것이며 규제를 완화하는 정책 전환이 요구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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