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대통령, 일절 언급 없어”…靑, 마지막 비서실장 놓고 ‘혼란’

  • 동아일보
  • 입력 2020년 12월 7일 20시 1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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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비서실장, 그것도 마지막 비서실장은 대통령의 결심이 있어야 하는데 일절 언급이 없다.”

한 여권 관계자는 7일 문재인 대통령의 마지막 비서실장 인선에 대해 이같이 말했다. 청와대 및 여권 관계자들에 따르면 문 대통령은 현재까지 노영민 비서실장을 이을 후임 인사에 대해 공개적으로 언급하지 않고 있다는 것. 오히려 문 대통령은 최근 양정철 전 민주연구원장과 최재성 대통령정무수석비서관 등이 차기 비서실장으로 거론되는 것에 대해 “나는 언급한 적이 없다”는 취지의 말을 했다고 한다. 자신의 구상과는 다른 이야기가 나오는 데 대한 불쾌감의 표현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이 때문에 내년 초 청와대를 떠나 2022년 충북지사 출마를 준비하려 했던 노영민 비서실장은 정작 문 대통령에게 청와대를 떠나겠다는 의사를 제대로 전하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또 다른 여권 관계자는 “내년 초 비서실장을 교체하려면 적어도 지금은 문 대통령이 원하는 인물을 말해야 검증을 시작할 텐데 아직 그런 움직임이 없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생각보다 노 실장 체제가 길어질 수 있다”고도 했다.

이런 상황에서 청와대는 이날 문 대통령 부인 김정숙 여사의 ‘차기 비서실장 인사 관여설’이 불거지자 즉각 부인하기도 했다. 김 여사가 차기 비서실장 후보로 거론되어 온 우윤근 전 주러대사의 부인을 만나 비서실장을 맡으라고 설득했다는 보도가 나오자 “전혀 사실이 아니다. 만남 자체도 없었다”고 일축한 것. 우 전 대사는 이달 중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방한 시기 등을 논의하기 위해 특사 자격으로 방러할 예정이다.

여권에선 문 대통령의 지지율이 하락하고 있는 만큼 비서실장을 축으로 한 참모진 개편을 통해 분위기 쇄신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많다. 윤 총장에 대한 징계가 마무리되면 내년 초에 추 장관을 포함한 2차 개각을 단행한 뒤 노 실장이 물러나야 한다는 것. 이 때문에 문 대통령의 의사와 무관하게 차기 비서실장으로는 양 전 원장과 최 수석, 우 전 대사를 비롯해 이호철 전 대통령민정수석비서관, 유은혜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이 거론된다.

민주당 관계자는 “마지막 비서실장인 만큼 문 대통령도 고심이 깊을 것”이라며 “상징성 있는 새로운 인물을 등용할지, 신뢰가 깊은 인물을 등용할지 결국 대통령이 결정할 문제”라고 했다.

박효목기자 tree624@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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