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대통령 지지율 하락… 발등에 불
‘개각 연기’ 예상 깨고 4개부처 교체
추미애-홍남기-강경화 등 유임… 與내부서도 “쇄신 의미 퇴색” 지적

추 장관이 주도한 윤 총장 직무배제에 제동이 걸리면서 지지율 하락 등 역풍이 가시화되자 법무부에 ‘속도조절’을 지시한 뒤 하루 만에 그동안 아껴뒀던 개각 카드를 꺼내들었기 때문. 하지만 여권 내부에서도 “국면전환을 위해선 전면 개각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오는 가운데 추 장관 등 논란의 당사자들이 교체 대상에서 빠지면서 쇄신 효과를 기대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이날 인사 발표 후 “여러 상황 때문에 (개각이) 밀리다 지금 발표가 됐다”고 말했다. 당초 청와대 안팎에선 12월 초 이뤄질 것으로 예상됐던 1차 개각이 추 장관의 윤 총장에 대한 징계청구로 이달 중순 이후로 미뤄질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이 많았다. 윤 총장에 대한 징계 결과에 따른 여론 동향을 본 뒤 개각 시점을 판단해야 한다는 것.
그러나 개각 폭은 물론이고 내용에서도 쇄신의 의미를 크게 부여하기는 어렵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번 개각 대상에 포함된 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은 8월부터 교체가 예정됐던 데다 이정옥 여성가족부 장관 역시 숱한 설화로 야당이 아니라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이 교체를 건의했던 인물이다. 여기에 추 장관은 물론이고 잇따른 외교관 성 비위 사건으로 스스로 리더십 한계를 고백한 강경화 외교부 장관, 경제수장으로 공개 사의 표명 의사를 밝혔던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유임하면서 쇄신 효과를 기대하기 어려워졌다는 지적이 나온다.
특히 청와대는 개각 카드를 꺼내들면서도 기존 국정운영 기조는 그대로 이어갈 것이라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김현미 장관을 교체하면서도 후임으로 문재인 정부 부동산 정책의 뼈대를 세운 김수현 전 대통령정책실장과 호흡을 맞췄던 변창흠 한국토지주택공사(LH) 사장을 지명한 게 대표적이다. 또 권덕철 복지부 장관 후보자와 정영애 여가부 장관 후보자는 각각 문재인 정부 복지부 차관, 노무현 정부 대통령인사수석을 지낸 인물들이다. 변화 대신 기존 정책의 연속성에 초점을 맞춘 셈이다.
여기에 행안부 장관 후보자로 ‘친문(친문재인) 실세’로 꼽히는 3선의 더불어민주당 전해철 의원을 지명한 것을 두고 집권 후반기까지 국정운영의 ‘그립(장악력)’을 놓지 않겠다는 포석이라는 해석이 많다. ‘슈퍼 여당’을 통한 입법 독주를 이어가고 있는 가운데 전 후보자가 당청관계 관리는 물론이고 내각 ‘군기반장’ 역할을 맡을 수 있다는 것.
정만호 대통령국민소통수석은 전 후보자 임명 배경으로 “당정청의 다양한 국정운영 경험을 바탕으로 국가재난관리 체계 강화, 자치분권 실현, 정부혁신 등 국정과제를 성공적으로 수행할 것”이라고 했고 권석철 후보자에 대해선 “우리 정부 보건복지 정책의 초석을 다지는데 기여했다”고 했다. 청와대는 또 “이번에 새로 내정된 후보자에 대해 “모두 다 1주택자”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여권 내에서조차 ‘감동도, 변화 의지도 없는 개각’이라는 비판이 나온다. 한 여권 관계자는 “전면 개각으로 국정쇄신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았던 것에 비하면 예정된 인사들 교체에 그쳤다”며 “지나치게 지지층을 의식하면서 국면을 전환할 돌파구로서의 의미는 퇴색됐다”고 말했다.
황형준 constant25@donga.com기자페이지 바로가기>·문병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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