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세훈·나경원 만난 김종인, 보궐 논의…“여론 80% 경선해야 승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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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0년 11월 3일 00시 1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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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왼쪽)이 2일 오후 서울 종로구의 한 한식당에서 내년 서울시장 보궐선거 전략 관련 의견 수렴차 서울지역 당 중진 정치인들과 만찬 회동을 하기 위해 들어서고 있다. 사진 윗줄 왼쪽부터 시계방향으로 김 위원장, 나경원·김성태·이혜훈 전 의원, 박진·권영세 국민의힘 의원, 오세훈 전 서울시장. 2020.11.2/뉴스1 © News1 국회사진취재단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왼쪽)이 2일 오후 서울 종로구의 한 한식당에서 내년 서울시장 보궐선거 전략 관련 의견 수렴차 서울지역 당 중진 정치인들과 만찬 회동을 하기 위해 들어서고 있다. 사진 윗줄 왼쪽부터 시계방향으로 김 위원장, 나경원·김성태·이혜훈 전 의원, 박진·권영세 국민의힘 의원, 오세훈 전 서울시장. 2020.11.2/뉴스1 © News1 국회사진취재단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2일 서울 지역 중진 정치인들과 저녁식사를 하며 내년 서울시장 보궐선거 필승 의지를 다졌다. 특히 서울 시민들이 선호하는 인물을 후보로 내세우기 위해 경선 결과에 일반 국민 여론 반영 비율을 상향하는 문제가 깊이 있게 논의됐다.

김 위원장과 주호영 원내대표는 이날 오후 6시30분쯤부터 서울 종로구의 한 한식당에서 서울 지역 전·현직 중진 의원들과 만났다. 이 자리에는 4선의 권영세·박진 의원, 정양석 사무총장, 송언석 의원, 오세훈 전 서울시장, 김성태·김용태·나경원·이혜훈 전 의원이 참석했다.

간단한 반주를 곁들인 이날 저녁식사 자리는 비교적 화기애애한 분위기에서 이뤄졌다고 참석자들은 전했다. 김 위원장은 ‘아내도 당원 가입을 했다’고 말하며 선거 승리 의지를 피력한 것으로 전해졌다.

2시간30분 정도 이어진 식사를 마치고 나온 김 위원장은 “내년도 보궐선거를 앞두고, 서울시에서 당선되거나 원외 당협위원장을 맡은 분들이 우리가 어떤 자세로 임해야 승리를 이룰 것인지 의견을 모았다”라고 말했다.

이날 참석자 중 권영세·박진 의원과 나경원·이혜훈 전 의원, 오세훈 전 서울시장은 서울시장 후보군으로도 거론됐거나 거론되고 있는 상황이다.

김 위원장은 “오늘 참석한 분 중 시장 후보를 생각하는 분도 계시다”라며 “서울시장 후보 선출에서 큰 잡음이 있을 것이라고 보지 않는다”라고 장담했다.

이어 “이번주 안으로 경선룰이 확정되면 각자가 뭘 해야 하는지 잘 알 것이라 생각한다”라며 “내 위치에서 서울시장 후보가 가능하겠느냐를 생각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김 위원장은 경선룰이 일반 국민의 참여 비율을 높이는 방식으로 마련될 것임을 나타냈다.

김 위원장은 “서울시민이 가장 선호하는 후보가 돼야 한다”라며 “경선룰이 그런 방향으로 결정될 것이라고 본다”라고 했다.

국민의힘 당규상 현재 경선은 선거인단 유효투표결과 50%와 여론조사결과 50%를 합산하는 방식인데, 당은 경선 흥행과 본선 승리를 위해 시민 의사를 반영할 최적의 비율을 마련하는 방안을 고심하고 있다.

참석자들에 따르면 김 위원장은 이로 인해 당원 의사 반영 비율이 줄어드는 문제에 대해서 “당의 주인을 기쁘게 하려면 승리를 해야 하는 것”이라며 “승리를 하려면 지금보다 당원 (투표) 비율이 줄어드는 부분을 이해할 수 있게 잘 설득해야 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오세훈 전 시장은 통화에서 “서울시장 후보 결정 방식을 국민의 의사가 반영되는 구조로 하자는 내용이 공감대를 이뤘다”고 했다. 한 중진은 시민 의사 반영 비율을 80%까지 끌어올리는 방안도 거론한 것으로 전해졌다.

다른 참석자들도 이날 모임이 ‘서울시장 선거 승리’에 초점이 맞춰져 있었다고 설명했다.

저녁식사를 마치고 기자들과 만난 이혜훈 전 의원은 “(김 위원장은) 이번 서울시장 선거가 부동산 문제와 세금 문제가 가장 큰 이슈가 될 것이고, 그 부분을 잘 대응해야 한다고 했다”라고 전했다.

또 다른 참석자는 “후보 개개인에 대해 묻기보다 ‘이기기 위한 지혜’를 모으는 과정이었다”라고 말했다. 김성태 전 의원도 “서울시장 보궐선거를 위해 서울 중진들이 지혜를 모아 반드시 이기는 선거를 만들자고 했다”라며 “이기자는 의지가 상당했다”라고 했다.

김 위원장은 “서울 시민은 문재인 정부 정책의 문제에 대해 잘 알고 있고, 수준이 굉장히 높다”라며 “우리가 잘만 하면 절망적이지 않다”고도 덧붙였다고 참석자들은 말했다.

일부 중진들은 최근 김 위원장이 언론 등을 통해 ‘마땅한 후보감이 없다’라는 취지로 언급하는 것을 만류하기도 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 참석자는 오세훈 전 시장 등이 김 위원장에게 “당 안에 좋은 후보들이 많다”고 강조했다고 했다.

권영세 의원은 통화에서 “김 위원장은 (당을) 폄훼를 하려고 한 게 아니라 ‘빨리 손들고 나오라’는 취지였다고 했다”라고 말했다.

김 위원장의 리더십에 관한 건의사항도 있었다. 한 참석자는 김 위원장에게 “중요한 정치적 결정이나 행보를 할 때 당원이나 원내 의원들의 총의를 모으고 나서 결정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게 좋겠다”는 말했다고 한다.

앞서 김 위원장은 이날 오후에도 부산 지역 3선 이상 중진 의원들과 점심식사를 하며 부산시장 보궐선거에 관한 이야기를 나누었다. 오찬 자리에서도 김 위원장은 ‘경제를 잘 아는 사람’이 부산시장이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고 참석자들은 전했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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