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대법원 “與의 사법행정위 법안 반대”

배석준 기자 , 고도예 기자 입력 2020-09-17 03:00수정 2020-09-17 09:38
공유하기뉴스듣기프린트
공유하기 닫기
국회에 사법개혁 관련 입장 전달
“법원행정처 폐지엔 동의하지만 非법관으로 위원 절반이상 구성
사법부 독립성 침해 소지… 위헌”
여당 의원의 법원조직법 개정안에 대해 대법원이 위헌이라며 국회에 반대 의견을 낸 것으로 확인돼 향후 사법부와 입법부의 충돌이 예상된다. 사진은 16일 서울 서초구 법원행정처의 모습. 박영대 기자 sannae@donga.com
국회가 추천한 비(非)법관 위주로 구성된 사법행정위원회가 법원행정처를 대신해 법원 인사와 사법행정을 총괄하도록 한 여당의 법원조직법 개정안에 대해 대법원이 위헌이라며 국회에 반대 의견을 낸 것으로 16일 확인됐다. 여당 의원이 추진하는 이른바 사법 개혁 관련 법안을 대법원이 정면으로 반대함에 따라 국회 법안 처리 과정에서 자칫 사법부와 입법부의 충돌로 이어질 수 있다.

동아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대법원 법원행정처는 지난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 법원조직법 개정안에 대한 의견서를 제출했다. 앞서 법관 출신인 민주당 이탄희 의원 등 31명은 국회 소속의 추천위원회가 선출한 비법관 8명과 법관 3명, 대법원장 등 12명으로 구성되는 사법행정위원회를 만들어 사법행정을 총괄하도록 하는 개정안을 올 7월 6일 발의했다.

대법원은 의견서를 통해 대법원장에게 권한을 집중시키는 원인으로 지목된 법원행정처를 없애는 개정안에는 찬성했다. 대법원장의 사법행정 권한을 위원 여럿이 있는 회의 기구로 넘기는 데도 동의했다. 하지만 대법원은 사법행정권을 법관이 아닌 외부 인사들이 과반인 위원회로 넘기는 건 사법부 독립성을 침해할 수 있어 위헌이라는 의견을 냈다. 헌법 101조는 ‘사법권은 법관으로 구성된 법원에 속한다’고 규정하고 있고, 사법권에는 사법행정권과 법관 인사권 등이 포함된다는 것이다. 대법원은 “사법행정권 행사의 중심은 판사여야 한다는 것이 세계 표준이자 사법부 독립의 핵심”이라고 했다.

또 대법원은 “국회에서 선출된 위원들이 법관의 전보와 보직 및 근무평정까지 결정한다면 법관도 정치화될 가능성이 매우 크다”며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부, 영장전담 판사의 인사를 정치적으로 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우려했다. 국회에 추천위원회를 두는 것은 삼권분립 원칙에도 반한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관련기사
대법원은 법관이 중심이 된 별도 위원회에 적절한 수의 외부 인사를 포함시켜 사법행정을 총괄해야 한다는 대안을 제시했다. 앞서 김명수 대법원장은 2018년 12월 법원 개혁을 위해 법관 5명과 법관이 아닌 법원사무처장 1명, 외부 위원 4명이 참여하는 ‘사법행정회의’를 구성하겠다고 밝혔다. 법원행정처 관계자는 “김 대법원장과 조재연 법원행정처장 등은 여당이 추진하는 개정안이 사법권 독립을 침해하는 등 위헌 소지가 크기 때문에 국회 통과를 저지해야 한다는 입장”이라고 말했다.

배석준 eulius@donga.com·고도예 기자
#대법원#법원조직법 개정안#사법행정위#더불어민주당
0 개의 기사의견이 있습니다.댓글쓰기 Copyright ⓒ 동아일보 & donga.com
당신이 좋아할 만한 콘텐츠
기사 의견 0개의 기사의견이 있습니다.
동영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