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낙연 “격리기간 文대통령 생각 많이 났다”…이후 靑과의 관계는?

  • 동아일보
  • 입력 2020년 8월 30일 18시 0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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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끄럽지만 문재인 대통령 생각이 제일 많이 났다.”

더불어민주당 이낙연 신임 당 대표는 29일 전당대회 후 언론 인터뷰에서 ‘자가 격리 기간 중 누가 생각났느냐’는 질문에 이같이 답했다.

이 대표는 이날 “(문 대통령이) 이 시기에 어떤 생각을 하실까, 사회적 거리두기 3단계로 올리라고 야당과 당내 일각에서 요구했는데 대통령이라면 어떻게 고민하실까, 민생의 고통을 잘 아실텐데 어떤 생각을 하실까 상상을 많이 했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전당대회 직후 이 대표에게 축하전화를 걸어 “언제든지 편하게 전화 해 달라. 이 대표 전화는 최우선으로 받겠다”고 말했다고 이 대표 측이 전했다. 문 대통령은 또 “정부에서 내각을 잘 이끌어줬는데 이제는 당을 잘 이끌어달라”고 당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대표는 “국난극복과 국정성공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며 “대통령께 드릴 말씀은 늘 드리겠다”고 화답했다.

이 대표의 반응을 보면 일단 청와대와 각을 세우기보다는 소통와 협력을 우선하겠다는 것으로 보인다. 문재인 정부 초대 총리를 지내며 이 대표는 문 대통령과 각별한 ‘정치적 호흡’을 보여줬다. 이를 기반으로 현 정부 전반기를 안정적으로 이끌며 ‘역대 최장수 총리(재임 기간 958일)’ 기록을 세운 이 대표는 대선 주자 반열에 올랐다. 때문에 문재인 대통령의 국정수행 지지율이 이 대표의 대선후보 지지율과 연동해 움직이는 측면도 있다. 최근 일부 여론조사에서 대선후보 선호도 1위로 올라선 이재명 경기지사와는 국정운영에 대한 책임을 놓고 정치적 포지션이 다를 수밖에 없다.

때문에 정치권에서는 “상황에 따라 이 대표가 문 대통령과의 ‘정치적 거리두기’를 놓고 고민에 빠지는 상황이 올 수도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이 대표는 전당대회 기간에 “대표가 되면 할 일, 할 말 다 하게 될 것”이라며 “총리는 제 2인자지만 대표는 1인자”라고 말하기도 했다. 한 민주당 의원은 “대선 주자로서 이 대표가 문 대통령과 다른 ‘이낙연 정치’를 보여줘야 하는 시기가 곧 올 것”이라고 말했다.

이은택 기자 nab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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