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여정 후계자 구도 본격화?…‘김정은 건강이상설’ 다시 부상

  • 동아일보
  • 입력 2020년 6월 17일 17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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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18년 4월27일 김여정 노동당 중앙위원회 제1부부장이 남북정상회담이 열린 판문점에서 양국 정상의 식수 행사를 마치고 남측 수행원들과 대화하고 있다. 2018.4.27/뉴스1 © News1 한국공동사진기자단
지난 2018년 4월27일 김여정 노동당 중앙위원회 제1부부장이 남북정상회담이 열린 판문점에서 양국 정상의 식수 행사를 마치고 남측 수행원들과 대화하고 있다. 2018.4.27/뉴스1 © News1 한국공동사진기자단
김여정 북한 노동당 제1부부장이 최근 대남사업 총괄역을 앞세워 북한 국정전면에 나서면서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건강을 둘러싼 의문들이 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 김 위원장의 권력승계 과정에서 북한이 천안함 폭침, 연평도 포격을 감행했던 것과 비교하며 김여정이 후계자 구도를 본격화하는 것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4일 대북전단 살포를 비난하는 담화로 포문을 연 김여정은 이후 13일간 세 차례 담화로 대남 강경 드라이브를 주도하고 있다. 노동신문이 김여정의 4일 담화를 최고지도자의 교시처럼 인용한데 이어 조선중앙TV는 17일 문재인 대통령의 6·15 남북공동선언 20주년 축사를 비난한 김여정의 담화 전문을 그대로 읽었다.

당초 김여정이 첫 담화를 낼 때만해도 후계자설을 낮게 평가했던 외교가의 분위기도 김여정이 발언수위를 높여가며 달라지고 있다. 미국의 대표적인 한반도 전문가인 이성윤 터프츠대 플레처스쿨 교수는 “김정은의 아이들이 후계를 받기는 너무 어리고, 만일의 사태에 대비한 계획이 필요하다고 느꼈을 가능성이 있어 김여정의 이름으로 이뤄진 구체적 성과가 필요했다”고 분석했다고 뉴스위크가 16일(현지시간) 전했다.

김여정의 급부상 배경으로 김 위원장의 건강이상 의혹도 다시 거론되고 있다. 워싱턴포스트(WP)는 16일(현지시간) 김여정이 “이달 초 사실상 김 위원장의 대행(Deputy)으로 공식 승격됐다”면서 “김여정의 급부상은 북한 지도자(김정은)의 건강이 좋지는 않다는 추측에 불을 지필만큼 깜짝 놀랄 변화(stunning shift)”라고 보도했다.

일각에서는 김정은-김여정 남매의 이중적 통치 구조를 만들어가는 과정으로도 보고 있다. 미래통합당 태영호 의원은 “이번 기회에 김정은 남매는 김여정이 여성이지만 강한 지도자라는 이미지를 각인시키려 하는 것 같다”면서 “김정은 옆에 동생 김여정이라는 확고한 2인자가 있다는 사실을 북한 주민들에게 보이고 싶어 하는 것 같다”고 했다. 이성윤 교수는 “지금은 김여정이 악역을 하고 오빠 김정은이 무대 뒤에 머물러 있지만 도발 전술이 마무리되고 ‘평화 술책(peace ploy)’ 전개되는 시점이면 다시 김정은이 웃음을 띄면서 돌아올 것”이라고 전망했다.

신나리 기자 journari@donga.com
구가인 기자 comedy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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