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당 ‘꼰대정당’ 탈피 안간힘…청년 위주 ‘당 내 당’ 추진

  • 뉴스1
  • 입력 2020년 6월 16일 05시 4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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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섭 미래통합당 비상대책위원 /뉴스1 © News1
김재섭 미래통합당 비상대책위원 /뉴스1 © News1
미래통합당이 청년들로 구성된 ‘당 속의 당’을 꾸리고 기존의 ‘꼰대 정당’ ‘낡은 정당’ 이미지를 벗기 위한 움직임에 본격적으로 나선다.

김재섭 통합당 비상대책위원은 15일 열린 비대위 회의에서 ‘청년정당’(가칭)을 조직하는 방안을 김종인 비대위원장에게 보고했다. 이로써 당 안에 별도의 청년조직을 만들어 보다 청년친화적인 정당으로 변모하겠다는 구상이 처음으로 구체화됐다.

배준영 통합당 대변인은 이날 보고된 청년정당에 대해 “젊은 사람들의 목소리를 수렴하고 미래 아젠다를 제시하는 ‘당 내 당’”이라며 “독자 시스템을 가지고 독립성을 갖춰서 당내 청년그룹을 만드는 역할을 할 것이라 기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 위원과 정원석 비대위원 등이 계획 중인 청년정당은 ‘사내 벤처’ 모델에 가깝다. 1인 가구 문제, 대학생 특화 문제, 동거 문제 등 통합당에서 다루기에는 특정 세대에 국한돼 있거나 적절하지 않을 수 있는 주제에 부담 없이 접근하겠다는 구상이다. 영국 보수당 내의 ‘젊은보수당’이나 독일의 기독민주당-기독사회당 청년 연합조직인 ‘영 유니온’ 등을 참고하고 있다.

청년정당 논의에 참여하고 있는 한 청년당원은 “본 정당(통합당)은 의사결정이 느리고 움직임도 무거울 수 있는데, 청년정당은 비교적 가벼운 몸집으로 이슈를 선제적으로 다룰 수 있다는 게 장점”이라고 말했다.

김종인 비대위원장을 비롯한 비대위원들의 반응은 대체로 긍정적인 것으로 전해졌다.

김 위원은 뉴스1과의 통화에서 “일단 영국과 독일 등 해외 사례를 들어 청년정당 개념을 비대위 회의에서 소개했다”며 “선명한 정책이나 진취적인 아젠다를 청년정당에서 먼저 터뜨리면 좋지 않을까 하는 이야기를 했고, 괜찮을 것 같다는 반응이었다”고 말했다.

다만 이들은 작은 규모라도 독립적인 권한이 보장돼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김 위원은 “청년정당에 독립적인 예산권과 사업권이 있어야 한다는 이야기를 했다”며 “청년정당에 힘을 실어달라고 말했다”고 설명했다.

또 다른 청년당원도 “예산이나 조직의 규모는 작아도 되지만 그 안에서 온전한 자치권을 주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통합당 비대위에서는 예산권과 사업권뿐 아니라 기초·광역의회의원 공천권도 청년정당에 일부 부여하는 방안이 거론된 것으로 알려졌다. 청년정당에 보다 실질적인 권한을 부여해서 조직을 내실화하자는 것이다.

이에 대해 김 위원은 “공천권은 그 다음 이야기”라며 “일을 잘하면 (공천권을) 주지 말라고 해도 줄 것이고, 못하면 줄 수 있어도 못 주는 것”이라고 정리했다. 이어 “이전에 당 활동을 했던 사람들과 젊은 사람들끼리 모여서 (청년정당 조직과 활동 방향에 대해) 이야기를 해보려고 한다”고 향후 계획을 밝혔다.

그동안 통합당의 최우선 과제는 청년층으로부터 ‘비호감 정당’ ‘꼰대 정당’의 이미지를 탈피하는 것으로 꼽혔다. 이를 위해 통합당은 비대위에 청년 위원을 배치하고, 당의 정강·정책을 개선하는 정강정책개정 특위를 30대와 40대 의원 위주로 구성했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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