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도발 위협에… 미뤘던 한미국방회담 25일 재추진

  • 동아일보
  • 입력 2020년 6월 1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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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제안에 美 “긍정 검토” 밝혀
연합대응 태세 점검 우선 의제로
한미, 서해 NLL 등 감시전력 증강

鄭국방 만난 해리스 대사의 거수경례 해리 해리스 주한 미국대사(왼쪽)가 15일 서울 종로구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6·25 70주년 설치미술 특별전 제막식’ 행사를 마치고 정경두 국방부 장관과 인사를 나누고 있다. 이날 
행사엔 정세균 국무총리, 강경화 외교부 장관, 박삼득 국가보훈처장 등이 참석했다. 전영한 기자 scoopjyh@donga.com
鄭국방 만난 해리스 대사의 거수경례 해리 해리스 주한 미국대사(왼쪽)가 15일 서울 종로구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6·25 70주년 설치미술 특별전 제막식’ 행사를 마치고 정경두 국방부 장관과 인사를 나누고 있다. 이날 행사엔 정세균 국무총리, 강경화 외교부 장관, 박삼득 국가보훈처장 등이 참석했다. 전영한 기자 scoopjyh@donga.com
북한이 대남 위협 수위를 높이는 가운데 정경두 국방부 장관과 마크 에스퍼 미국 국방장관이 25일경 화상 회담을 갖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최종 결정되면 판문점 선언 2년여 만에 북한이 또다시 ‘벼랑 끝 전술’을 앞세워 위기 국면을 조성한 이후 이루어지는 한미 국방 수장의 공식회담이 된다.

15일 정부 소식통에 따르면 우리 군은 한미 국방장관 화상 회담을 25일 개최하는 안을 미국에 제의했다. 미 국방부도 긍정적인 검토 의사를 밝혔다고 한다. 미 측이 최종 확답을 해오면 양 장관은 원격 화상회의 시스템으로 25일 회담을 하게 된다.

회담이 열리면 양 장관은 최근 북한이 연이어 도발 위협·공세에 나선 배경과 연합 대응 태세 점검 등을 주로 논의할 것으로 알려졌다. 또 다른 소식통은 “당초 주한미군 방위비 분담금과 전시작전통제권 전환 등이 의제로 상정됐지만 북한이 도발을 예고한 만큼 이 문제를 최우선적으로 협의할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또 김여정 노동당 제1부부장을 필두로 북한 당국자들이 남북 관계의 전면 단절에 이어 무력 도발까지 예고하는 등 대남 총공세에 나선 현 상황을 양 장관이 엄중하게 인식하고 있다는 메시지도 내놓을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해 미 국방부는 14일(현지 시간) 북한의 위협에 대한 대응 방침을 묻는 동아일보의 질의에 “북한의 담화에 대해서는 코멘트하지 않는다”면서도 “우리는 강력한 연합 방위태세를 유지하는 데 지속적으로 전념하고 있다”고 답변했다. 북한을 자극하지 않으면서도 군사적 도발 시 동맹국인 한국과 함께 대응에 나설 것임을 확인하는 발언이다. 미국은 북한이 미국의 독립기념일인 7월 4일, 북한이 전승기념일로 삼고 있는 7월 27일 등 특정일에 미국을 상대로 무력시위나 도발에 나설 가능성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실제로 한미 정보 당국은 정찰위성과 무인기 등 감시전력을 증강해 군사분계선(MDL)과 서해 북방한계선(NLL) 일대의 북한군 동향을 면밀히 주시 중이다.

한편 미국은 종종 북한의 동향을 파악하기 위해 뉴욕 채널도 사용해 왔으나 현재는 작동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워싱턴의 외교 소식통은 “미국은 북한이 일단 협상 테이블로 돌아오면 대화 과정에서 상당한 유연성을 보일 수 있다는 의사를 지속적으로 전달해 왔다”며 “그러나 북한이 대화를 거부하는 상황에서는 논의를 전개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당초 한미 국방 당국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양 장관이 참석할 예정이던 싱가포르의 아시아안보회의(샹그릴라 대화)가 취소되자 11일에 화상 회담을 하기로 했다가 미국이 돌연 연기를 요청해 성사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일각에선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과 에스퍼 장관의 불화설이 재점화될 경우 한미 국방장관 화상 회담이 또 연기되거나 이달 중 개최가 무산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윤상호 군사전문기자 ysh1005@donga.com / 워싱턴=이정은 특파원
#한미 국방장관 회담#북한#정경두 장관#에스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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