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서한’으로 정상 활동…건강이상설 잦아드나

  • 뉴스1
  • 입력 2020년 4월 23일 10시 5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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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양 노동신문=뉴스1) =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국내에서만 사용가능. 재배포 금지. DB 금지. For Use Only in the Republic of Korea. Redistribution Prohibited]
(평양 노동신문=뉴스1) =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국내에서만 사용가능. 재배포 금지. DB 금지. For Use Only in the Republic of Korea. Redistribution Prohibited]
갑작스러운 건강이상설이 제기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공식적으로는 최고지도자로서의 내·외치 사안을 챙기고 있다.

23일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김 위원장이 바샤르 알 아사드 시리아 대통령에게 서한을 보냈다고 보도했다.

이번 서한은 지난 15일 김일성 주석의 생일(태양절)을 계기로 알 아사드 대통령이 보낸 축전에 대한 답신이다. 신문이 밝힌 서한의 발송 날짜는 전날인 22일이다.

신문은 김 위원장의 동향과 관련된 것은 모두 1면에 배치해 보도한다. 이번의 외교 활동을 비롯해 최근 김 위원장 명의로 발송된 대내외 서한은 모두 북한의 공식 매체를 통해 보도됐다.

김 위원장의 모습이 북한 매체에 마지막으로 등장한 12일 이후 노동신문에는 김 위원장의 ‘서한 동정’이 다수 실렸다.

14일에는 그가 재일본조선인총연합회(총련)에 교육원조비와 장학금을 보낸 소식을 비롯해 김일성 주석의 생일(태양절)을 축하하는 외국 정부와 단체의 꽃바구니와 서한이 도착했다는 소식이 실렸다.

16일에는 알 아사드 시리아 대통령이 김 위원장 앞으로 보낸 태양절 축전 소식이 보도됐다. 이날은 김 위원장을 제외한 고위 간부들이 금수산태양궁전을 참배한 소식이 함께 신문에 실리며 김 위원장의 건강이상설이 돌기 시작한 날이기도 하다.

김 위원장이 시리아 독립 74주년을 축하하는 축전을 보냈다는 소식은 18일에 실렸다. 이어 19일에도 김 위원장이 짐바브웨 대통령에게 짐바브웨 독립 40주년을 축하하는 축전을 보냈다는 소식이 모두 신문 1면에 실렸다. 신문이 공개한 이 축전의 발송 날짜는 모두 보도 하루 전이었다.

20일에는 외교 활동이 아닌 내치에 해당하는 소식이 실렸다. 김 위원장이 ‘조국의 부강 번영을 위해 애국적 헌신성을 발휘한 일꾼들과 근로자들’에게 포상에 해당하는 ‘감사’를 보냈다는 소식이 실렸다.

이어 21일에는 미겔 마리오 디아스 카넬 베르무데스 쿠바 국가평의회 의장에게 생일을 축하하는 축전을 역시 보도 하루 전인 20일 자로 보냈다고 신문은 전했다.

이 같은 꾸준한 김 위원장의 대내외적 ‘서한 행보’는 모두 권위 있는 공식 문서로 기록된다는 점에서 최고지도자로서의 그의 위치에 변동이 없음을 시사한 셈이다. 북한이 그저 어떤 ‘이상 징후’나 ‘급변 상황’을 숨기기 위해 이 같은 행보를 보였다고 하기에는 무리가 있어 보인다.

다만 이 같은 문서가 모두 김 위원장의 ‘대면 결제’가 필요한지 여부는 미지수다. 이미 예정된 일정에 따라 진행되는 성격의 행보로 볼 수 있어 김 위원장의 부재 여부를 이 같은 서한 행보로만 판단할 수는 없다.

반면 지난 19일 외무성 보도국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친서’ 발언을 반나절 만에 즉각적으로 반박하는 입장을 낸 것을 두고는 의견이 갈린다.

이 같은 돌발 사항에 대한 즉각적 대응이 이뤄졌고, 대외적으로 발표되는 당국의 공식 입장을 담은 담화가 김 위원장의 승인 없이는 불가능하다는 점을 들어 그가 신변에 별 이상이 없을 것이라고 보는 시각이 있다.

한편으로는 외무성이 당시 이례적으로 ‘보도국’이라는 대미 채널이 아닌 낮은 급의 실무 채널을 통해 입장을 발표했고, 담화의 내용이 트럼프 대통령을 직접 겨냥하지 않았다는 점에서 반드시 김 위원장의 결제를 받지 않았을 가능성을 제기하는 시각도 있다.

특히 김여정 당 제1부부장이 올 들어 두 번이나 자신의 명의로 된 담화를 발표하는 등 대외 관계에 대한 실권을 확보한 것으로 보여, 지난 19일의 담화도 김여정 제1부부장의 직권으로 발표됐을 수 있다는 관측도 있다.

김 위원장의 현재 상태에 대해서는 이처럼 여전히 확실한 사실관계보다 ‘힌트’만 제기되는 상황이다.

존 하이튼 미국 합참차장이 현지시간으로 22일 국방부 브리핑을 통해 “김정은 위원장이 북한의 핵무력과 군대를 완전히 통제하고 있다고 추정한다”라고 발언한 것도 하나의 ‘힌트’가 된다. 북한군의 동향에 ‘특이 동향’이 없다는 점을 간접적으로 밝힌 것으로 보인다.

나타난 힌트들은 김 위원장의 신변 문제가 아무 이상이 없거나, 통치에 전혀 지장이 없는 수준의 치료를 받았다는 쪽을 가리키고 있다.

결국 최종적인 사실은 북한 매체를 통해 김 위원장의 실제 모습이 공개돼야 확정 지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지난 2014년 김 위원장의 40여 일간의 공백 때도 김 위원장이 매체에 나타나기 전까지 여러 추측이 제기됐다. 발목 수술설도 그중 하나였으나 이 역시 김 위원장이 지팡이를 짚고 공개활동에 나선 뒤에야 ‘사실’로 최종 확정됐다.

김 위원장이 언제, 어떤 방식으로 매체에 등장할지는 미지수다. 이미 이 같은 국제적인 파장을 알고 있는 만큼 ‘건재’를 과시할 가장 효과적인 방식과 타이밍을 전략적으로 선택할 것으로 보인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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