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개별 관광’ 논란에 무심한 듯…‘내부 결속’만 집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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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0년 1월 21일 15시 3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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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양 노동신문=뉴스1)
(평양 노동신문=뉴스1)
우리 정부가 북한 개별관광 추진에 관한 청사진을 내놓았으나 북한은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은 채 ‘내부 결속’에 집중하는 모양새다.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과 당 중앙위원회의 기관지로 정치이론잡지인 ‘근로자’는 21일 ‘백두산공격정신으로 조성된 난국을 정면돌파하자’ 공동논설을 통해 자력갱생을 통한 대북제재 돌파 의지를 재차 강조하고 내부 결속에 매진했다.

논설은 “정면 돌파전의 길에서 굴종은 자멸이고 기다림은 투항”이라며 “오직 계속 혁신, 계속 전진, 연속 공격해야만 우리의 전진을 방해하는 온갖 도전과 난관을 뿌리째 제거해버리고 혁명적 진군의 보폭을 더 크게 내 짚을 수 있다”라고 강조했다.

이어 백두산 공격 정신에 녹아들어 있는 항일투쟁 역사를 꺼내 들고 자연스럽게 김정은 국무위원장에 대한 충성 의지를 주문하며 사상 결집에 나섰다.

백두산 항일투쟁 역사는 북한의 대표적인 선전 도구로 김일성 주석이 추위와 고난을 이겨가며 투쟁을 했다는 상징성이 투영돼 있다. 미국과의 대치 국면을 이어가고 있는 현재를 당시 항일투쟁 역사와 동일시하며 지금의 어려움을 이겨나갈 주체도 ‘백두 혈통’을 이은 김정은 위원장 밖에 없다는 점을 강조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러한 내용은 연말 전원회의 이후 북한 관영매체들이 각종 논설 및 기사들을 통해 연일 내부 결속을 강조해온 흐름의 연장선상이다.

다만 우리 정부가 북한 개별관광 추진구상을 밝힌 이튿날 이에 대해서는 침묵한 채 ‘공동논설’이라는 상당히 드문 형식으로 자력갱생 의지를 거듭 과시했다는 점에서 그 의미에 시선이 쏠린다.

노동신문과 ‘근로자’의 공동논설은 지난해 9월 ‘우리 공화국은 존엄 높은 인민의 나라로 무궁 번영할 것이다’는 제목의 논설 이후 약 4개월 반만이며, 김정은 위원장 집권 이후 이번이 네번째다. 두 기관지의 공동논설은 정치적인 메시지를 무게감 있게 전달할 필요가 있을 때 등장해왔으며, 그 내용은 통상 국가 운영 방향의 핵심 줄기가 돼 왔다.

이런 가운데 나온 이번 공동논설은 당의 새 노선인 ‘정면돌파전’에 정치적 무게감과 정당성을 더해 대미 장기전 태세를 한층 확고히 하는 의미가 있어 보인다.

논설은 “미국은 앞에서는 지속적인 대화 타령을 횡설수설하고 뒤돌아앉아서는 우리 공화국을 완전히 질식시키고 압살하기 위한 도발적인 정치군사적, 경제적 흉계를 더욱 노골화하고 있다”며 미국에 대한 투쟁심과 적개심을 자극하고 이에 맞선 사상과 신념의 재무장을 다그쳤다.

이미 장기전에 들어선만큼 당분간 더 내부 전열을 재정비하고 결속을 강화하는 작업이 이어질 것임을 시사하는 것으로도 읽힌다.

북한은 당 전원회의에서 리용호 외무상을 리선권 조국평화통일위원회 위원장으로 교체하는 등 대미 외교라인을 재정비한 것으로 알려졌으나, 아직 대외에 공표하지 않고 있다.

아울러 비슷한 시기인 작년 12월 말께 우리측에도 남북연락사무소를 통해 금강산 남측 시설을 2월까지 철거하라고 통보했으나 대외적으로는 남측에 대한 언급을 삼간채 철저히 수면아래서 행보를 이어가고 있는 모양새다.

대외 문제에서는 속도조절을 통해 한미를 자신의 페이스에 맞춤으로써 본격 대화 재개를 앞두고 주도권을 잡으려는 의도가 엿보인다. 당분간 더 미국의 태도를 지켜보다 이르면 구정 이후, 늦어도 봄철 돌입과 동시에 대외 행보가 표면화될 것이란 관측이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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