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내년 총선쯤 남북정상회담 추진 가능성…美 대선도 변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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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9년 12월 17일 12시 2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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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이 내년 총선에 맞춰 남북정상회담을 다시 추진할 수 있다는 전망이 제기됐다. 자신들에게 우호적인 정당이 안정적 집권 기반을 유지하기 희망할 것이라는 판단에서다.

신범철 아산정책연구원 안보통일센터장은 17일 ‘2020 아산국제정세전망’ 기자간담회에서 “2020년 한반도 정세의 주요 변수 중 하나는 한국 총선”이라며 “미국과의 관계 개선이 이뤄질 경우 북한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서울 답방 등을 추진하며 평화공세를 강화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신 센터장은 지난해 6월 지방선거 직전에 싱가포르 북미정상회담을 추진했던 것을 언급하며 “4월 한국 총선을 전후로 북미정상회담이나 남북정상회담을 추진해 남북관계 진전에 대한 우리나라 국민들의 기대를 높이고자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아산정책연구원에 따르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재선 여부도 주요 변수다. 신 센터장은 “북한은 김 위원장과의 대화를 선택한 트럼프 대통령의 재선을 선호할 수밖에 없다”면서도 “미 대선을 이용해 보다 많은 양보를 받고, 핵 보유 지위를 굳히려는 의도 역시 포기할 수 없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러면서 “북한은 ICBM(대륙간탄미사일) 발사 가능성을 협상 수단으로 삼아 미국과 대타협을 시도할 것으로 보이고, 특히 트럼프 대통령이 평양을 방문하게 된다면 김 위원장으로서는 국내정치적 대성공인 만큼 이를 관철시키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이 평양을 방문할 경우 북미 간 ‘작은 규모의 나쁜 거래(small bad deal)’가 성사될 가능성이 높아 북한 비핵화는 더 어려워질 수 있다는 게 신 센터장의 설명이다.

신 센터장은 “북한이 핵 보유를 굳히려는 상황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과 합의를 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며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과 타협하기보다, 대화의 문을 열어 놓은 채 북한의 도발에 대해 과잉대응을 하지 않는 선에서 2020년을 보낼 가능성이 높다”고 봤다.

전문가들은 북한이 거의 완성된 핵 역량을 바탕으로 내년에도 미사일 등 전략 도발을 지속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박지영 아산정책연구원 선임연구원은 “2019년은 북한 비핵화에 대한 희망을 거의 꺼트린 한 해였다”며 “내년에도 북한은 핵을 포기하지 않고, 지속적으로 미사일 발사시험을 진행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박 연구원은 “특히 북한은 이미 SLBM(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에 있어 상당한 기술진전을 이뤄냈고, SLBM 3~4기가 탑재 가능한 대형 잠수함도 건조 중”이라며 “조만간 SLBM 전력화는 가시화할 것으로 보이는데, 전 세계가 북핵 사정권안에 들어간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박 연구원은 “북한핵에 대한 논의는 비핵화보다 북핵 문제를 현재 수준에서 봉합하고자 하는 핵군축의 양상으로 점차 변해가고 있다”며 “내년은 북한 비핵화가 점점 멀어지고 있다는 것을 받아들이는 한 해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날 간담회에서는 북한이 재차 강조하고 있는 ‘새로운 길’에 대한 논의도 있었다. 신 센터장은 “새로운 길의 본질은 구호라고 본다”며 “오늘 제시된 ‘자력 번영’과 ‘자력 평화’가 주요 키워드일 것으로 보이고, 핵 보유 지위를 굳히기 위해 도발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나라의 대처로는, (북한의 핵보유 지위를) 수용하는 것과 저항하는 것이 있을 수 있는데, 어차피 북한이 전면전으로 갈 수 없음을 감안할 때 우리나라는 ‘저항’ 전략을 택하고, 북한이 핵보유 지위를 얻을 수 없음을 알려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차두현 경희대 평화복지대학원 교수도 “새로운 길은 곧 과거나 기존으로의 복귀가 아닌 다른 차원의 방향일 수 있다”며 “기존처럼 대북제재 해제를 요구하며 균형을 추구하는 것이 아니라, 대북제재 해제 없이 자력에 의해 발전해나가겠다는 비전일 수 있다”고 예상했다.

차 교수는 “핵전력 이외에도 대량살상무기 등 개발이나, 핵활동 재개, 방사포 개발 등도 염두에 둬야 한다”며 “우리나라는 ‘한국이 뭘 되게 할 순 없어도 안 되게 할 수는 있다’는 것을 보여주며 남북관계의 주도권을 찾아와야 한다”고 덧붙였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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