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의회조사국 ”北 5월 탄도미사일 발사…기술적인 진전 있다”

  • 동아일보
  • 입력 2019년 6월 11일 22시 4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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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의회조사국(CRS)이 6일 보고서에서 북한이 지난달 쏜 미사일을 ‘KN-23’ 단거리탄도미사일(SRBM)이라고 명시했다는 것은 군 차원은 물론 미 연방의회도 이번 도발을 탄도미사일로 결론 냈음을 의미한다. “아직 분석 중”이라는 한국 국방부의 공식 입장과는 달리 한미 정부가 미사일 분석을 일찌감치 끝냈다는 사실을 재차 확인한 것으로도 풀이된다. 앞서 주한미군은 지난달 중순 북한이 지난달 4일과 9일 발사한 총 3발의 미사일이 신형 단거리탄도미사일이라고 결론 낸 바 있다. 이 같은 사실은 미 국방부에도 공식 보고됐다. 패트릭 섀너핸 미 국방장관 대행이 지난달 29일(현지 시간) “북한의 미사일 발사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를 위반한 것”이라고 밝혔다.

미 의회에 정책 지원 분석을 주도하는 의회조사국까지도 지난달 북한 도발을 탄도미사일로 못 박은 것은, 미국의 대북정책을 움직이는 두 축인 연방정부와 연방의회가 그만큼 북한의 도발 재개를 엄중하게 보고 있음을 의미한다. 실제로 보고서는 북한의 이번 탄도미사일 발사를 “보여주기나 정치적 메시지를 던지기 위한 것 이상”이라고 평가했다.

CRS 보고서는 북한의 도발에 실제 기술적인 진전이 있다고 분석했다. 이에 따르면 북한은 연료 주입 과정 등에서 사전 포착이 어려워 기습발사가 가능한 고체연료 기술에 요격 회피 기술 등이 추가된 한층 더 위협적인 미사일을 최종 확보하고, 이를 실전에서 사용하기 위한 리허설을 하고 있는 셈이다. 북한이 사전에 정해놓은 ‘로드맵’을 실현하는 차원에서 조만간 추가 도발에 나설 것이란 관측에 힘이 실리는 이유다. 김성한 전 외교통상부 제2차관은 “한국 정부만이 탄도미사일이라고 못 박지 않는 모호한 입장을 취한다고 해서 추가 도발을 막는 등 북한의 협조를 이끌어낼 수 있을 것이란 판단은 착각”이라고 했다.

한편 CRS가 같은 날 공개한 ‘북한: 미국의 경제제재에 대한 입법 근거’ 보고서도 북한의 KN-23 미사일에 대한 분석처럼 대북 경제제재에 대해서는 트럼프 행정부와 미 의회가 큰 차이가 없음을 보여주고 있다. 우정엽 세종연구소 미국연구센터장은 “CRS 보고서만 봐도 하노이 회담 결렬 이후 북한에 대한 인식이 행정부뿐 아니라 의회 쪽에서도 큰 차이가 없음을 알 수 있다”며 “북한의 실질적 비핵화 없이 대통령이 자의적으로 대북제재를 해제하거나 완화하는 것은 미국 체제에서 불가능하다는 점을 보고서는 보여주고 있다”고 말했다.

손효주기자 hjson@donga.com
신나리기자 journar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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