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정인 “한미보다 남북간 정상회담 더 시급…北 움직여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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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9년 6월 11일 14시 4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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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15 19주년 특별좌담…드라마 같은 회담 막전막후 이야기도

문희상 국회의장, 박지원 민주평화당 의원 등 참석자들이 11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6·15 남북정상회담 19년 특별좌담 ‘6·15 공동선언과 한반도평화’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김대중 전 대통령의 평생 동반자였던 이희호 여사는 10일 오후 11시37분 서울 서대문구 신촌세브란스 병원에서 숙환으로 별세했다. 향년 97세. 2019.6.11/뉴스1 © News1
문희상 국회의장, 박지원 민주평화당 의원 등 참석자들이 11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6·15 남북정상회담 19년 특별좌담 ‘6·15 공동선언과 한반도평화’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김대중 전 대통령의 평생 동반자였던 이희호 여사는 10일 오후 11시37분 서울 서대문구 신촌세브란스 병원에서 숙환으로 별세했다. 향년 97세. 2019.6.11/뉴스1 © News1
문정인 대통령 통일외교안보특보는 11일 “지금 시간의 시급성으로 봐서는 (문재인·김정은) 두 정상이 만나서 얘기해야 한다”며 한미정상회담 이전에 남북정상회담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문 특보는 이날 국회 한반도평화포럼 주최로 국회에서 열린 ‘6·15 남북정상회담 19년 특별좌담-6·15 공동선언과 한반도 평화’에 참석해 “북한이 상당한 결단을 내려야 하고 만약 6월을 놓치면 상황이 어려워진다”며 이렇게 말했다.

문 특보는 이날 좌담회에 참석한 최경환 평화당 의원이 ‘남북 간 대화가 미진한 상황에서 어떤 방식의 비밀 접촉이 필요하냐’고 질문을 던지자 “특사 간 접촉도 중요하지만 지금 북한에서는 김정은 위원장을 대신할 사람이 없다”며 “우리 대통령이 (김 위원장을) 만나야만 둘 사이에 얘기가 될 수 있고, 거기서 기본 틀을 잡아놓고 미국에 대해 요구하는 게 뭐인지를 듣고 그걸 우리 대통령이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게 말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트럼프 대통령이 G20 정상회담 전에 오든 후에 오든, 올 때 맞춰 최소 일주일 전이라도 남북정상회담을 판문점에서 원포인트로 먼저 해야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트럼프 대통령이 아무리 북한 핵문제에 관심있다 하지만, 수시로 올 수 있는 것도 아니고 과거 싱가포르 회담이나 하노이 회담처럼 트럼프 대통령이 의지를 가질 수 있는 것도 아니다”며 “그렇다고 (트럼프 대통령이) 평양을 갈 수 있는 것도 아니니까 북한이 움직여달라”고 촉구했다.

문 특보는 2000년 6·15 남북정상회담 때 학계를 대표해 특별수행원으로 김대중 대통령과 방북에 동행했다.

문 특보는 6·15 정상회담의 의미에 대해 “평화를 명시적으로 얘기하지 않았지만 평화 번영이라는 하나의 지평을 6·15 정상회담을 통해 열었다”며 “북핵문제라든가 한반도 평화체제 만드는 길목에 6·15 정상회담 같은 톱다운 방식이 가장 바람직하다는 것을 느끼게 했다”고 설명했다.

박지원 민주평화당 의원이 11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6·15 남북정상회담 19년 특별좌담 ‘6·15 공동선언과 한반도평화’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김대중 전 대통령의 평생 동반자였던 이희호 여사는 10일 오후 11시37분 서울 서대문구 신촌세브란스 병원에서 숙환으로 별세했다. 향년 97세. 2019.6.11/뉴스1 © News1
박지원 민주평화당 의원이 11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6·15 남북정상회담 19년 특별좌담 ‘6·15 공동선언과 한반도평화’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김대중 전 대통령의 평생 동반자였던 이희호 여사는 10일 오후 11시37분 서울 서대문구 신촌세브란스 병원에서 숙환으로 별세했다. 향년 97세. 2019.6.11/뉴스1 © News1

이날 좌담회에서는 문 특보를 비롯해 6·15 남북정상회담 당시 공식수행원으로 정상회담에 참석했던 박지원 민주평화당 의원과 6·15 취재기자단으로 방북한 이영성 한국일보 부사장이 참석해 6·15 남북정상회담의 긴박했던 협상 막전막후를 전했다.

박 의원은 북한이 남북정상회담의 조건으로 김 전 대통령이 김일성 시신이 놓인 금수산기념궁전에 참배하라고 압박한 것과 관련해 “김 전 대통령을 대신해 특사였던 내가 참배를 하고 한국 가서 구속되겠다고 제안했다”며 “다행히 14일 송호경 당시 아태평화위 부위원장이 조찬을 하자고 불러 ‘위대한 장군님께서 장관 선생님의 충정을 이해하고 이번만은 참배를 하지 않아도 된다’고 했다”고 말했다.

이어 “(평양 순한 공항에서는) 김정은이 나올지 전혀 예측 못 했는데 갑자기 꽃을 든 사람들이 아 소리를 하고 국방색으로 된 배밖에 안 보이는 김 위원장이 나오더라”고 전했다.

문 특보는 “김 전 대통령이 송별오찬회 자리에서 특별수행으로 온 박권상 당시 KBS 사장을 김 위원장에게 인사시켰는데 김 위원장이 자긴 KBS만 본다고 하더라”라며 “SBS·MBC는 섭섭하겠다 하니까 김 위원장이 자긴 국영방송만 본다고 재치있게 대답하더라”고 말했다.

11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6·15 남북정상회담 19년 특별좌담 ‘6·15 공동선언과 한반도평화’에서 참석자들이 故 이희호 여사의 사진을 보고 있다. 김대중 전 대통령의 평생 동반자였던 이희호 여사는 10일 오후 11시37분 서울 서대문구 신촌세브란스 병원에서 숙환으로 별세했다. 향년 97세. 2019.6.11/뉴스1 © News1
11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6·15 남북정상회담 19년 특별좌담 ‘6·15 공동선언과 한반도평화’에서 참석자들이 故 이희호 여사의 사진을 보고 있다. 김대중 전 대통령의 평생 동반자였던 이희호 여사는 10일 오후 11시37분 서울 서대문구 신촌세브란스 병원에서 숙환으로 별세했다. 향년 97세. 2019.6.11/뉴스1 © News1

이영성 부사장은 정상회담 합의 발표하기 2개월 전 김 전 대통령이 도쿄방송과 가진 인터뷰를 언급하며 “김 위원장이 대단히 영민한 지도자고 식견 있어 대화 되는 상대라고 인터뷰했는데 자신이 김 위원장을 상대로 본다는걸 다이렉트로 던진 셈”이라며 “나중에 정상회담을 보는 데 김 전 대통령이 혜안이 있구나, 지도자는 대중의 여론에 영합하기도 하지만 그것을 뛰어넘는 것을 할 수 있다는 것을 느꼈다”고 말했다.

이날 참석자들은 6·15 남북정상회담의 주역이었던 고(故) 이희호 여사에 대한 애도도 전했다.

참석자들은 행사에 앞서 다 같이 김 전 대통령과 이 여사를 위해 묵념을 가졌다.

축사를 한 문희상 국회의장은 “김 전 대통령과 이 여사는 민주주의와 인권, 자유와 정의, 한반도와 세계평화를 위해 생을 바치면서 함께했다”며 “두분이 함께 만들어온 위대한 시대였고 우리는 계속 그 뜻을 이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박 의원은 “이 행사를 하는것 자체가 김 전 대통령과 이희호 여사의 유지를 받드는 일이라 해서 저도 (좌담회) 준비를 재촉하고 참석했다”고 밝혔다.

박선숙·최경환·원혜영·윤영일·위성곤·채이배 의원 등 참석자 앞에는 이 여사의 6·15 남북정상회담 당시 모습을 담은 기념사진이 인화돼 놓이기도 했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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