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법관 탄핵명단 공개 지연 석달째…서영교 의혹으로 ‘곤혹’

  • 뉴스1
  • 입력 2019년 1월 21일 18시 1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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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승태·박병대 구속 여부, 與 추진에 분수령 ‘전망

법복을 입은 대학생들이 지난달 8일 서울 세종로공원에서 적폐판사 47인 탄핵촉구 대학생행진 퍼포먼스를 펼치고 있다. 2018.12.8/뉴스1 © News1
법복을 입은 대학생들이 지난달 8일 서울 세종로공원에서 적폐판사 47인 탄핵촉구 대학생행진 퍼포먼스를 펼치고 있다. 2018.12.8/뉴스1 © News1
더불어민주당이 탄핵소추 법관 명단 확정을 차일피일 미루며 공개하지 않고 있는 가운데 서영교 의원의 재판 청탁 의혹이 불거지면서 곤혹스러워하고 있다.

앞서 민주당은 사법농단 관련자들이 증거인멸을 시도하고 이들에 대한 압수수색 영장 기각이 90%에 달한다는 지적이 계속되자, 지난해 10월부터 자당 법사위원들을 중심으로 탄핵 논의를 해왔다.

이후 홍영표 원내대표가 지난해 12월 기자간담회에서 탄핵 소추 명단과 관련 “당에서 5, 6명 정도를 검토 중”이라고 밝히면서 곧 발표될 것으로 보였지만, 21일 현재까지 명단 공개는 이뤄지지 않고 있다.

이 같은 배경에 대해선 야당과의 물밑 협상이 원활하지 않아 공개가 지연됐다는 관측이 나오기도 했다. 앞서 민주평화당과 정의당은 법관 탄핵소추에 적극적인 태도를 보여왔지만, 자유한국당과 바른미래당은 신중한 입장을 취해오며 소극적 태도를 가져왔다.

하지만 최근 서 의원이 사법농단 의혹을 받고 있는 임종헌 전 법원행정처 차장에게 재판 청탁을 했다는 문제 제기가 일면서, 일각에선 민주당 내에도 사법농단 개혁에 떳떳하지 못하기 때문에 그동안 사법농단 법관 탄핵에 적극적이지 않았던 것 아니냐는 비판이 나온다.

또, 기존에 법관 탄핵을 반대해 왔던 자유한국당 등 보수야당뿐 아니라 평화당·정의당도 ’사법개혁 포기 선언‘·’제 식구 감싸기‘라며 공세에 나서고 있는 상황이라 민주당 난처한 입장이다.

대외적으로 민주당은 사법농단을 계속 개혁해나가겠다는 의지를 밝히고 있지만, 내부에선 무척 곤혹스러운 모습이다.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관계자는 이날 뉴스1과의 통화에서 “법관 탄핵을 추진해온 민주당으로선 곤혹스러운 분위기”라며 “이날 민주당은 정책총회를 통해 법관 탄핵 논의를 했을테지만, 관련 국면을 돌파할 뾰족한 돌파구는 당분간 찾기 힘들 것”이라고 말했다.

민주당 소속의 법사위원은 뉴스1과 만난 자리에서 “당 차원에서 사실 확인과 조사를 계속하고 있다. 이런 (사법농단) 의혹이 있을수록 더 원칙적으로 사법개혁에 임해야한다”면서도 “답답한 상황”이라고 했다.

여기에다 서 의원을 둘러싼 의혹이 촉발되며 법관 탄핵에 소극적이었던 자유한국당 등 보수 야권이 더욱 소극적으로 나올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야권도 의원과 법원의 ’거래‘에서 자유롭지 못하다는 의혹의 눈초리가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협의 진척이 더욱 요원해지는 것 아니냐는 목소리도 당 안팎으로 나오고 있다.

물론 법관 탄핵은 국회 재적의원 3분의 1 이상 발의하면 되며, 의결은 재적의원 과반수 이상 찬성이 있어야 하기 때문에 평화당·정의당의 지지를 받을 경우 탄핵 소추 가능성도 존재한다.

다만 한국당과 바른미래당 등 야당에서 서 의원의 윤리특별위원회 배제 등을 주장하고 있는 상황에서, 무리하게 탄핵 소추를 밀어 붙일 경우 정국이 더욱 급랭할 가능성을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 의원은 이날 뉴스1과 만나 야당과의 법관 탄핵 논의와 관련 “이젠 야당을 밀어붙여서 탄핵될 일이 아니게 됐다”며 “야당과 물밑 협의를 하며 좀더 기다리는 시간이 필요하다”고 했다.

민주당이 추후 법관 탄핵 추진을 받는 것과 관련해 오는 23일로 예상되는 양승태 전 대법원장과 박병대 전 대법관의 구속 여부가 분수령이 될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한 명이라도 구속이 되지 않을 경우 민주당으로선 오히려 탄핵을 강하게 추진할 명분을 얻을 수 있다는 전망이다.

법사위 관계자는 통화에서 “양승태 혹은 박병대 중 한 명이라도 구속이 안 되면 (사법농단 판사 탄핵에) 한 고비를 넘는 것”이라며 “국회가 할 수 있는 일은 제한돼 있지만 당 차원에서 계속 주시하고 있다”고 했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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