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GP 지하시설 폭파…대남공격 시작점 2㎞ 밖 후퇴 효과

  • 뉴시스
  • 입력 2018년 12월 13일 16시 3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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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2일 실시된 비무장지대(DMZ) 내 감시초소(GP) 현장검증 결과, 시범철수한 북측 GP 지하시설이 불능화된 것으로 확인됐다. 아울러 GP 철수로 북한의 일부 ‘공격출발계선’이 군사분계선(MDL) 2㎞ 밖으로 밀려나게 됐다.

공격출발계선은 북한이 유사시 기습적으로 남하를 하기 위해 GP 지하시설에 병력이 집결할 수 있도록 설정한 가상의 선으로, 우리 군은 ‘북한의 공격대기지점’으로 부르고 있다.

13일 정부 고위 관계자에 따르면 북측은 지난달 20일 GP 10개를 일괄적으로 폭파하면서 지하갱도에 수 개의 TNT 폭약을 설치해 완전히 붕괴시켰다. 이번 GP 시범철수 현장검증에서 우리 측 검증반은 레이저 거리측정기 등으로 지하시설이 매몰된 것을 확인했다.

북측 GP 지하시설은 비무장지대 내 봉우리에 위치한 ‘감시소’에서 지하로 수십m 깊이에 있으며, 깊은 것은 지하 50m에도 위치한 것으로 전해졌다.

지하시설은 산 뒤편에서 파고 들어가서 우리 측 GP 방향으로 나오는 구조로 유사시 남측으로 공격이 가능한 화구(火口)역할과 함께 병력이 이동할 수 있는 통로 역할도 겸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군 당국은 지하시설의 길이를 최소 수십m에서 최대 수백m가 되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일부 지하시설의 경우, 땅굴을 통해 서로 연결된 것으로 보인다.

이와 함께 이번 GP 철수 조치로 북한의 ‘공격출발계선’도 군사분계선(MDL) 2㎞ 밖으로 밀려나게 됐다.

정부 고위 관계자는 “10개의 GP를 철수해 일부 공격출발계선이 군사분계선 2㎞ 밖으로 밀려난 효과를 볼 수 있게 됐다”고 설명했다.

다만 이 고위 관계자는 이번에 원형이 보존된 1개 GP에 대해서는 “병력은 없지만 ‘공격출발계선’이 아직 설정돼 있는 것으로 봐야 한다”고 부연했다.

정부는 그동안 남북 군사회담에서 북측과의 협의가 원만하게 이뤄질 수 있도록 이 같은 사실을 외부에 알리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우리 측의 경우 GP를 철수해도 남방한계선상에 GOP(일반전초)를 통해 경계작전을 수행할 수 있지만, 북한은 GOP 개념이 없어 GP를 철수할 경우 수백 명 규모의 병력이 그대로 후방으로 밀려나기 때문이다.

한편 북측은 이번 GP 검증과정에서 우리 측 GP에 잔해물이 남아있는 것을 지적한 것으로 전해졌다. 북측의 경우 GP 잔해까지 청소를 끝냈지만 우리 측 GP에는 잔해물이 그대로 있었던 것이다.

우리 측은 현장검증에서 북측이 잔해물을 철거하지 않은 것에 대해 지적하자 내년도 예산에 반영해 치운다는 뜻을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군 관계자는 “올해 예산에 GP철수 잔해물 처리비용이 반영이 안됐기 때문에 하지 못했다”며 “우리 측은 내년도 예산으로 잔해물들을 치울 계획”이라고 밝혔다.

국방부는 전날 GP 시범철수 결과를 알리는 보도자료에서 “상호 현장검증간 식별된 미흡사항에 대해서는 12월 말까지 추가 보완조치를 나가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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