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행동 경고받은 靑, 트럼프에 ‘김정은 답방 OK 사인’ 기대

  • 동아일보
  • 입력 2018년 11월 2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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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주 북미-한미-미중 연쇄회담 추진

조명균 “빠르면 이달 중 남북철도 공동 조사” 조명균 통일부 장관(왼쪽)이 23일 국회에서 열린 남북경제협력특별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의원들의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조 장관은 “빠르면 이달 중 남북 철도 연결 공동조사가 이행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뉴스1
조명균 “빠르면 이달 중 남북철도 공동 조사” 조명균 통일부 장관(왼쪽)이 23일 국회에서 열린 남북경제협력특별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의원들의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조 장관은 “빠르면 이달 중 남북 철도 연결 공동조사가 이행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뉴스1
북-미 고위급회담 연기 이후 좀처럼 동력을 찾지 못하고 있던 북한 비핵화 협상이 다음 주 새로운 국면을 맞을지 주목된다. 주요 2개국(G2)인 미국과 중국이 13개월 만에 정상회담을 갖고 비핵화 문제를 논의하는 가운데 북-미 고위급회담, 한미 정상회담 성사 여부에 따라 비핵화 논의가 다시 속도를 낼지, 장기 교착 국면이 굳어질지 갈림길에 설 것으로 보인다.

○ 연쇄 회담이 비핵화 협상 견인할까

다음 달 1일은 향후 비핵화 협상의 큰 흐름을 좌우할 ‘빅 이벤트’가 열린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회담 및 만찬을 갖고 무역전쟁의 긴장을 완화시키고 교착 상태에 빠진 양국 무역협상의 돌파구를 마련하는 ‘톱다운’식 해법을 도출해낼지, 대북제재 완화 등을 놓고 이견을 좁힐 수 있을지 전 세계가 주목하고 있다.

북한이 비핵화에 대한 상응 조치로 대북제재 해제를 강하게 요구하고 있지만, 트럼프 행정부는 아랑곳하지 않고 중국을 포함한 국제사회에 대북제재 이행을 압박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22일(현지 시간) 오전 플로리다주 마러라고 리조트에서 기자들과 만나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기간 중 열릴 미중 정상회담에 대해 “나는 평생을 준비해 왔다”며 자신감을 내비쳤지만 시 주석이 호응할지는 미지수. 이 자리에서 미중 정상이 무역분쟁은 물론 비핵화 접점을 찾지 못한다면 미중 관계 악화는 물론 향후 비핵화 로드맵도 안갯속으로 빨려 들어갈 수 있다.

이달 말로 조율 중인 북-미 고위급회담이 실제로 열릴지도 관심을 끈다. 북한이 미국 측의 날짜 제안에 묵묵부답으로 일관하고 있어 연기될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29일부터 다음 달 1일까지 아르헨티나에서 열리는 G20 정상회의에 참석하는 문재인 대통령은 이 기간에 트럼프 미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을 추진하고 있다. 당초 한미 정상회담 성사 가능성에 낙관적이었던 정부는 아직까지 회담 일정이 확정되지 않으면서 미국 측과 막판 일정 조율에 집중하고 있다. 청와대는 북-미 고위급회담에 이은 한미 정상회담을 통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답방 등에 대한 트럼프 대통령의 지지를 기대하고 있다.

20일 출범한 한미워킹그룹 협의 후 남북 철도 연결 착공식과 북측 구간 공동조사에 대한 제재 면제에 속도가 붙었지만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이 남북 관계 과속을 노골적으로 경고하면서 우려의 목소리는 여전하다. 북-미 고위급회담과 한미 정상회담이 모두 불발될 경우 한미 공조 속에 남북 관계를 통해 비핵화를 촉진한다는 정부의 구상은 거센 도전에 직면할 것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 IAEA까지 가세한 북한 핵 활동 사찰·검증 요구

북-미가 수개월째 대북제재가 먼저냐, 핵시설에 대한 사찰 및 검증이 먼저냐를 놓고 옥신각신하다가 돌파구를 찾지 못하고 있는 상황에서, 최근 주목할 만한 움직임이 감지되고 있다. 국제사회도 슬슬 북한에 대한 핵시설 사찰 및 검증 요구 대열에 동참하고 있다는 것.

아마노 유키야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무총장은 22일(현지 시간) 오스트리아 빈에서 열린 이사회 보고에서 “8월 이후 북한 영변 핵시설에서 추가 활동이 포착됐지만 어떤 목적인지는 확인할 수 없다”고 밝혔다. 9·19 평양 남북 정상회담에서 북한이 ‘영변 핵시설 영구 해체’와 같은 추가 조치를 언급한 이후 IAEA가 북한의 핵 활동 정황을 발표한 것은 처음이다.

그는 “영변 구룡강 주변에서 추가 활동(further activities)이 관측됐다”면서 “5MW 원자로와 경수로를 위한 냉각시설 변동과 관련 있을 수 있다. 이 활동이 진행되는 동안 5MW 원자로의 가동이 중단됐을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경수로에서 원자로 부품 조립과 원자로 건물 내로 부품을 옮기는 것과 일치하는 활동도 관측됐다고 전했다.

이런 가운데 IAEA 내 핵심 조직인 안전조치 분과 담당 마시모 아파로 사무차장이 다음 주 방한해 26일 강정식 외교부 다자외교조정관과 고위급정책협의회를 가진 뒤 이도훈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을 만난다. 한 정부 소식통은 “국제기구까지 움직인다는 것은 미국뿐 아니라 다른 회원국들도 북한의 비핵화 조치가 필요하다는 분명한 메시지를 보낸다는 의미”라고 풀이했다.

신나리 기자 journari@donga.com / 뉴욕=박용 특파원
#북-미 고위급회담#북한 비핵화 협상#트럼프 대통령#시진핑#미중 정상회담#김정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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