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미 신경전 심화에도 협상 판이 깨지기 힘든 이유

  • 뉴스1
  • 입력 2018년 11월 12일 16시 43분


코멘트

북미 후속 일정 불투명 속 ‘장외전’ 이어가
북미 정상 신뢰 속 2차 정상회담 터닝포인트 될 듯

© News1
© News1
북미 고위급 회담이 후속 일정을 확정짓지 못한 채 연기되면서 장외 신경전이 확산되는 분위기다.

이로 인해 일각에서는 그동안 조성됐던 북미 간 협상 모멘텀이 또다시 상실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를 제기한다.

그렇지만 전반적으로 북미 모두 협상의 끈을 놓지 않은 상황이기 때문에 향후 어떻게 대화 모멘텀을 살리는지가 핵심 관전포인트로 지적된다.

마이크 펜스 미국 부통령은 최근 워싱턴포스트(WP) 기고문을 통해 “미국은 북한에 전례없는 외교적이고 경제적인 압박을 계속해 나갈 것”이라며 “우리의 결심이 (북한을) 협상 테이블로 이끌고 왔다”고 밝혔다.

북한이 대화에 나오게 된 배경에 대해 대북 압박 정책이 유효했다고 평가하며, 북한의 비핵화 조치가 나오기 전까지 제재 완화 조치가 없을 것임을 분명히 했다.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 역시 미중 외교안보대화 후 가진 기자회견에서 “최종적이고 완전하게 검증된 비핵화(FFVD)를 추구하는 과정에서 단일 대오 유지의 중요성을 표명했다”고 전했다.

미국 측에서 이 같은 목소리가 지속적으로 제기되는 데에는 제재를 비핵화 협상의 레버리지로 활용하고 있어서다.

북한 역시 장외전에 가담한 모양새다. 북한의 입장을 대변하는 조선신보는 미국에서 제기되는 속도 조절론을 언급하며 “현상 유지를 선호한다면 구태여 대화할 필요가 없다”고 응수했다.

그러면서 신문은 “조선반도 비핵화를 위한 가장 합리적이고 공명정대한 단계별 동시행동원칙의 관철을 전제로 삼는다면 조미대화는 중단됨이 없이 쌍방의 기대와 요구에 맞게 성과적으로 진행될 수 있다는 것”이라며 미국 측의 상응 조치를 촉구했다.

또 북한은 앞으로 ‘핵-경제 개발 병진노선’으로 회귀 가능성을 언급하기도 했다.

이처럼 북미가 장외전을 전개하는데는 북미 간 비핵화 조치, 제재 완화 등 핵심 의제를 둘러싸고 좀체 이견을 좁히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 입장에서는 중간선거가 끝나면서 대북정책에 대한 재정비 시점이 왔고, 북한 입장에서도 미국 측의 어떤 생각을 갖고 있는지 지속적으로 탐색하고 있는 과정으로 풀이된다.

전문가들은 신경전을 벌이기는 하지만 과거 ‘말폭탄’ 수준에 준하는 강경한 대치라기보다 전체적인 속도 조절에 나선 것이라는 데 무게가 실린다. 협상 판을 깰 수 있는 서로에 대한 위협은 자제할 것이란 진단이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는 12일 “전반적인 내용으로 봤을 때 당사자들의 (공방 수위가) 낮은 단계로 장외 기싸움 정도”라면서 “중요한 것은 북미 정상 간 서로 존중하고 있으며 상호 신뢰가 있어 대화 필요성에 대해서는 공감하고 있다는 점”이라고 설명했다.

그렇다고 하더라도 당분간 미국 측에서 북한이 원하는 제재 완화와 같은 ‘상응조치’에 대한 입장 변화는 없을 것으로 보인다. 시간은 미국 편이라는 인식이 팽배해 시간에 구애받지 않고 ‘완전한 비핵화’를 달성하겠다는 의지를 재강조 하고 있기 때문이다.

양 교수는 “트럼프 대통령이 대통령선거 재선에 ‘올인’해야 하기 때문에 비핵화에 대한 성과물이 필요한 상황이고 북한 역시 2021년 당대회를 앞두고 있다”며 “2차 북미정상회담을 터닝포인트로 삼아 협상면을 넓힐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미 여러 차례 북미 협상 교착 상태에서 ‘중재’ 역할을 해왔던 우리 정부 역시 활용할 카드를 고심하며 후속 협상 추이를 지켜볼 것으로 보인다.

(서울=뉴스1)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