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차 북미정상회담 가시권…美비건-北최선희 라인 가동은 언제?

북미 실무협상단 구성 합의…향후 일정 언급은 없어
전문가 “北, 실무 협상 대신 ‘빅딜’ 유리 판단한 듯”

평양을 방문한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이 지난 7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만나 악수하고 있다. (미 국무부 제공) 2018.10.8/뉴스1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의 4차 방북으로 2차 북미정상회담 개최가 가시권에 들어왔다. 이에 따라 북미 간 실무협상팀 회담 개최 일정에도 눈길이 쏠린다.

다만 폼페이오 장관의 이번 방북에서 성사 여부가 주목됐던 북미 실무협상 라인 첫 회동이 무산된 점은 후속 협상에서의 험로를 예고하고 있다.

미국 국무부는 7일(현지시간) 2차 정상회담 일정과 비핵화 프로세스를 협의하기 위한 북미 간 실무협상단을 구성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조선중앙통신도 8일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폼페이오 장관과의 면담 소식을 전하면서 정상회담을 위한 실무협상에 개최하기로 했다고 보도했다.

구체적인 일정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으나 북미 양측 모두 조만간 실무협상을 개최하기로 한 데 대해 공감대를 형성한 것으로 보인다.

북미는 지난 7월 초 폼페이오 장관의 3차 방북을 계기로 후속 비핵화 협상을 진행할 실무그룹 구성에 합의했다. 그러나 핵신고 검증과 종전선언을 두고 입장차를 좁히지 못하면서 관련 움직임이 미뤄졌다.

협상을 이끌어갈 적합한 인물이 없던 점에서 북미 모두 협상에 임할 준비가 되어 있지 않다는 분석도 나왔다. 그러는 사이 미국에서는 스티브 비건 대북정책특별대표를 임명하며 후속 협상 재개에 대한 의지를 드러냈다.

북미 간 협상이 교착상태에 빠진 상태에서 열린 남북정상회담이 끝난 후 미국은 북한 측 실무협상 담당자인 최선희 외무성 부상을 오스트리아 빈으로 초청해 회담을 개최하자고 했다.

이런 점에 비춰봤을 때 폼페이오 장관 수행 명단에 포함된 비건 대표와 최선희 부상 간 평양에서의 접촉 가능성이 높게 점쳐졌다.

그러나 폼페이오 장관이 평양에 도착한 날 최선희 부상은 러시아를 방문했다. 미국이 북미 간 여러 채널을 통해 협의를 있다고 밝혀왔으나 ‘비핵화’ 실무협상 라인간의 회담은 결국 불발된 것이다.

현재까지도 비건 대표의 빈 초청에 대해서 북한 측은 어떠한 답변을 하지 못한 상태다. 미국이 북한에 한 이 제안이 유효하기 때문에 미국 측도 초청에 대한 반응을 기다리고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미 3개월 전 실무협상팀 구성에 합의했으나 현재까지 별다른 진전이 없는 것은 비핵화 협상에 임하는 북한의 전략 중 하나라는 평가다.

박원곤 한동대 국제지역학 교수는 “북한은 실무 차원에서 협상을 하는 것 보다 트럼프 대통령을 직접 만나 ‘빅딜’을 하는 것이 유리하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실무협상을 하게 되면 결국 핵 신고와 검증을 위한 의제가 핵심 쟁점이 될 것인데, 이를 트럼프 대통령과 큰 틀에서 합의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박원곤 교수는 “영변 핵시설 폐기가 핵심이 되는데, 실무협상을 하게 되면 범위, 폐기 방식, 사찰 검증 여부 등 여러 사안을 따져야 한다”며 “영변 핵시설을 두고 북한이 ‘살라미’식 협상을 할 가능성은 남아있다”고 덧붙였다.

이 때문에 결국 종전선언, 핵신고 검증 등 핵심 쟁점에 대한 합의는 2차 북미정상회담 자리에서 이뤄질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서울=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