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측 김두우 “盧는 유리알처럼 투명?…개띠해 이전투구 해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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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8년 1월 18일 09시 5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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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이명박 전 대통령이 17일 오후 서울 강남구 삼성동 사무실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자신과 관련된 검찰의 수사에 대한 입장을 밝히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사진=이명박 전 대통령이 17일 오후 서울 강남구 삼성동 사무실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자신과 관련된 검찰의 수사에 대한 입장을 밝히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이명박(MB) 정부에서 대통령홍보수석비서관을 지낸 김두우 씨는 18일 검찰의 적폐청산 수사에 대해 ‘보수 와해’와 ‘노무현 전 대통령 죽음에 대한 한풀이’라고 규정하며 “올해가 개띠 해라고 저희들도 이전투구를 한번 해 볼까?”라고 ‘맞불’을 시사했다.

김 전 수석은 이날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와 인터뷰에서 “노무현 대통령과 그 당시 청와대에 있었던 분들은 하늘을 우러러 한 점 부끄럼이 없고 유리알처럼 투명한가? 당시 검찰이 수사를 하던 많은 것들이 있었는데 그중에서 노무현 대통령이 돌아가시는 바람에 많은 부분을 덮은 걸로 알고 있다”며 이 같이 말했다.

그는 “당시에 진행되고 있던 것들도 상당히 안 한 걸로 알고 있다. 그러면 검찰이 직무유기를 한 건 아닌가? 검찰 직무유기를 했다고 그분들이 고소를 할 건가?”라며 “그 부분을 저희들이 공개를 하고 폭로를 하고 하는 것이 정당하다고 보이는가? 이전투구라고 언론에서 볼 것 같은가?”라고 분개했다.

김 전 수석은 “저쪽(여권 쪽) 사람들이 술자리에서 ‘MB 두고 봐라. 그냥 안 두고 간다. 반드시 갚아줄 거다’ 등의 이야기를 하는 걸 들은 바 있다”며 “그분들(여권 쪽)이 과거 겪었던, 또는 모셨던 분의 참담함을 너희들한테 그대로 돌려주고 싶다는 심리가 담겨있는 것 같다”고 주장했다.

그는 ‘해당 발언을 했던 사람들이 지금 요직에 있는가?’라는 질문에 즉답을 피하며 “세간에서 이야기하는 (문재인 대통령)핵심 멤버 5인, 7인 중에 한 분도 들어 있다”고 말했다.

김 전 수석은 “(문 대통령이) 취임 하자마자 (정치 보복이)시작 된다는 낌새를 차렸다. 정치적인 목표는 보수 와해, 그분들의 개인적인 감정적인 문제로는 노무현 전 대통령의 죽음에 대한 한풀이 내지는 복수”라며 “(이 전 대통령이)표적수사라는 말씀을 어제도 강조를 하셨는데, 이 검찰 수사가 처음부터 그렇게 표적이 돼 있다는 게 저희들의 판단”이라고 말했다.

그는 검찰이 이 전 대통령의 측근들을 대상으로 한 짜맞추기식 수사로 ‘MB가 알고 있었다’는 방향으로 몰고 간 뒤, 문제의 돈 중 일부를 이 전 대통령이 사적으로 전용한 것처럼 만들려는 것처럼 보인다고 주장했다.

김 전 수석은 “검찰의 특수수사의 기법 중 하나다. 조사 대상자가 된 사람을 아주 지저분하고 치사한 사람으로 언론에 흘린다. 도덕성을 완전히 망가뜨리는 것”이라며 “그리고 난 다음에 수사를 하고 이렇게 몰아가는 거다. 그 돈 중 일부가 김윤옥 여사에게 흘러 들어가서 김윤옥 여사가 해외순방 때 함께 가셔서 거기서 해외에서 명품 구입을 했다는 식으로 가려고 한다는 게 저희들의 판단”이라고 했다.

김 전 수석은 검찰이 확보한 진술에 대해서도 조목조목 반박하며 검찰 수사 과정에 의혹을 제기했다.

검찰에 따르면, 김주성 전 국정원 기획조정실장은 2008년 4, 5월 당시 김성호 국정원장 지시로 국정원 예산관을 시켜 1만 원권 2억 원을 김백준 전 대통령총무기획관에게 전달했다며, 그해 이 전 대통령과 독대해 ‘이런 식으로 국정원 돈을 가져가면 문제가 된다’고 말했다고 진술했다.

김 전 수석은 이에 대해 “총무비서관이 당시 국정원장에게 청와대 선물 제작비가 모자라니 2억을 지원해 달라고 말했다는 건데, 우선 이게 격이 맞지를 않는다. 1급 비서관이 국정원장에게 직접 돈 달라고 했다? 이거는 공직사회에서는 있을 수 없는 소설”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1만 원짜리로 2억 원이라고 하면 몇 십 kg 정도 된다. 그걸 청와대 옆 주차장에서 전달했다? 폐쇄회로(CC)TV가 청와대 옆 부근에는 곳곳에 있고 경찰이 계속 순찰하는데 이게 무슨 양아치 집단도 아니고 그게 가능한 이야기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또 “김백준 기획관은 굉장히 소심하고 섬세하고 꼼꼼한 양반이다. 돈 문제에 있어서 자기관리가 너무나 치밀해 저희들이 사실 청와대에서 일하는 데도 상당히 힘들었다”며 “그런데 그런 분이 그랬다는 게 저희들이 모이는 사람들이 일제히 의아해했던 부분”이라고 덧붙였다.

김 전 기조실장이 자백을 했다는 것 대해서도 “거짓 자백이라고 하는 건 너무 노골적이고, 그분이 그렇게 말씀을 할 수밖에 없는 사연이 있지 않았나 본다”고 의혹을 제기했다.

그는 “김 전 기조실장이 출국 금지된 지가 몇 개월이 됐다. 그런데 검찰 조사 받았다는 이야기는 일체 안 나왔다. 그 분이 주변에도 이야기 안 했다”며 “몇 개월 동안 묶어놓고 마냥 이렇게 보낼 수는 없다. 조사하고 기소하고 하는 과정이 있어야 되는데 그런 부분은 다 지금 숨겨져 있다. 그동안 검찰과 김주성 사이에 어떤 일이 벌어졌는지 그저 속으로 짐작할 뿐”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김주성 씨가 청와대에서 대통령 독대를 했다고 하는데 이것도 그 안의 시스템을 몰라서 하는 이야기”라며 “적어도 대통령과 독대하려면 장관급 이상이 아니면 잘 안 된다. 설령 대통령을 만났다 하더라도 이런 경우에는 배석자 없이 독대를 못 한다”고 주장했다.

김 전 수석은 “지금까지 진행되어 온 것들을 보면 4대강도 한 번 건드려 봤다가, 댓글 사건도 한번 집적거려봤다가, UAE도 한 번 건드려봤다가, 국정원 특활비가 나타나고 다스로 이어졌다. 온갖 걸 다 건드려보고 하는 방식이다. 앞의 부분들이 잘 되지 않자 계속해서 온갖 이야기들을 다 하고 있는 것”이라며 “겨냥하는 한 점(MB)이 있다는 얘기”라고 지적했다.

마지막으로 김 전 수석은 ‘이 전 대통령이 자신에게 물으라고 했는데 검찰의 직접 수사에 응한다는 뜻인가?’라는 질문에 “대통령 말씀에 이명박 전 대통령의 뜻이 다 들어있다. 대통령 말씀에 제가 붓 칠을 하고 해석을 붙이고 싶지는 않다. 거기 성명서에 다 들어있다”고만 답했다.

최정아 동아닷컴 기자 cja091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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