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교도 2022년부터 학점 채워야 졸업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11월 2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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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교학점제 現초등5년부터 전면실시

문재인 정부의 제1호 교육공약인 ‘고교학점제’를 2022년 시행하기 위한 첫 단추가 끼워졌다. 교육부는 27일 ‘1차(2018∼2020년) 연구학교 운영계획’을 발표하고 전국의 60개 일반고 및 직업계 고교를 3년간 고교학점제 연구학교로 지정해 고교학점제의 최적 모델을 찾겠다고 밝혔다.

김상곤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이날 개방형 교육과정을 운영 중인 서울 한서고를 찾아 “고교학점제는 입시·경쟁 중심의 획일적인 교육에서 벗어나 모든 학생이 다양하고 특색 있는 교육을 받을 수 있게 하는 제도”라며 이같이 말했다.

고교학점제는 모든 고교생이 정해진 과목을 일괄적으로 3년에 걸쳐 듣는 현재와 달리 각 고교에 학생들의 진로를 반영한 다양한 과목을 개설하고, 이를 선택해서 듣게 하는 제도다. 대학에서 수강 신청을 하듯 학점 위주로 수업을 구성해 개인의 누적 학점이 일정 기준에 도달하면 졸업할 수 있다.

이에 따라 현재 초등학교 5학년 학생이 고교에 진학하는 2022년에는 고교의 선택 기준부터 수업 구성, 내신평가 방식부터 대입제도까지 고교 학사 전반이 크게 바뀔 것으로 전망된다.

이중현 교육부 학교정책실장은 “고교학점제는 가까운 일본 중국 싱가포르를 비롯해 미국 핀란드 등 많은 나라가 이미 도입한 제도”라고 말했다. 그러나 한국은 수십 년간 ‘학년제’ 위주로 교육과정을 운영해온 터라 전면 도입을 위해서는 교육과정부터 △평가제도 △졸업제도 △대입제도까지 교육체계의 전반을 손봐야 한다. 어떤 과목을 만들지, 각 과목의 학점을 몇 점으로 할지, 몇 점을 들어야 졸업을 인정할지부터 해당 교사 수급은 어떻게 해결할지, 수업 공간은 어떻게 마련할지까지 산적한 과제가 적잖다. 학생들도 일찍이 자신의 진로를 고민해야 한다.

실제 학생들의 희망에 따라 탐구과목을 편성하고 교실 이동수업을 하게끔 하고 있는 한서고의 김상래 교무부장은 “학생들의 희망수업을 조사해보니 100여 개에 이르는 경우의 수가 나타날 정도로 무척 다양했다”고 말했다.

교사별, 학교별로 나타날 수 있는 수업 및 교육과정 운영의 질적 격차를 해결하는 일도 숙제다. 당장 다양한 과목에 대응할 역량을 갖춘 교사가 턱없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학생 수가 적은 농촌 학교에선 도시만큼 다양한 과목을 개설할 수 없어 과목 선택권이 제한되고 도농 격차가 심화될 것이란 우려가 크다.

학생과 학부모의 가장 큰 관심사인 고교 내신평가 방식 및 대입제도 전반도 크게 바뀔 것으로 보인다. 현행 상대평가 석차 병기 고교 내신평가에서는 수강생이 적은 과목을 선택하면 좋은 등급을 받을 수 없기 때문에 고교 내신이 완전 절대평가화할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같은 학교 학생이라도 학생마다 수강 과목이 전혀 달라지기 때문에 대입제도 자체가 바뀔 수밖에 없다. 김 부총리는 “고교 성취평가제와 대입제도 개편뿐만 아니라 외고, 자사고를 실제로 언제 일반고화할 것인가의 문제까지 연구해 내년 8월에 함께 밝히겠다”고 말했다.

임우선 기자 imsun@donga.com
#고교학점제#문재인 정부#졸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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