檢 댓글수사 칼날 MB 턱밑까지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11월 1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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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정부-이명박 ‘적폐청산’ 충돌]MB 향한 세갈래 수사

이명박(MB) 전 대통령이 자신을 겨냥한 검찰 수사를 ‘정치 보복’이라고 비판한 데 대해 검찰 관계자는 11일 “정치인의 발언에 검찰이 뭐라고 할 입장이 아니고 할 필요성도 없다”고 말했다. 서울중앙지검 국정원 수사팀(팀장 박찬호 2차장)은 이 전 대통령의 반격에 개의치 않는다는 자세다. 앞서 9일 윤석열 서울중앙지검장은 차장검사 3명과 부장검사들이 참석한 회의를 열고 “흔들림 없이 의연하게 업무 처리를 해 나가자”고 당부했다고 한다.

검찰 수사는 △군 사이버사령부의 댓글 공작 △국가정보원의 민간인 댓글 부대 운영 등 정치 개입 △자동차 부품회사 ‘다스’ 실소유주 의혹 등 크게 세 갈래로 진행 중이다. 이 중 사이버사령부 댓글 공작 수사가 MB 턱밑까지 접근했다는 평가가 검찰 안팎에서 나오고 있다.

검찰은 김관진 전 국방부 장관(68·구속)으로부터 MB가 사이버사령부 활동 보고를 받았다는 진술을 확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김 전 장관의 구속영장에 이와 관련된 내용은 포함하지 않았다.

관건은 MB가 김 전 장관 등으로부터 사이버사령부의 댓글 공작 보고를 받고 관련 지시를 내렸는지 여부다. MB 측은 MB가 대통령의 안보 정책 수행 차원에서 사이버사령부의 활동 보고를 받았지만 댓글 공작 보고를 받거나 관련 지시를 한 적은 없다고 강조하고 있다. 검찰은 13일 경기 의왕시 서울구치소에 수감된 김 전 장관을 소환해 MB에게 보고한 구체적인 내용을 조사할 방침이다.

검찰 수사 선상에는 MB로부터 사이버사령부 군무원 증원 지시를 받고 김 전 장관과 실무 회의를 한 것으로 알려진 김태효 전 대통령외교안보수석실 대외전략기획관(50)도 올라 있다. 검찰 관계자는 김 전 기획관 조사 계획에 대해 “아직 잡힌 게 없다”고 말했다.

검찰은 국정원의 댓글 부대 운영 등 정치 개입에 MB가 관여한 구체적인 정황은 확인하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MB가 어떤 역할을 했는지 구체적으로 진술할 수 있는 ‘키맨’은 원세훈 전 국정원장(66·구속 수감)이다. 검찰은 9월 말 이후 아직 원 전 원장을 소환 조사하지 않았다. 검찰 관계자는 “원 전 원장을 적절한 시기에 다시 부를 것”이라고 말했다. 원 전 원장은 8월 국정원 ‘댓글 사건’ 파기환송심에서 징역 4년을 선고받고 법정 구속됐다.

또 서울중앙지검 첨단범죄수사1부(부장 신봉수)는 지난달부터 다스 실소유주 의혹 관련 고발 사건을 조사 중이다. 윤 지검장은 지난달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저희는 법률적으로 (다스가) 누구 것이냐를 확인해야 하는 입장”이라고 밝혔다. 다스의 실소유주를 확인해야 MB가 재임 중이던 2011년 김경준 전 BBK투자자문 대표(51)에게 부당한 외압을 가했다는 고발 사건을 해결할 수 있다는 것이다. 한 검사장 출신 변호사는 “다스와 BBK 관련 의혹은 검찰이 수사를 했고 ‘BBK 특검’까지 거쳤기 때문에 새로운 사실이 발견되기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했다.

황형준 constant25@donga.com·김윤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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