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기지 정밀 타격기능 없고 피아 구별도 장담 못해… 한국형 전투기 ‘눈먼 신세’ 될수도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10월 1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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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년부터 생산 KF-X 40대
지상-공중전 실전 능력 떨어져… “독자 기술개발 어려운데도 강행”
방사청 “적 항공기 구별 가능”

2026년부터 양산되는 한국형 전투기(KF-X) 초도 물량 40대는 북한의 장사정포나 지휘통신 시설을 정밀 타격하는 공대지 및 공대해 기능을 갖추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적 항공기를 가려낼 수 있는 핵심 기능의 탑재 여부도 불투명해 공대공 작전에도 투입되지 못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됐다.

11일 방위사업청 등이 정의당 김종대 의원에게 보고한 ‘KF-X 체계 개발 및 양산 계획’에 따르면 2026∼2028년 생산되는 KF-X 초도 물량(40대·BLOCK Ⅰ)의 능동위상배열(AESA) 레이더에는 공대공 모드만 탑재됐다. 전쟁 발발 후 3일간 한미 연합 항공기운용계획은 임무 대부분을 지상 타격에 집중하는데, 현행 계획으로는 전투기 40대가 공군 작전 계획 대부분을 수행할 수 없다는 얘기가 된다.


특히 상대 항공기가 적군인지 아군인지 구별하는 비협조적 표적 식별(NCTR) 기능은 ‘연구개발(R&D)에 성공하면 초도 양산에 적용하겠다’는 단서 조항이 붙었다. 이에 따라 연구개발이 실패하거나 지연되면 KF-X 전투기 40대의 공중전 전투력이 크게 떨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KF-X 사업은 공군 노후 전투기(F-4, F-5)를 대체하는 한국형 전투기(총 120대)를 우리 기술로 개발하는 사업이다. 초도 물량에는 독일제 단거리 미사일(IRIS-T), 영국계 방산업체의 중거리 미사일(MEteor)이 탑재된다. 당초 미국 무기를 장착하려 했지만 미국 정부의 승인이 늦어진 결과다. 김 의원은 “KF-X 사업은 7번의 선행연구 중 6번에서 국내 독자 개발이 어렵다는 결론이 나왔지만 청와대 차원에서 강행됐다”고 지적했다.

이런 지적에 대해 방사청은 “미국 등 선진국도 전투기 등을 개발할 때 기능을 계속 추가하며 점진적으로 개발한다”며 “최종적으로 적용될 초고난도 기술까지 한꺼번에 확보해 양산에 들어가려면 유사시 한반도 전력 운용에 차질이 생길 수 있다”고 말했다. 또 “초도 양산분에도 피아 식별 장비가 있기 때문에 북한군 군용기는 당연히 구별해낼 수 있다”고 덧붙였다.

방사청은 기술 축적에 따라 2029년부터 후속 양산되는 전투기(80대·BLOCK Ⅱ)는 공대공, 공대지, 공대해 기능이 적용될 수 있다는 입장이다.

장관석 기자 jks@donga.com
#kf-x#전투기#기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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