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외활동 32% 줄인 김정은, 미사일 발사땐 7회 모두 참석”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6월 1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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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정원-국회 정보위 간담회
“김정은, 미군 정찰 피해 새벽에 활동… 무인기, 사드 기지 등 551장 촬영… 軍에 석유 우선공급… 北유가 급등”
취임후 첫 참석 서훈, 의례적 인사만

서훈 국가정보원장(사진)이 15일 취임 이후 처음으로 국회 정보위원회 비공개 간담회에 참석했다. 서 원장은 의례적인 인사만 마친 채 먼저 자리를 떴고, 차장들이 최근 북한 상황 등을 보고했다. 서 원장은 “정보위와 깊은 교류를 하면서 국정원 개혁을 해나가겠다”며 “특히 국정원이 정치활동으로 오해받는 행동은 절대 없도록 하겠다”고 정보위원들에게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국정원은 비공개 간담회에서 최근 북한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의 동향과 관련해 “이날까지 대외 공개 활동은 51회로 작년 같은 기간에 비해 32% 감소했다”며 “그중 절반은 군사 관련 활동이다. 특히 7차례의 미사일 발사 때는 모두 참석했다”고 보고했다. 국정원은 김정은이 미사일 발사에 실패한 현장에도 2차례 참석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국정원에 따르면 김정은의 공개 활동은 2013년 244회, 2014년 177회, 2015년 160회, 지난해 148회 등 매년 꾸준히 줄고 있다. 이에 대해 국정원은 “이미 권력 장악에 성공한 김정은이 자신감을 갖고 있는 것 같다”는 해석을 내놓았다.

국정원은 또 김정은이 한미 연합 ‘북한 수뇌부 참수작전’을 두려워해 대외활동을 줄였을 가능성도 크다고 보고 있다. 미국 전략자산이 동원된 한미 연합 키리졸브(KR) 훈련 기간 김정은은 단 두 차례 대외활동을 하는 데 그쳤다. 이는 참수작전을 겁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김정은은 지난해 키리졸브 훈련 때는 8차례 공개 활동을 했다.

국정원은 정보위에 “김정은은 미군이 정찰할 때에는 새벽에 활동하고, 지방을 방문할 때도 자신의 벤츠 S600을 이용하지 않고 간부들에게 선물한 렉서스를 이용할 정도로 참수작전에 신경을 많이 쓰고 있다”고 보고했다.

북한은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최근 우리나라의 대북정책에 대해 전면적인 전환을 요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국정원은 “제재와 대화의 양립 불가, 외세의존 결별, 6·15남북공동선언과 10·4선언 이행, 개성공단 폐쇄 철회 등을 전제로 남북관계가 개선될 수 있다고 (북한은) 주장하고 있다”며 “민간단체의 방북 제의에 대해서도 일괄 보류조치를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자유한국당 간사인 이완영 의원은 “6·15남북공동행사 제의도 북한의 부정적 입장으로 하지 못했다는 보고를 받았다”고 밝혔다.

다만 북한은 국제행사에는 선별적으로 호응하고 있다고 한다. 북한 국제태권도연맹(ITF) 태권도시범단 32명은 장웅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이 인솔해 24∼30일 전북 무주 태권도원에서 열리는 세계태권도선수권대회에 참석하기로 했다. 하지만 이달 말 서울에서 개최되는 ‘제2차 유라시아 국회의장 회의’는 당초 참석하려다 불참하겠다고 통보했다.

이날 국정원은 북한에 억류 중인 한국인이 6명, 한국계 외국인은 4명이라고 보고했다. 한국인 6명 중 3명은 선교활동을 위해 방북한 선교사이고, 나머지 3명은 탈북자 출신인 것으로 전해졌다.

또 북한의 유가가 최근 급등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국정원은 “중국에서 들어오는 원유와 정제유의 양이 적고, 북한이 특수군에 우선 공급하고 있어 일반 공급가가 높아졌다”며 “kg당 6000원에 불과했던 유가가 최고 2만 원까지 상승했다가 현재는 1만5000원 선”이라고 설명했다.

강경석 coolup@donga.com·송찬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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