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出禁에 트럼프 취임식 못 가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1월 1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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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점 치닫는 삼성 수사]초청 받고도 특검 불허로 訪美 불발
재계 “핫라인 구축 기회 날릴 우려”… 美하만 주주들 합병반대訴 악재 겹쳐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신임 대통령 취임식에 초청받았지만 박영수 특별검사팀으로부터 출국 금지 일시 해제 허가를 받지 못한 것으로 확인됐다. ‘최순실 게이트’가 트럼프 인맥이 절대적으로 부족한 한국 재계의 핫라인 구축 기회까지 날리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13일 특검 및 재계 등에 따르면 이 부회장은 최근 트럼프 측으로부터 직접 20일(현지 시간) 미국 워싱턴에서 열리는 취임식에 참석해 달라는 초청을 받았다. 앞서 특검은 지난해 12월 이 부회장을 출국 금지했다. 삼성은 트럼프 취임식 일정에 맞춰 출국 금지를 일시 해제해 줄 것을 특검에 요청했지만 거부당했다. 트럼프 취임식에 참석하는 국내 기업인은 미 헤리티지재단의 추천으로 초청받은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이 유일하다.

 해외 기업들은 이미 트럼프를 면담하기 위해 줄을 서고 있다. 트럼프가 대선 공약으로 강한 보호무역주의 기조를 내세우면서 트럼프 정부와 긍정적인 관계를 맺어야 할 필요성이 커졌기 때문이다.

 재계 관계자는 “얼굴이 알려진 이 부회장은 도주 우려가 없고 관련 증거도 모두 제출했는데 차기 미국 대통령과 접촉할 수 있는 좋은 기회를 날리게 하는 것은 국가경제 차원에서도 생각해볼 문제”라며 안타까워했다.

 삼성의 대외 이미지가 실추되고 있는 가운데 삼성전자의 미국 전장(電裝)업체 하만 인수합병(MA&) 작업도 암초에 부딪혔다. 하만 주주들이 3일(현지 시간) 주주 이익을 침해했다며 집단소송을 낸 것이다. 이들은 “하만 이사진이 삼성전자와 합병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회사 가치를 저평가하고 불리한 협상 조건을 감수했다”고 주장했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11월 이 부회장의 주도로 80억 달러(약 9조4400억 원)에 하만을 인수키로 결정했다. 국내 기업의 해외 기업 M&A 규모 중 사상 최대다.

김준일 jikim@donga.com·김지현 기자
#이재용#삼성전자#하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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