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조특위 “김영재 세월호 당일 진료기록, 평소 필적과 달라”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12월 1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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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원 현장조사서 위조의혹 나와


 
국조특위, 청와대 현장조사 무산 국회 ‘최순실 게이트 국정조사특별위원회(국조특위)’ 위원들이 16일 
청와대 현장조사를 진행하기 위해 청와대 춘추관에서 연풍문으로 이동하고 있다. 청와대 측이 “북한이 청와대를 겨냥한 타격훈련까지 
하는 등 엄중한 상황에서 현장조사가 이뤄지면 안전 보장에 심대한 악영향을 줄 수 있다”며 경내 진입을 거부해 현장조사는 무산됐다.
 청와대사진기자단
국조특위, 청와대 현장조사 무산 국회 ‘최순실 게이트 국정조사특별위원회(국조특위)’ 위원들이 16일 청와대 현장조사를 진행하기 위해 청와대 춘추관에서 연풍문으로 이동하고 있다. 청와대 측이 “북한이 청와대를 겨냥한 타격훈련까지 하는 등 엄중한 상황에서 현장조사가 이뤄지면 안전 보장에 심대한 악영향을 줄 수 있다”며 경내 진입을 거부해 현장조사는 무산됐다. 청와대사진기자단
국회 ‘최순실 게이트 국정조사특별위원회(국조특위)’의 청와대 현장조사가 16일 청와대 측의 거부로 무산됐다.

 청와대는 △보안업무규정 위반 △대통령기록물 등 비밀 유지의 의무 △경호실 직원의 사기 문제 등을 이유로 국조특위의 청와대 출입 요구를 거절해 왔다. 그러나 국조 위원들은 이날 오후 현장조사를 강행했다. 청와대 입구에서 20여 분 동안 청와대 측과 실랑이 끝에 출입구 가운데 하나인 연풍문 회의실에 들어가기로 합의했다. 회의실에서 위원들은 △세월호 참사 전후 외부인 출입기록 제출 △경호동 회의실로 조사 장소 변경 △청문회에 불출석한 일부 증인들의 출석 등을 요구했다. 이에 박흥렬 경호실장은 “경내 진입은 절대 허용할 수 없다. 다만 자료 제출 및 열람만 제한적으로 허용하겠다”고 했다. 새누리당 하태경 의원은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경내 출입 문제 얘기만 나오면 마치 벽과 대화하는 기분이었다”고 전했다.

 결국 1시간 가까이 견해차만 확인한 채 청와대 진입은 무산됐다. 국조특위 김성태 위원장은 브리핑에서 “이른바 (최순실 등) ‘보안손님’은 (비서실 소관이지) 자기들 소관이 아니라는 게 경호실의 실질적 입장이 아닌가 생각된다”고 지적했다. 하 의원은 “최순실에겐 문을 열어 주고 국민 대표에겐 문을 닫는 청와대의 존재가 필요한지 의문”이라고 비판했다. 국조특위는 22일로 예정된 5차 청문회 이후 청와대 경호실은 물론이고 부속실,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상황실 등을 대상으로 재차 현장조사를 시도할 계획이다.

 이에 앞서 서울 강남구 논현동 ‘김영재의원’에 대한 국조특위 현장조사에선 김영재 원장이 2014년 4월 16일 세월호 참사 당일 자신의 장모를 진료한 뒤 남겼다는 필적이 김 원장의 것이 아니라는 의혹이 제기됐다. 김 원장은 그동안 세월호 참사 당일 오전 자신의 장모를 진료하고 지인들과 골프를 쳤다고 주장하며 박근혜 대통령 성형시술 의혹을 부인해왔다.

 
김영재 원장이 세월호 참사 당일(2014년 4월 16일) 오전에 자신의 장모 진료기록부에 서명한 사인. 오른쪽은 평소 사인. 박영선 더불어민주당 의원 제공
김영재 원장이 세월호 참사 당일(2014년 4월 16일) 오전에 자신의 장모 진료기록부에 서명한 사인. 오른쪽은 평소 사인. 박영선 더불어민주당 의원 제공
이날 병원 자료 보관실에서 2014년 4월의 진료기록을 검토하던 일부 위원은 세월호 참사 당일 환자 진료기록에 서명한 김 원장의 필체가 평소 필체와 다르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더불어민주당 박영선 의원은 “김 원장이 4월 16일 장모를 진료한 뒤 한글로 ‘김’이라고 사인한 것은 비교적 또박또박 썼는데 16일 전후 다른 서명의 ‘김’은 흘려 쓴 데다 필체도 다르다”며 사인이 가짜일 가능성을 제기했다. 이 과정에서 병원 측이 “다른 환자 정보를 노출할 수 없다”며 사진 촬영 등을 막아 위원들과 고성이 오가기도 했다. 이에 일부 위원은 최순실 국정 농단을 수사 중인 박영수 특별검사팀에 연락해 지원을 요청했고 특검 수사관 4명이 병원을 방문해 사실관계를 파악했다.

 이날 현장조사에선 최 씨가 일주일에 한 번꼴로 김영재의원을 방문해 향정신성 수면마취제인 프로포폴을 맞은 사실도 확인됐다. 김 원장은 “청와대에서 수술이나 피부시술은 물론이고 마사지도 한 적이 없다”며 “(박 대통령이) 흉터에 콤플렉스가 있는 것 같다”고 주장했다.

신진우 niceshin@donga.com·김윤종 기자
#국조특위#현장조사#청와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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