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분10초 담화… 朴대통령 “한순간도 개인이익 취한적 없다”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11월 3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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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朴대통령 “진퇴 국회에 맡길것”]1, 2차 담화와 비교


 박근혜 대통령은 29일 3차 대국민 담화에서도 최순실 씨 국정 농단 사건과 자신은 무관하다고 강조했다. 박 대통령은 “저로선 국가를 위한 공적인 사업이라고 믿고 추진한 일들이었고 그 과정에서 어떤 개인적 이익도 취하지 않았다”고 했다. 또 “1998년 처음 정치를 시작했을 때부터 오늘 이 순간까지 오로지 국가와 국민을 위하는 마음으로 모든 노력을 다해 왔다. 단 한순간도 저의 사익을 추구하지 않았고, 작은 사심도 품지 않고 살아 왔다”고 거듭 결백을 주장했다. 다만 “주변을 제대로 관리하지 못한 것은 결국 저의 큰 잘못”이라며 최 씨 등 주변 인물들에게 화살을 돌렸다.

 지난달 25일 1차 담화 때도 “더 꼼꼼하게 챙겨 보고자 순수한 마음으로 한 일”이라고 했고, 이달 4일 2차 담화에선 “국가 경제와 국민의 삶에 도움이 될 것이란 바람에서 추진한 일”이라고 해명했다. 검찰이 박 대통령을 국정 농단의 피의자로 입건하고, 뇌물죄 혐의 입증에 강도를 높이는 상황에서 이번 사건과 단호히 선을 그은 것이다. 이에 검찰은 “공소장대로 판단해 달라”며 우회적으로 반박했다. 검찰은 최 씨 등의 공소장에서 박 대통령의 공모(共謀) 사실을 조목조목 적시했다.

 이날 담화에서 아예 최 씨 이름을 언급하지 않은 점도 눈에 띈다. 1차 담화 때는 최 씨를 거론하며 “과거 어려움을 겪을 때 도와준 인연으로 취임 후 일정 기간 일부 자료에 대해 의견을 들은 적도 있으나 2014년 청와대 보좌체계가 완비된 이후에는 그만두었다”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담화 직후 최 씨가 최근까지 국정에 깊숙이 개입한 정황이 드러나면서 ‘거짓말 논란’에 휩싸였다.

 2차 담화 때는 최 씨를 두고 “가장 힘들었던 시절 곁을 지켜 주었기 때문에 저 스스로 경계의 담장을 낮췄던 것이 사실”이라고 사과했다. 이때는 “검찰 조사에 성실하게 임하겠다”라는 데 방점을 뒀으나 검찰의 대면조사를 거부하면서 이 역시 ‘허언(虛言)’이 됐다.

 3차 담화 발표에 걸린 시간은 4분 10초였다. 1차 때 95초짜리 ‘녹화 사과’로 오히려 여론이 악화되자 2차 때는 9분 20초짜리 생방송 사과를 했다. 이번 담화 분량은 1차와 2차의 중간쯤인 셈이다. 박 대통령은 이날 담화를 읽으며 “18년 동안 국민 여러분과 함께한 여정은 더없이 고맙고 소중한 시간이었다”는 대목에서 목이 메기도 했다. 하지만 시종 의미를 알 수 없는 미소를 띠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송찬욱 song@donga.com·배석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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